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윤 상지건축 회장 "김동회 명예회장 뜻따라 지속 성장 총력"
허동윤 상지건축 회장 "김동회 명예회장 뜻따라 지속 성장 총력"
  • 부산=김두년 기자
  • 승인 2017.04.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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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주년 '상지건축', 올해 20대 리딩그룹 도약 원년···'인문학아카데미' 운영 등 기업·건축가치 제고 앞장

▲ (주)상지E&A 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허동윤 회장

[국토일보 김두년 기자] 지난 4월 6일 ‘상지건축’이 창립 43주년을 맞았다. (주)상지이앤에이건축사사무소 허동윤 회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찾은 곳은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자갈치시장거리다.

‘상지건축’은 국내외 관광지 일등 코스로 세상에 알려진 자갈치시장에 자리 잡은 덕분이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니 생선 특유의 냄새가 풍기는 시장 일층과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신동아시장, 신동아빌딩 5층의 ‘상지건축’ 창밖으로 남항대교가 보이는 부산항의 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기자를 맞이한 허동윤 회장은 동네 삼촌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물씬 풍기면서 창사 반세기의 길을 걸어온 ‘상지건축’의 오늘을 이야기했다. 부산·영남권을 대표하고 전국 유수의 20위 리딩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상지건축’은 2015년 김동회 명예회장이 회사 내 만든 색다른 ‘인문학아카데미’를 열면서 ‘Win-Win(윈-윈)’을 위한 동반성장의 결실을 맺었다.

허 회장은 지난 6일 ‘2016년 연감집’과 ‘상지 인문학아카데미’의 책을 발간했다. 건축사무소에서 보기 드문 이색 인문학의 문화를 도입해 임직원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인간중심의 기업 가치 및 건축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현하고 있다. 특히 자갈치시장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문턱을 낮춰 온 ‘상지건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진지하면서도 차분하게 답변하는 허 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상지’만의 건축학개론처럼 건축으로 인간과 그 삶을 디자인하고 있는 기업임이 물씬 느껴졌다. 건축사 50명, 임직원 360여명이 하나같이 ‘상지건축’의 최대 바탕인 ▲인간주의 ▲기업가치 ▲건축가치를 실현하고 있었다.

다음은 허동윤 회장을 만나 들어 본 ‘상기건축’ 43주년의 감회다.

- 상지건축 창립 43주년을 맞은 감회는.
▲ 지난해 여름, 창립자이신 김동회 회장으로부터 상지의 열쇠(key)를 넘겨받았습니다. 이는 지역 내 어느 기업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건축 집단의 길을 상지가 연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건축을 향한 무한한 애정과 후배들의 길을 열어주고자 했던 김 회장의 확고한 의자를 토대로 상지가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 셈입니다. 상지의 건축 역사는 지난 43년이란 세월 속에서 상지인(人) 모두의 노고입니다.

김 회장의 뜻과 상지인들의 노고를 자양분으로 삼아 앞으로 상지는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저 또한 그 길에서 김 회장의 뜻에 누가 되지 않도록 상지를 더욱 건실히 다져 후배에게 물려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됩니다.

-최근 발간한 2016년 연감집과 상지인문학아카데미 책을 소개한다면.
▲ 세월이 흐르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습니다. 이전에는 브로슈어를 통해 회사가 설계와 감리했던 부분을 기록해 왔습니다. 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 상지인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사람과 건축이 함께하는 상지의 이야기를 제대로 담은 사사(社史)를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다는 바람으로 모든 것을 연감집에 담았습니다. 연감집에는 지난 1년간 우리 상지가 진행했던 수주, 문화, 복지, 사회공헌과 관련한 일들과 임직원의 이야기들가 실렸습니다.

상지인문학아카데미에는 2016년 한 해 동안 상지에서 진행한 인문학아카데미의 강의와 교재를 재구성해서 수록했습니다. 아마 건축사사무소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인문학아카데미는 저희 상지가 유일무이할 겁니다.

-건축산업도 급격한 기술발전과 융·복합 산업 출현이라는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 저성장의 지속과 4차 산업혁명의 도래, 그리고 2016년 12월 UN에서 공식 발효된 신기후체제로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상지는 올 한 해를 ‘공공부문 강화와 새로운 건축 환경 대비’, ‘기업의 가치향상을 통해 미래의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해로 정했습니다.

실제로 선진 시장에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3D프린터,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융합해 생산효율의 극대화뿐만 아니라 기존 상품과는 차원이 다른 고부가가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으로 알려진 애플(Apple) 신사옥은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자연 환기방식, 100% 재생에너지로 운용, 물 재활용, 바이오 원료 버스나 트램 서비스 등이 가능한 첨단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설프로젝트 관리측면에서는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구조물과 설비시공의 거의모든 것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BIM을 통해 설계와 시공 간의 간섭과 시차를 최소화했습니다.

국내에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자 9대 국가 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스마트시티’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건축물의 노후화에 따른 리모델링, 도시재생을 위한 각종 인프라 시설 등에 활용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이 강구돼야 합니다.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상지는 ‘공공부문 강화와 새로운 건축 환경’에 대비하고자 건축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기술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동시에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업의 가치 향상’도 중요합니다. 기업의 가치향상은 매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을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지난 10년 간 ‘열린부산·도시건축포럼’을 통해 부산지역의 특수성과 역사성을 기반으로 한 도시공간에 대한 질문과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습니다. 

