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취임 100일] 한국리모델링협회 김춘학 회장에게 듣는다
[특별인터뷰|취임 100일] 한국리모델링협회 김춘학 회장에게 듣는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8.05.1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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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은 친환경 최고가치 창출 산업
4차 산업시대 건설산업 선도 役 역량 결집”

리모델링 패러다임 전환… 산업 활성화·건설산업 선진화 앞장
국내 30년이상 노후 건축물 260만1천여동… 전체 36.5% 차지

주거부문 인식서 탈피 ‘비주거 부문 리모델링’ 확산 주력
“건설산업 글로벌화는 EPC 확대가 첩경… 고부가가치 창출 나서야”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4차 산업혁명시대, 리모델링 역시 시대적 흐름에 부합한 인식 전환은 물론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이 밑바탕이 돼야 활성화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리모델링은 자원 낭비를 줄이고 재활용을 극대화한 친환경사업이자, 최고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지난 2월 한국리모델링협회 새 수장으로 취임, 100일 맞은 김춘학 회장(CJ대한통운 건설부문 대표)은 리모델링산업의 미래 발전을 위해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국내 건축물이 주거 30%, 비주거부문 70%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 주거 위주의 리모델링만 인식하고 있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 시각”이라는 김 회장은 “오피스빌딩 등 비주거부문의 리모델링 확산은 리모델링산업 발전은 물론 건설산업 활성화를 이루는 첩경이 될 것”이라며 고정관념에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회장은 “정부의 도시재생정책 추진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작금 친환경적인 리모델링이야 말로 정부정책 실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며 “앞으로 비주거부문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지난 1983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 건설업계에 첫발을 들인 김춘학 회장은 2011년 CJ건설 대표에 취임한 이래 기업의 지속 발전을 일구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건설외길인생을 걸어온 전문가다. 올 3월 CJ건설과 CJ대한통운의 합병으로 CJ대한통운 건설부문 대표로서 더 큰 도약에 나섰다.

‘최초, 최고, 차별화’라는 ‘OnlyOne’ 그룹 철학을 실천해 온 김 회장은 공공공사, 아파트 등 주택사업을 하지 않고 민간사업 수행만으로도 기업을 업계 최고기업으로 도약시킨 인물! 이는 기술력과 신뢰를 앞세운 선택과 집중, 최고기업이 되기 위한 차별화 전략 실현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최고의 경영자로 인정받고 있기에 리모델링협회 회장으로의 행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춘학 회장을 만나 리모델링산업 미래발전을 들어봤다.

- 취임 100일이 지났습니다. 협회 운영 중점 경영전략은.

▲ 국내 노후 건축물에 대한 내진성능 확보와 화재예방 등 재난 대비는 물론 친환경 에너지 저감 정책도 함께 전개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협회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하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리모델링산업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확대와 정책 개발, 회원사간의 교류와 협력 강화로 국내 리모델링 산업의 패러다임을 발전적으로 변화시켜 나아가는 협회 만들기에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리모델링협회는 리모델링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전문기관으로의 역할 수행에 만전을 기울이겠습니다. 리모델링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기관과의 정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리모델링 관련 장단기 정책을 개발,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정책 및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해 정책기술 개발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리모델링 ‘문화와 제도’를 정립하고, 회원사간 ‘이해와 소통’을 통한 교류의 場을 마련해 나가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이같이 협회와 회원사 모두가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회원사들의 발전은 물론 리모델링산업과 한국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협회 미래 비전은.

