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상우 원장에게 듣는다
[특별인터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상우 원장에게 듣는다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6.02.0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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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치 창조하는 건설산업, 싱크탱크 자리매김에 최선”

-하도급 보호 장치 강화·불공정하도급 거래관행 개선방안 제시에 적극 나설터
-‘전문건설업 발전이 곧 건설산업 발전’ 유도… 건설산업 선진화에 역량 결집
-상반기 SOC 예산 집행 집중 등 선거 영향… 하반기 수주공백 우려 ‘전망’

   
▲ 박상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건설은 수주산업이니 만큼 그 목적 가치를 창조하지 못한다면 산업으로서의 가치 또한 인정받지 못하는 셈이지요. 이에 생동감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연구과제 외연을 확대하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대한건설쟁책연구원 신임 사령탑으로 취임한 박 상 우 원장의 취임 일성이다.

국토교통부에서 두루 요직을 거치고 기획조정실장직을 끝으로 명예 퇴임한 박 원장은 공직계에서도 자타가 인정하는 브레인이다. 이에 4만여 전문건설업계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矯角殺牛(교각살우)'란 고사성어가 있지요. 작은 흠을 바로 잡으려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어리석은 경우를 만들어선 안될 것입니다.따라서 산업을 규제할 때에는 꼭 이유가 충분해야 합니다.

최근 건설주택포럼 신임 회장으로도 취임,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의 제2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음은 박 원장과의 인터뷰 주요내용이다.

대담=本報 김광년 편집국장

 

- 취임한지 40여일이 지났는데요. 늦게나마 취임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 감사합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전문건설업계가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법과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제도 및 정책 방안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기관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전문건설업계의 권익을 확대하고 비효율적인 제도,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는 등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가 전례 없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시기에 취임했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앞으로 정책연구원이 미래 가치를 창조하는 건설업계의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습니다.

-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요. 선거는 건설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그렇습니다. 올 상반기에는 20대 총선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각 지역별로는 각종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시나리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공공부문에서 상반기에 SOC 예산 집행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지역별 개발 사업과 신규주택 착공도 비슷한 맥락을 보일 것입니다. 이는 하반기로 향해 갈수록 개발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즉, 하반기에는 수주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정부의 정책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민간시장의 회복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리라 보여 집니다. 지난해부터 건설시장의 회복을 위한 다방면의 움직임이 있었죠. 다만 정부의 건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기조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주택시장의 경우 수요자에 대한 대출을 비롯한 금융규제도 예상됩니다.

종합하면 하반기 이후 시장에 리스크 요인이 커지기에 건설업계는 올해 시장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정책의 방향성을 잘 읽고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돌파구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 올해는 건설업계가 성장에서 성숙으로 변화되는 길목에 서있는 셈입니다. 양적 성장은 다소 주춤하지만 질적 성장, 그리고 여기에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늘 동반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때는 정책과 연결시켜 생각하면 몇 가지 대안이 나옵니다. 일단 민간부문에서는 재건축 시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 9.1대책(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주거 안정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도정법 시행령이 개정돼 재건축 사업의 길이 다시금 열렸습니다. 올해도 어느 정도 움직임을 나타날 것이라고 보입니다.

두 번째는 뉴스테이 사업입니다.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고, 택지도 올해 실질적으로 공급될 예정에 있죠. 덕분에 지금의 실적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마지막은 민간투자사업 부분입니다. 공공부문의 경우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공공이 해왔던 자리를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통해 보전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 수익을 보장할 문제가 존재하지만, 이 역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투자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중소 전문건설업체일수록 더 어렵다고 체감합니다. 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제도는 무엇인지요.
▲ 전문건설업계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해결방안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책연구원은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수많은 정책대안을 발굴해 제도개선을 추진해왔습니다.