또 1사1촌의 활동을 통해 농촌사회공헌인증조직으로 선정, 지역민과 함께하는 ‘상지인문학아카데미’는 올해로 3년에 접어들었습니다. 상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영남권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건축설계 및 엔지니어링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데.
▲ 지난 1974년 ‘김동회건축연구소’를 시작으로 1989년 ‘상지종합건축사사무소’로 상호를 정하고 1992년, 법인으로 전환해 감리전문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1997년 ‘(주)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라고 바꾼 명칭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3년에는 (주)상지이앤에이건축사사무소를, 2006년에는 대구법인 (주)디에스에이건축사사무소를, 2007년에는 서울법인 (주)에스이에이건축사사무소를 각각 설립해 영업지역을 넓혔습니다.

2008년에는 상지건축부설연구소 설립과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청도동다건축공정자문유한공사라는 중국법인도 설립했습니다. 중국은 방한설계(계획설계)를 해주는데 설계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보고 하는 일이기에 현재, 독립채산제로 꾸려 힘들긴 하지만 꾸준히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설계 수주금액과 올해 수주목표는.
▲ 2016년도 설계수주 금액은 540억으로, 목표치를 달성했습니다. 올해는 국내외 건설시장의 불안정한 변화를 고려하고 내부적으로 목표달성을 위한 부담감을 줄여 내실에 충실을 기할 수 있는 방향전환의 해로 삼아 지난해 보다 다소 적은 금액인 420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2017 상지인 한마음대회 사진

-2015년도에 한국 10대 건설 엔지니어링 기업 도약을 선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3년차인 올해의 ‘상지비전’ 전망은.
▲ 2010년 1월 ‘비전 2015’인 ‘디자인과 기술을 통한 가치창조’를 선포한지 5년 후, 2015년 1월 상지인한마음대회를 맞이해 새로운 도약과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실천하고자 비전 2020 ‘디자인과 기술을 통한 가치창조 – 함께 나눔이(利)다(多)’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미래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사회공헌기업으로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의 괄목할 만한 수주 실적과 2015년 제3회 농촌사회공헌인증기업으로서의 선정이 결실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 열린부산·도시건축포럼, 논천봉사, 인문학아카데미 등 상지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함을 가져가고자 합니다. 기업의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가치의 중요성을 더 깨닫게 된 거지요. 

올해는 ‘상지 임직원’ 모두가 어느 때보다 더욱 단결되고 하나된 모습으로 미래를 열어가고자 임직원복지,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지원혜택을 부여하고 회사에서 사우회를 적극 지원하는 등 상호 유대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CM용역 프로젝트를 소개한다면.
▲ 상지건축은 2005년도 ‘열병합수산자원센터 건립공사 건설사업관리용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많은 CM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CM용역으로는 2008년 ‘창원과학체험관 민간투자시설사업 건설사업관리용역’, 2009년 ‘국립해양박물관 임대형 민간투자사업 건설사업관리용역’, 2010년 ‘용진종합특수강 ㈜시화공장건설공사 건설사업관리용역’, 2012년 ‘KCA혁신도시 본사 신청사 건설사업관리용역’ 등이 있습니다.

또한 2013년 ‘부산대학교병원 외상호흡기 외래센터 건립공사 건설사업관리용역’, 2014년 ‘부산시수협 자갈치수산물위판장 건립사업 건설사업관리용역’, 2015년 ‘사하구 근로자종합복지관 건립공사 건설사업관리용역’ 등도 진행했습니다.

현재는 ‘부산시 동구 국민체육센터 건립공사 건설관리용역’, ‘부산 남구 실내 빙상장 건립공사 감독 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용역’, ‘첨단표면처리센터 및 자동차부품글로벌 품질인증센터 건설사업관리용역’, ‘군 수영부두 기부 대 양여사업 건립공사 건설사업관리용역’, ‘영동복합문화예술회관 건립공사 감독권한대행 건설사업관리용역’, ‘부산역 창조경제거점공간 조성사업 감독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용역’ 등 다양한 CM용역을 수행 중입니다.

-상지건축이 주최하는 ‘2017 도시건축 포럼’은 무엇인지.
▲ 2017년 열린부산·도시건축 포럼의 대주제는 ‘도시문화여행(都·市·文·化·旅·行)‘입니다. 세부적으로는 ‘도시와 여행’, ‘문화와 경관’, ‘열린공간과 문화도시’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총 세 차례에 걸쳐 포럼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먼저 내달 10일, ‘도시와 여행’을 주제로 제30차 포럼을 진행합니다. 여기서는 도시의 문화 여행에 대해 민병욱 부산대 교수가, 여행자들의 도시와 거주자들의 도시에 대해 신병윤 동의대 교수가, ITHACA or the Art of being Here'에 대해 라미로 안토니오 뉴욕극단 타블라사 대표가 각각 발제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문화와 경관’은 9월 13일에, ‘열린공간과 문화도시’는 11월 22일에 각각 열립니다.

올해 세 차례의 포럼을 통해 우리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의 문화적 정체성을 위한 부산의 문화경관과 열린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를 함께 토론하는 생산적인 공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첫 시작인 5월 10일 ‘도시와 여행’에서는 관광의 도시를 넘어 진정한 여행자들의 도시를 향하는 방향을 모색하게 될 것입니다.

단순히 소비하고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오랜 기간 머물면서 시민과 교류하고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도시, 한 번 찾고 잊어버리는 도시가 아니라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 오래도록 다시 찾고 싶은 도시, 방문자들을 위한 눈요깃거리로 가득한 도시가 아니라 시민의 만족스러운 삶을 경함해보고 싶은 도시, 이런 도시를 위한 인문학적 전제, 문화적·건축적·도시적 접근방안 그리고 다양한 실천 사례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리_ 김주영 기자(kzy@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