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난 현대건설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난 현대건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08.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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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업체 최초로 누적 해외수주고 600억달러 고지를 점령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1965년 태국에서 첫 해외공사를 수주한 이후 43년만에 일궈낸 값진 성과다.


 지난 2일 카타르에서 무려 20억6천791만달러 규모(원화 약 2조266억원)의 라스 라판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지금까지 603억달러의 누적 해외수주고를 기록하는 금자탑을 쌓아올린 것이다.


 이 실적은 건설업계 전체의 누적 해외수주고 2700억달러의 23%에 해당하는 규모로 해외건설 부문에서 현대건설이 차지하는 독보적 위상을 그대로 실증시킨다.

 

특히 건설명가 현대건설의 질주가 시간이 흐를수록 폭발적이라는 점에서 독보적 위세에 대한 공감대를 더욱 탄탄하게 하는 분위기다.


 올들어서만 벌써 40억2,089만달러의 해외수주고를 기록, 역대 최대 기록(1999년 41억5,078만달러)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위세가 그렇다. 현대건설측이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를 당초 47억달러에서 65억달러로 상향조정할 만큼 신장세가 가파른 점을 감안하면 사상 최대 연간 수주기록 달성도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을 정도다.


 금년 1분기에 1,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려 업계 1위를 기록한 것도 내실 있게 거듭 태어나고 있는 현대건설 위상의 또 다른 면모다.


 우리가 현대건설의 달라진 위상을 이처럼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것은 이제야말로 현대건설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내실 있는 면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사실 과거의 현대건설은 밀어붙이는 뚝심이 주무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냉정한 시각에서 보면 해외건설사업은 지역적 여건 등에 따른 수주 환경을 감안할 때 자존심이나 뚝심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 게 실상이다.


 20여년 전 2차 오일쇼크 당시 우리 업체들이 실패의 쓴 맛을 보았던 사례가 이를 웅변해 준다. 당시 수많은 건설업체와 종합상사들이 오일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중동으로 총출동하다시피 했다가 뚝심과 자존심만을 내세워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은 결과 공멸한 경험이 그것이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따냈던 동아건설이나 당시 국내 최대 건설사였던 현대건설조차 부실로 전락하고 만 것이 이런 체질 탓이었음은 물론이다. 수익성을 크게 의식하지 않은 무모함으로 입은 상처는 그래서 현대건설을 포함한 우리 건설업체에 워낙 깊게 패이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국제무대에서 각인될 수 있는 우수한 기술력과 독창적인 노하우의 개발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각성케 한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현대건설의 돋보이는 성과 뒤에 자리한 놀라운 기술력과 독창적인 노하우는 새롭게 조명되어야 마땅하며 아울러 글로벌 브랜드로서 현대건설을 거듭나게 하는 핵심 역량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찬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현대건설이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카타르 ‘펄(Pearl) GTL(천연가스를 석유제품으로 전환하는 것)’ 공사의 경우 이런 역량이 투영된 대표적인 사례다, 직전까지만해도 GTL은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일부기업만이 독점해 왔던 분야였으나 전세계가 놀라워하는 기술력과 독창적인 노하우로 국내 건설사 최초로 수주하는 개가를 올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성가(聲價)까지 구축한 것이다.


 플랜트 시장에서도 세계 톱클래스 기업만이 수행할 수 있다는 발전이나 전기분야에서의 잇단 수주역시 현대건설이 “왜 해외건설의 대명사인지”를 실증시킨다. 이미 현대건설은 50여개 국가에서 초대형 공사를 성공시킴으로서 글로벌 브랜드 업체로 거듭나고 있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자신의 환부에 스스로 메스를 가한 결과임은 물론이다.


 국내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때 해외건설 특수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해외건설을 리드하는 현대건설이 글로벌 브랜드에 상응하는 명분뿐 아니라 실리와 자존심까지 살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음은 매우 값진 일이다.


 부디 세계건설역사에 명가(名家)의 족적을 남기기 바라며 아울러 국민적 성원도 함께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