불공정 하도급 관행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하도급 기성금 유보, 공정률에 맞지 않는 하도급대금 지급, 건설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 및 건설기계 대여업자에 대한 대여대금이 적정히 지급되는 않는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시대흐름에 맞지 않는 규제사항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하도급 보호 장치 강화와 제대로 된 시행을 위한 불공정하도급 거래관행 개선방안을 적극 제시하고자 합니다.

- 올해 연구원의 중점 경영방침은 무엇인지요.
▲ 무엇보다도 전문건설업계가 직면한 주요 현안을 해결해 나갈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정책 방안을 제시하는 ‘정책연구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입니다. 또 건설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는 연구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동시에 시대적 흐름과 새로운 수요를 파악해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해외시장 진출 지원 방안과 전략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정책연구원의 역량 강화를 통해 전문건설업은 물론 한국 건설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작지만 강한 연구원’ ‘경쟁력과 내실을 갖춘 연구원’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 연구 역랑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요.
▲ 정책연구원은 업계와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내부적으로는 전문건설업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 역량을 축적해야 합니다. 외부적으로는 유관기관과의 광범위한 연구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전문건설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연구에 대한 지지기반을 확산하는데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연구 역량을 높여 수준 높은 결과물을 제시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지난해 연구원의 주요성과는.
▲ 우리 정책연구원은 전문건설사가 원도급 할 수 있도록 소규모 복합공사에 관한 각종 통계 및 분석자료 제공, 연구보고서 발간, 국토교통부 회의 참석 등을 통해 제도 개선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또 하도급 건설공사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을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간보다 장기간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안해 하도급공사 하자담보책임기간을 법제화 했습니다.

올해에도 불합리한 계약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적격심사기준 낙찰률 상향방안’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 활성화 방안’ ‘건설자재 조달방법 개선방안’ 등의 연구 과제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책연구원의 중장기적인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정부정책 과제 및 국책과제 수행에도 적극 동참해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주거환경연구사업인 ‘장(長)수명주택 해외진출 방안 연구’, 국토부의 ‘건설기계 수급정책 연구’, 한국철강협회의 ‘건설용강재 수입재 현황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실적을 축적해 뒀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이 바탕이 돼 앞으로 더 가치 있는 연구 성과를 창출해 내는 연구원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기대합니다.

-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위한 미래 비전은 무엇인지요.
▲ 이제 정책연구원은 태동기와 정착기를 지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한 시기에 도달했습니다. 앞으로 10년간의 정책연구원은 경쟁력을 갖춘 내실 있는 정책브레인 연구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데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또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현안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방안을 제시하는데 힘쓰고자 합니다.

-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할 시기라고 하셨는데 연구원 위상제고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 정책당국, 언론, 업계 등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안에 대한 연구 성과가 정책 및 제도화되는데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정보전달 체계를 마련해 시의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연구원의 외연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건설업계와 직접적인 교류를 이끌고, 연구원이 업계 발전 및 권익 확대에 기여하고 있음을 적극 알려야 합니다. 특히 업계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홍보해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하는 네트워크도 구축하려 합니다.

대외 교류 및 협력에도 매진하며 정부 R&D 과제 수행, 관·학·연 유관단체와의 MOU 체결 등 연구원의 위상을 높이고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연구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세미나 개최 및 학회·연구기관 등 외부기관과의 공동행사 개최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 업계 관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 전문건설업의 발전이 곧 건설산업의 발전입니다. 따라서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와 정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합니다. 정책 수요자의 관점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실용적인 연구를 수행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항상 정책연구원 발전에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건설산업과 전문건설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연구원의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연구원이 더욱 성장하도록 진심어린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최근 열린 ‘건설주택포럼’ 정기총회에서 12대 신임회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도 부탁드립니다.
▲ 건설주택포럼은 지난 20년간 부동산 주택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각종 세미나와 학술 활동을 통해 주택경기 활성화 및 업계 상생 방안을 모색해 왔습니다. 20주년을 맞이해 불확실한 주택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현장과 소통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정리=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