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외건설 지원에 총력을
[사설]해외건설 지원에 총력을
  • 국토일보
  • 승인 2009.07.2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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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까지 부진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던 해외건설 수주가 하반기 들어 호전세를 보이기 시작해 수출금융 등 정부 차원의 지원과 건설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수반될 경우 올해 수주목표의 초과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해외건설 부문에 활로가 트이기 시작한 것은 그야말로 다행 중 다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의 경우 세계경제 위기의 여파로 중동, 아시아 지역의 발주가 격감하면서 전년 동기의 무려 절반 수준인 131억3천만 달러에 그치는 충격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건설 수주가운데 규모나 수익성에서 가장 우위를 점하며 일취월장했던 플랜트 수주의 비중이 격감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으나 이 부문에서 다시 반전 양상을 띠기 시작해 기대감을 높이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도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중공업 등 3사가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에서 발주한 6조원 넘는 대규모 가스설비 공사를 수주하는 등 오랫동안 침체에 빠졌던 해외 플랜트 수주의 활기를 이끌어 국가 경제난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이달 들어 수주에 성공한 플랜트 사업은 모두 규모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아 더욱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 예컨대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정유공장 건설(16억달러 규모)과 알제리 스카다 정유 석유화학 플랜트 신· 증설(26억달러)을, 대림산업과 SK건설이 사우디 주베일 정유플랜트 건설(12억달러)을, 그리고 두산중공업이 베트남 동나이 복합화력발전소 설비공급(5300만달러)을 각각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또한 수주 예정인 공사도 30억달러나 돼 7월의 플랜트 수출은 130억 달러를 넘는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중동 플랜트 수출의 물꼬가 터짐에 따라 연초 잇따른 수주계약 취소 등에 따른 타격을 만회하고 다시 플랜트 수출 열기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들이 그동안 미뤄온 대규모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다시 가동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우디와 쿠웨이트는 물론 북아프리카 국가와 말레이시아도 각각 100억달러가 넘는 공사를 발주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질 정도다.

 이에 힘입어 올 하반기 해외건설 수주는 300억달러 이상에 이를 전망이며, 올해 수주목표 400억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도 아시아 지역의 수주가 증가하고, 중동지역의 건설경기가 회복세에 들 것을 감안, 하반기 해외건설 수주는 상반기에 비해 2배 이상 대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해외건설과 플랜트 수주가 빠르게 살아나는 것은 지난 40년간 다져온 한국 업체의 기술 등 경쟁력이 인정받고 신뢰감을 쌓은 결과라고 우리는 믿는다. 한국 업체들이 뛰어난 시공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데다 환율도 안정세를 보일 경우 국내 업체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져 추가 수주도 계속될 전망임은 물론이다.

 더구나 플랜트 수출 호조에 이어 선박 수주마저 3· 4분기부터 바닥을 치고 회복되면 우리 경제의 불황탈출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해외건설, 특히 플랜트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범정부적 차원의 지원도 상대적으로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가 2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갖고 플랜트 수주 확대를 위해 10조6000억원(약 82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해주기로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 할 만하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이 금융문제라는 점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판단되며 오는 9월부터 글로벌 인프라 펀드를 통해 해외공사에 대한 파이낸싱을 지원키로 한 것도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차제에 이런 금융지원 시스템의 폭을 확대하고 질도 높이는 과감한 접근으로 오는 2012년까지 정부가 목표로 하는 세계 5대 플랜트 강국 진입의 꿈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