▲ 국내 존재하는 모든 노후 건물들을 한꺼번에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국가적으로 노후 건축물들을 개보수하는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지진 등에 대한 재난 안전성을 확보하고, 친환경 에너지 절감 정책도 함께 전개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리모델링 사업은 민간기업의 단순한 영리추구가 아닌 국가적인 공익사업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이에 리모델링협회는 리모델링사업관리사(RMP:Remodeling 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 관련 교육 및 자격검정제도 운영을 통해 리모델링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을 뿐만아니라 협회 부설 ‘한국리모델링연구소(KRRC:Korea Remodeling Research Center)’는 정부 정책과제인 ‘저비용 고효율 노후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개발 및 실증’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리모델링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산학협동 교육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회원사 간 협력을 통해 시장 상황에 부응하는 제도개선안을 도출해 정책 개발, 건의에 힘써 리모델링 산업의 패러다임을 발전적으로 변화시켜 나아가는 조직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 국내 리모델링 시장을 진단해 주시죠.

▲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말 준공 후 30년 이상된 건축물은 전국 260만1,270동으로 이는 전체의 36.5%를 차지하는 수치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주거용이 31.2%로 가장 많고, 상업용(24.1%), 문교·사회용(16.1%), 공업용(8.6%) 순으로. 그 대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현실을 감안할 때 이제는 우리나라 건축정책 수립에 있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는 신축보다는 현존하는 노후 건물 리모델링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정부의 규제가 덜하지만, 기존 구조물을 근간으로 평면을 재구성하기 때문에 그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전문기술을 요구하는 분야입니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주민들은 현 주거지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 사업 후 재정착률도 재건축에 비해 휠씬 높은 편이기 때문에 입주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기반으로 주거환경도 개선하고 그 단지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리모델링 사업 성공의 핵심요소입니다.

하지만 기존 건물을 재사용하는 리모델링 사업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여기저기 산재돼 있는 신축 중심의 제도 및 법령, 담당자들의 정보 부족으로 사업 추진에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제는 기존 노후건물 관리에 대한 정책이 수립돼야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리모델링 특별법을 제정, 시행하고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등 성공적인 사업추진 단지들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됩니다.

- 아직까지 국내 리모델링 시장은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시장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다면.

▲ 아파트의 수명연장을 위한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리모델링과 재건축이 보완관계를 이뤄야 하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 리모델링 정책을 도입할 때 ‘무분별한 재건축을 방지하고 리모델링을 활성화한다’라고 홍보했기 때문에 재건축과 대립관계가 형성된 것이지요.

하지만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동일영역에서의 경쟁관계가 아닙니다. ‘신축 → 리모델링(보수·개수·대수선) → 재건축’의 순서가 바람직한 건축물 수명주기입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은 둘다 양질의 공급을 확보하는 도시재생의 주요 수단으로, 장기적으로는 기존 건축물의 리모델링 사전검토를 의무화, 리모델링이 곤란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재건축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제는 고쳐쓰는 시대’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던져준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 발표를 매우 환영하고 있습니다.

- 리모델링 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이 기대됩니다.

▲ 대한민국은 198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인구가 늘고 국민의 사회문화적 요구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이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최근 이상기온과 지구온난화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 증가로 예비전력 부족 및 에너지 수급 불균형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세계건물건축연합(GABC, Global Alliance for Buildings and Construction)이 발표한 ‘2017년 지구 상황(Global Status Report 2017)’에 따르면, 건물과 건물건축 부문은 지구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36%와 에너지 사용과 관련된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의 39%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제 건물부문의 에너지 사용량 감축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 됐고, 건설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현재 시장변화에 적응해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한 기업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반신반의하면서 바라보는 기업들도 감지되고 있는데요, 새로운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도시재생을 근간으로 하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이 새로운 시작점 상에 서 있음은 분명합니다. 좀 더 많은 성공사례를 시장에 제시, 리모델링 사업이 새로운 주거환경개선 사업의 중심 축으로 공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4차 산업혁명시대, 리모델링산업도 변화와 혁신이 요구됩니다.

▲ 무엇보다도 모든 산업은 국민안전, 국민 삶의 질적 제고가 우선 순위일 것입니다. 정부 정책 역시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리모델링은 자원 낭비를 줄이고 재활용을 극대화한 친환경사업이자, 최고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입니다.

