[인터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춘수 본부장
[인터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춘수 본부장
  • 김진태 기자
  • 승인 2013.09.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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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고속철도 ‘해무’ 국내 철도산업 위상 제고한다”

“차세대 고속철도 ‘해무’ 국내 철도산업 위상 제고한다”

시험운행 사상 최고속도 시속 421.4km 기록

동력분산식 적용… 속도 가·감속 성능 ‘우수’

2015년까지 10만km 주행… 상용화 눈앞

지난 2007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차세대 고속철도 연구개발 사업이 최근 들어 막바지에 이르렀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총괄하고 있는 차세대 고속철도 해무(HEMU-430X)가 지난 3월 31일 국내철도 최고시험속도인 시속 421.4km를 기록하며 국내 철도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15년까지 10만km 주행 시험을 목표로 현재 안정화 시험이 진행중인 해무. 국내 철도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해무의 상용화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본보는 철도의 날을 맞아 해무의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철도기술연구원 박춘수 고속철도연구 본부장을 만나 해무의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박춘수 고속철도연구본부장
-해무에 대해 소개바랍니다.

▲해무는 동력분산식 차량의 영어 약자(High-speed Electric Multiple Unit 430km/h eXperiment)이며, 바다의 안개 해무(바다 海 안개 霧)처럼 미래를 기다리는 상서로운 의미와 빠르게 달린다는 뜻을 갖고 있다.

해무는 국토해양부와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지원한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총 931억원을 투입,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총괄기관으로 현대로템(주)이 차량 제작을 맡는 등 50여개 기관이 참여,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현재 해무 개발 진행상황은 어떻게 되는지요.

▲해무는 지난달 본격적인 시운전 시험에 돌입한 이후 국내 최고 속도 기록을 경신했다.

먼저 경부고속철도 2단계구간(부산~동대구)에서 본선 시운전시험을 통해 국내철도 최고시험속도인 354.7km/h를 지난 2012년 9월 9일 경신했다. 이후 2012년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400km/h 이상의 주행에 성공했다.

특히 2013년 3월 31일에는 국내 최고시험속도 및 세계 4위의 속도인 421.4km/h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는 시스템 안정화와 신뢰성 확보를 위해 계속사업인 실용화 기술개발사업을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2015년 8월까지 2년 9개월간 연구가 지속되며 총 사업비는 173억3,500만원(정부출연금 147억원, 민간부담금 26억3,500만원)이다.

 -해무에 투입된 기술과 상용화 시점은 언제입니까.

▲기존의 고속철도인 KTX 및 KTX-산천과 비교해 해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동력 분산식 차량이라는 점이다.

해무는 가장 첫 번째 칸과 뒤칸의 동력차에 추진시스템이 집중된 기존의 동력집중식 고속철도차량과 달리 추진시스템이 각 차량에 분산 배치된 동력분산식으로 설계됐다.

이같은 동력분산식 차량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기술로써, 가·감속 성능이 우수하고 탄력적으로 열차 편성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차세대고속철도 해무에는 410kW의 유도전동기 4대를 병렬로 제어하는 방식과 410kW의 영구자석 동기전동기를 개별 제어하는 방식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의 추진시스템이 구현됐다.

영구자석 동기전동기는 국내 최초로 고속철도에 적용된 방식으로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수냉각 냉각장치를 적용해 성능을 개선했으며, 대용량 추진제어장치의 경량화·소형화를 성공해 차량하부 취부가 가능하게 됐다.

아울러 차체는 알루미늄 압출재로 만들어져 기존 KTX-산천에 대비해 5% 가볍게 설계했지만, 압출재의 Rib 형상 설계의 최적화로 강도는 높이고 차음성능은 개선했다.

특히 차량의 전두부는 열차의 공력 특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최적의 공기역학적 분석을 통해 300km/h 주행 시 기존의 KTX 및 KTX-산천과 비교해 공기저항을 10% 저감했다.

아울러 증속시험 중에도 차량의 추진시스템 특성 분석을 통한 출력 증가 및 주행저감을 위한 페어링, 대차커버 설치 등 차량의 성능보완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 세계 4위의 최고속도인 421.4km/h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본 최고속도는 터널 및 곡선 구간 등의 불리한 운행 조건에서 달성된 것으로 볼때 더욱 의미있는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안정화 시험에 들어가면서 증속시험을 중단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 건설 중인 호남선 고속철도 구간이 오는 2014년 완공되면 최고속도 430km/h 시험에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현재 해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5년까지 10만km 주행 시험을 목표로 안정화 시험이 진행중이며 이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차세대 고속철도 해무(HEMU-430X).

-해무 개발이 가져올 기대효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해무가 개통하게 되면 서울-부산간 이동시간이 1시간 30분대로 줄어들게 되고 이러한 지역간 이동시간 감소로 인해 수도권-지방간의 활발한 경제교류와 이로 인한 국가적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또한 수도권-지방간 활발한 교류로 인해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수준 격차가 해소되고 이동 시간 감소로 국민적 편의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무의 국산화율은 부품 수 대비 97%, 금액기준으로 83.7%라는 높은 비율을 달성, 국산화 비율이 높은 고속열차 생산 및 관련 인프라 건설로 인해 생산·임금·고용 등 유발 효과로 경기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아울러 현 기술을 해외로 수출 시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수준의 고속열차 개발로 전 세계에 대한민국 철도산업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다.

 -철도의 날 기념 메시지.

▲해무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고속철도기술을 보유한 철도기술 강국이 됐다.

특히 차세대 고속철도 해무는 실제 고속철도가 운행하는 환경인 곡선구간 및 터널이 많은 지형특성이 불리한 조건에서 최고속도를 달성한 것으로 볼 때 현재 우리나라의 철도 기술은 세계 수준에 근접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고속 철도기술이 짧은 시간 동안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던 배경에는 철도분야 종사자들의 아낌없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고 머물러선 안된다.

철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해무를 통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열정과 의지를 갖고 끊임없는 노력을 쏟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