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88>장제스와 정국안정!
[안동유의 세상만사]<88>장제스와 정국안정!
  • 국토일보
  • 승인 2016.12.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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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팀장 /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획전략팀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획전략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장제스와 정국안정!

유신시대를 지나오면서 잘못된 반공 이데올로기 교육의 영향으로 잘못된 역사 인식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근대사이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중국은 반식민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청조말의 부패와 혼란상을 지나 각 군벌들이 할거하며 쑨원이 겨우 신해혁명을 거쳐 새로운 역사의 문을 열었지만 별반 달라진 것은 없었다.

군벌들은 여전히 할거하며 형식적으로 국민당군으로 재편되었을 뿐이고 일본의 침략은 도를 더해가며 급기야 만주국을 세우고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장제스의 국민당과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양립해서 여전히 어지러운 세태가 계속되었다.

우리가 교과서적으로 배우길 이러한 항일전 시기에 세력이 강했던 국민당군이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세력이 약했던 공산군은 뒤에서 세력을 키워 2차대전이 끝나면서 대륙을 석권했다는 것이 정확한 역사라는 것이다.

아니다. 만주사변을 일으켜 만주로 일본군이 쳐들어와 만주국이란 괴뢰국을 만들었을 때도 장제스는 저항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린다. 장제스는 끊임없이 도망다니며 자기의 전력을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 어쩔수 없을 때만 소극적으로 저항했을 뿐이다.(이런 내용은 미국무성 보고서인 중국백서에 잘 나와 있다. 군사정권 시절 이 책은 금서였는데 금서로 지정되기 직전 운좋게도 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얻었다.)

장제스는 왜 그랬을까? 영리한 그는 이 전쟁이 곧 끝나리란 걸 알았다. 일본은 미국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미국을 상대로 한 이 전쟁은 일본의 패배로 막을 내리고 종전 후의 대륙을 둔 승부는 국민당과 공산당의 승부로 가름지어질 것이다.

그러면 일본을 상대로 전력을 소모하지 않고 힘을 유지하며 공산당의 힘을 약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전쟁은 미국이 끝내 줄 것이니….

장제스는 끊임없이 이른바 ‘공산비적’을 토벌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가급적 절대적으로 강한 상대인 일본과 충돌을 피했다. 반면 홍군은 곳곳에서 게릴라전을 하며 일본군의 보급선을 끊었다.

미미한 힘이지만 열정에 불타는 젊은이들의 희생이 빛을 발했다. 작지만 혁혁한 전과가 알려지면서 목숨을 버려서라도 일본과 싸워 조국을 지키겠다는 젊은이들의 목마름을 적셔 줬다.

중국 전역에서 옌안으로 가자는 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난징의 대학살에 무기력하게 저항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욱 중국 인민의 마음을 자극했다.

장제스의 예측대로 미국과 연합군의 힘에 의해 전쟁이 끝났지만 그 예측과 다르게 대륙은 공산당의 손에 넘어갔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공산당이 한때 옌안을 내주고 달아나야 할 정도로 외형적 전력은 국민당군이 막강했지만 중국 인민들의 마음 속엔 항일의 전통을 가진 엄정한 기강의 공산군이 부패한 국민당군보다 더 가까이 자리했다.

그런 인민의 지지가 열세인 공산군을 대륙의 주인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반공 이데올로기에 물든 관변학자들의 비판대로 일본이 침략했을 때 홍군이 힘을 키웠다는 건 맞지만 그건 항일을 통해 힘을 키운 것이다. 항일전은 전력 소모가 아니라 전력 강화였던 것이다.

마오는 인민의 마음을 읽은 것이다. 영리한 장제스는 어리석었다.

남의 나라 이야긴 그만하고 우리나라를 보자.

요즘 정치 혼란의 해결책으로 일찌기 거국내각이나 야당 추천의 총리에게 정권을 맡기는 것이 검토됐다.

이른바 정치공학으로 분석해서 가만 있으면 여당이 스스로 몰락할 것이라고 모두 거절하고 기다렸다 정권을 인수하려 꽃놀이패를 즐기는 야당(지도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장제스의 계산은 정확했지만 결정적 실수를 했다. 다된 밥을 망쳤다.

요즘의 정치 혼란을 수습하려는 적극적 의지 없이 앉아서 주판알을 튕기면 장제스 꼴 난다.

이재명 성남 시장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것은 이런 조짐으로 보인다. 마오의 홍군이 그랬듯 국민의 뜻을 받들어 실천하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