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호령하는 호랑이 해가 밝았다.
새해 첫 출근일 새벽부터 쏟아진 눈은 서울 하늘아래 한 점 빼놓지 않고 온통 순수한 백색의 세계로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을 시점으로 2010년 경인년 새 역사를 쓰기 시작한다는 신호탄이다.
지난 해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대망의 경인년 새해가 밝은 지 일주일을 지나고 있다.
호랑이의 용맹과 지혜를 우리 가슴에 담아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보자는 각오와 메시지를 들으며 건승을 기원하는 목소리를 뒤로 한 채 이제 본연의 일상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바쁜 부처 중 한 곳이다.
특히 현 정부의 최대 핵심사업, 즉 4대강과 세종시가 정치적 사회적 최대 이슈로 집중되면서 국토부는 늘 ‘동네 북’ 신세가 된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게다.
국회에서, 세미나에서, 토론회에서 등 온갖 회의에서 국토부장관에게 쏟아지는 화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동정마저 느끼게 한 기억도 난다.
“장관이 무슨 죄가 있나! 에이, 나 같으면 장관 때려 치운다.” “진짜 말 잘한다. 아니 공부 열심히 했다. 역시 국토부장관 감이구먼...”
텔레비전을 보면서 또 회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생각하는 기자들과 국민들 대부분의 반응이 이러하 것들임을 볼 때 국토부가 얼마나 여론의 중심에 서 있었나를 실감케 한다.
2010년에도 그럴 것인가?
한마디로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아니 비생산적인 일이다. 어차피 배는 떠났다.
이젠 떠난 배가 목적지에 안전하게 닻을 내릴 수 있게 뱃길을 살펴주고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하면서 동반자로서의 협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래야만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이다.
주지하듯이 호랑이는 靈物이라고 한다.
사람을 먹어도 머리는 남기며 죽은 고기는 먹지 않는다는 등... 조상 대대로 神처럼 받들어 왔던 동물이기에 인간에게 시사하는 바는 여러 가지다.
국회는 욕설과 주먹질로 조폭들의 소굴인 양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공무원은 온갖 비리에 휩싸여 구속되는 등 한마디로 온전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벗겨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토관련 건설,교통,해양 등 각종 산업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관련산업의 흥망은 곧 서민경제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지난 해 3월 대통령 보고를 거치며 최종 확정된 ‘건설산업 선진화전략’ 을 얘기하고 싶다.
이미 대통령 보고까지 마친 보고서가 실질적인 집행부서 즉 정부 관계부처 실무자에 넘어가면서 어찌 그 내용이 변질되고 확정안이 뒤바뀔 수 있는 건지 의아하다.
이래서야 어떻게 산업진흥 및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인가?
더 이상 이러한 후진국형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
아직도 관련업계 및 단체 간의 이권다툼에 휘말려 공직자의 소신과 능력을 팔아먹는 어처구니 없는 공무원이 숨을 쉬고 있다는 자체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아무튼 국토해양부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살찌워 가는데 앞장서 가야 할 부처이다. 이상하게도 중앙부처 서열 가운데 국토부가 최하위로 밀려 있는 건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지만... 할 일 많고 말 많은 국토해양부에게 올해에는 힘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그런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그것이 곧 대한민국 국토가 21세기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는 주춧돌이 되게 하는 첩경이다.
물론 국토부는 ‘ 과연 국토관리의 선진화를 위해 국토정책 어디로 가고 있는가’ 되짚어 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