국내 건축물은 주거 30%, 비주거부문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거 위주의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이 큰데요, 이는 근시안적 시각으로 오피스빌딩 등 비주거부문의 리모델링 확산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일례로 GS역전타워의 리모델링에 따라 현 메트로빌딩은 가치실현이 큰 사례로 꼽히며 오피스빌딩 리모델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명동 M플라자가 현재 솔라리아 호텔로, 동대문 캐레스타빌딩이 현재의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으로 탈바꿈 된 것 역시 리모델링의 가치실현 결과로 오피스 리모델링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같은 성과에서 볼 수 있듯이 내진설계 등 구조 보강, 공법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리모델링은 성공한다는 공식을 보여줬을 뿐만아니라 안전 확보는 물론 국민 삶의 질 제고를 견인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저감 건축물 정책 추진에 부합하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은 리모델링산업 발전은 물론 건설산업 활성화를 유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비주거부문 리모델링사업 강화에 주력, 리모델링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아울러 정부의 도시재생 정책 추진과 부합, 스마트한 리모델링사업 구현에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 CJ대한통운 건설부문은 어떤 기업인가.

▲1995년 설립한 CJ건설은 올해 창립 24주년을 맞아 지난 3월 1일자로 CJ대한통운과 합병했습니다. 합병을 한 가장 큰 이유는 한 마디로 더 나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기업의 더 큰 도약이 기대됩니다.

당장 ‘BBB+’이던 회사의 신용등급이 ‘AA-’로 높아졌는데요, 이는 국내 건설사 중 최고의 기업들과 같은 수준입니다. 이

이와같은 신용등급 상승으로 민간 부문에서 더 많은 입찰 자격을 확보하게 됐을 뿐만아니라 차입금 조달 시 이자율에도 상당 부분 기여하는 등 재무적으로도 많은 장점을 가지게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CJ대한통운 건설부문은 관급 공사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거부문의 공사를 제외한 민간 비주거 건축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건설회사로, 1등 기업으로의 자리매김에 역량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룹의 철학이 온리원(OnlyOne)인데, 이는 ‘최초, 최고, 차별화’를 지향합니다. 대형 건설사들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짧은 업력에서 드러나듯이 최초로 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최고와 차별화적인 요소는 충분히 구현하며 최고의 건설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특히 R&D시설, 유통시설, 호텔, 리모델링 분야에 특화되고 강점을 가진 건설사로 수행 역량을 축적하고 있으며 레퍼런스도 착실히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우리 구성원들도 최고의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경주하겠습니다. 당사가 작년 국토교통부 발표 도급순위는 58위이지만 비주거부문만 떼놓고 보면 10위권 대입니다. 앞으로 지속성장을 가속화, 민간 비주거부문에서 1등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 35년 건설외길인생을 걸으며 이 분야 전문가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국내 건설산업의 글로벌를 위한 제언 부탁드립니다.

▲ 국내 건설산업은 대한민국 경제부흥을 일군 일등공신으로 그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공 중심의 건설 역량으로는 세계 건설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지요.

시공이라는 하드웨어만 가지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한국은 하청업체에 불과합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설계부터 조달, 시공을 일괄 공급하는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확대에 주력, 고부가가치 창출에 앞장서야 합니다. 즉 소프트웨어 능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현재 국내는 석유화학분야의 EPC는 세계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만 타 분야의 경우는 미흡한 실정입니다.

‘건설산업의 글로벌화는 EPC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위해선 인재 육성 등 기술자 역량 강화, 신기술 신공법 확대, 제도 개선 등 EPC역량 극대화를 위한 모두의 노력이 요구됩니다. 현재 정부의 건설산업 글로벌화를 위한 정책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건설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보다 효율성 있는 제도 개선 등 지원책 추진은 물론 업계 역시 세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에 더 많은 투자가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