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터널화재 초기 진압 신기술 개발 ‘화제’
건설연, 터널화재 초기 진압 신기술 개발 ‘화제’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7.12.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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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 공기포.거품 사용… 대심도.장대터널 ‘화재진압시스템’ 신기술 개발

철도터널 및 변전소·지하철·도로 등 각종 지하시설물 화재에도 효과적 대응
철도모형 화재 실증실험 진행… 비용 절감․소화용수도 1/3수준 절약

▲ 건설연이 터널화재 시 초기 진압 신기술을 개발, 안전사고 대처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사진은 철도모형 실증실험에서 창문 파괴장치가 화재가 발생한 열차 모형의 강화유리를 파괴하는 모습.>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경강선 KTX 상업개통이 임박한 가운데 터널 내 열차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직무대행 정준화/이하 건설연) 화재안전연구소는 철도·도로·대심도 해저터널, 변전소, 공장 등 각종 지하공간 및 시설물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하는 ‘압축공기포 소화설비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지하 등 반밀폐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고온의 열기와 유독가스, 미연소 분진 등 발생한 오염물질이 공간 내에 갇혀서 피해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빠른 화재진압이 요구된다. 특히 장대터널 구간이 많은 최근의 철도환경과 향후의 대심도 해저터널 등에서는 신속한 화재대응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이후 열차 내부의 내장재를 불연성으로 교체하고 법령상 소화기 비치 및 승강장 스프링클러 설비 등의 조치는 완료됐으나, 효과적으로 열차화재를 진압하는 시스템형 화재진압시설은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 압축공기포 화재진압 기술 시스템은 특수장치를 사용해 열차의 강화유리를 동시에 파괴, 승객의 빠른 탈출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압축공기포로 소화약제를 분사해 화재를 진압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를 대심도 터널 및 승강장 등 주요 시설에 실용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화성시에 위치한 건설연 화재안전연구소에서 철도모형 화재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이 기술은 압축공기장치를 사용한 기포(물거품)로 산소차단과 동시에 기포가 증발하는 기화열 냉각을 통해 효과적인 화재진압이 가능하다. 무독성 기포는 지하 밀폐공간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으며, 소화용수의 사용량 또한 1/3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반 살수에 비해 구조자의 안전도가 높다는 것도 압축공기포 소화기술의 장점이다. 기포는 입자상·가스상 물질을 포집하는 능력이 있어 대피환경개선 효과가 높으며, 기존 이산화탄소 거품과 달리 물을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무독성 약제를 사용하므로 질식의 우려도 적다. 나아가 소화용수(물대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부상위험 및 반밀폐공간에서의 침수·익사 위험도 낮다는 게 건설연 측 설명이다.

건설연 연구진 관계자는 “기포는 소화 후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에 화재현장에 별다른 부산물을 남기지 않아 후처리 비용도 절감되며 소화용수도 1/3수준으로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위해 연구팀은 기포 표면장력을 향상시킨 친환경 약제를 개발했으며, 기화열 원리를 이용한 냉각효과는 터널 구조물 등을 화재열기로부터 보호해 주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건설연 유용호 연구위원은 “철도, 지하철, 해저터널 외에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각종 지하 시설물들이 가진 화재의 취약성을 극복하는 데 요긴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향후에도 현장적용을 위한 지속적인 기술신뢰성 검증 및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