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옥균 갑을장유병원장 “무릎 건강 위해 쪼그려 앉지 마세요”
안옥균 갑을장유병원장 “무릎 건강 위해 쪼그려 앉지 마세요”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04.2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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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좌식 생활습관 오히려 무릎 건강엔 ‘독’

갑을장유병원 안옥균 병원장 “튼튼한 무릎···쪼그려 앉지 마세요”

▲ 갑을장유병원 안옥균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의학박사)

한국인의 좌식 생활습관 오히려 무릎 건강엔 ‘독’
등산, 척추·무릎에 많은 무리 줘…무릎·척추 안 좋은 사람 피해야

"건강을 위해 중요한 건 과격한 운동을 피하고 적절히 휴식하는 겁니다. 무리한 운동으로 인대나 관절에 손상을 입는 젊은 사람이 많은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나이 들어 고생합니다"

갑을장유병원 안옥균 병원장의 진심 어린 당부다. 

보통 비나 눈이 오는 등 날씨가 궂으면 병원을 찾는 환자도 줄어들곤 한다. 안옥균 병원장을 만나기 위해 김해 갑을장유병원을 찾은 날.

종일 비가 내렸지만 약속 시간을 훌쩍 넘겨서도 병원 대기실 환자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진료실 밖 모니터엔 새로운 대기 환자 이름이 계속 올라갔다.

점심 무렵에 마주 앉은 안 병원장은 '반월상연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월상연골이란 무엇일까.

무릎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정형외과 전문의인 안 병원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쪼그려 앉기와 무릎 건강
반월상연골(Meniscus)이란, 사람의 무릎 관절 사이에 있는 연골 조직을 말한다. 위쪽 무릎뼈와 아래쪽 무릎뼈 사이에 있다. 무릎의 원활한 움직임을 돕는 완충 작용을 한다.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 액을 골고루 배분해주는 역할을 한다.

반월상연골보다 관절연골이 더 부드럽기 때문에 반월상연골이 손상되면 무릎뼈와 반월상연골 사이에 있는 관절연골이 깨진다고 한다. 그러면 무릎뼈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무릎은 굽혔다 폈다 하는 움직임을 하는데, 완전히 굽히거나 펼 때 위쪽 무릎뼈와 아래쪽 무릎뼈가 약간 틀어집니다. 반월상연골이 그 사이에 끼어서 손상이 옵니다. 즉, 너무 쪼그려 앉는 것이 무릎 건강에 치명적이죠. 스포츠 손상으로 인한 환자가 오히려 더 적습니다"

방바닥에서 좌식 생활을 하는 한국민의 생활습관이 무릎 건강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안 병원장은 반월상연골 손상과 퇴행성 관절염이 연관 있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무릎을 내시경으로 살펴보면 반월상연골이 말짱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농촌지역 주민들 중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다 인공관절 수술까지 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논밭에서 쪼그려 앉아 일을 하는 평소 생활환경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슨 병이든 발생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하다 무릎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 젊은 환자 중에는 MRI 등을 찍어야 한다고 하면 그냥 가는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있다 무릎이 많이 망가져서 다시 오죠. 그때는 치료 효과가 낮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고질병'이 되면 마지막 수술밖에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아요. 초기 치료로 쉽게 고칠 수 있는 게 결국 인공관절 수술까지 가는 거죠. 반월상연골이 다 깨지면 수술해도 통증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젊은 사람뿐 아니라 노년층에서도 나이로 인한 당연한 현상이라고 체념하며 통증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죽을 때 다 됐는데 고쳐서 뭘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고칠 수 있으면 고쳐서 살아야 합니다. 자기 건강은 자기가 지켜야죠. 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 이유는 관절 때문만은 아닙니다. 요즘 성인병이 많은데 보통 성인병 환자에게는 운동을 하라고 권합니다. 하지만 노인들은 무릎이 아프고 여기저기 아파서 운동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성인병 치료를 위해서도 관절을 치료해야 합니다"

등산·무리한 운동 피해야 
안옥균 병원장은 무리한 운동도 금물이라 당부한다. 평소 손상이 없어도 나이가 많아지면 연골이 닳으므로 무리한 운동은 피하라는 설명이다. 특히 '등산'을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운동을 하라고 하면 산에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등산이라는 것이 올라갈 때는 괜찮지만 내려올 때 척추나 무릎에 많은 무리를 줍니다. 평지를 걸을 때보다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무릎이나 척추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등산은 결코 추천할 만한 운동이 아닙니다. 또 과격한 운동을 피해야 하고, 운동을 한 후에는 반드시 휴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내리막길이나 계단을 내려오는 것도 무릎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안 병원장은 음주와 흡연도 무릎 건강에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술을 많이 마시면 먼저 다칠 기회가 많아지겠죠. 그리고 알코올이 관절에 변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 흡연은 산소 포화도를 떨어뜨려 조직에 산소 공급이 잘 안 됩니다. 환자들에게 담배부터 끊으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평소 무릎 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주변 조직 운동으로 인대와 근육 등을 강화하는 것이 건강한 무릎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주위 조직 강화에 좋습니다. 환자들에게 하루 300회를 하라고 말하는데 사실 300회를 다 하는 사람은 많이 없어요."

안 병원장은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펴고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운동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