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
  • 국토일보
  • 승인 2009.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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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환의 세상만사] (주)삼미 대표이사 / 공학박사 / APEC 공인컨설턴트 / 기계기술사

   朱子는 中國 宋나라(1130~1200) 유학자로 19세에 진사시에 급제하여 71세에 생애를 마칠 때까지 여러 관직을 거쳤으나, 약 9년 정도만 현직에 근무하였을 뿐, 그 밖의 관직은 학자에 대한 일종의 예우로서 반드시 현지에 부임할 필요가 없는 명목상의 관직이었기 때문에 학문에 전념할 수 있었다.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은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하기 쉬운 후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열 가지를 뽑아 제시한 것이다. 흔히 주자의 열 가지 가르침이라 하여 '朱子十訓', 주자의 열 가지 후회라 하여 '朱子十悔'라고도 한다.


그 내용은 첫째, 不孝父母死後悔(불효부모사후회)로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으면 돌아가신 후에 뉘우친다.


둘째, 不親宗族疎後悔(부친종족소후회)로 종족에게 친하지 않으면 헤어진 후에 뉘우친다.


셋째, 不接賓客去後悔(부접빈객거후회)로 손님을 접대하지 않으면 헤어진 후에 후회한다.


넷째, 不治垣盜後悔(부치원장도후회)로 담을 쳐놓지 않으면 도둑맞은 후에 뉘우친다.


다섯째, 春不耕種秋後悔(춘불경종추후회)로 봄에 심지 않으면 가을이 온 후에 뉘우친다.


여섯째, 少不勤學老後悔(소불근학노후회)로 젊어서 부지런히 배우지 않으면 늙은 후에 뉘우친다.


일곱 번째, 色不謹愼病後悔(색불근신병후회)로 색을 조심하지 않으면 병든 후에 뉘우친다.


여덜번째, 富不節用貧後悔(부불전용빈후회)로 부할 때 절약하여 쓰지 않으면 가난한 후에 뉘우친다.


아홉 번째, 念不思難敗後悔(염불사난패후회)로 편안할 때 어려움을 생각지 않으면 실패 후에 뉘우친다.


마지막으로 酒中妄言醒後悔(주중망언성후회)로 주중에 망동된 말은 술깬 후에 뉘우친다.

 

나도 50대 중반을 넘긴 나이기에 살아오는 동안 후회스러운 일이 얼마나 될까? 많이 있겠지만 몇 가지 떠나지 않는 기억이 있다.


우선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몇 달 병석에 계셨는데 그 때 밥을 방바닥에 흘리는 것을 짜증스러워했던 기억이다. 어머니인들 밥을 흘리고 싶으셨으랴? 그것을 짜증스러워 한 것은 큰 불효로 생각된다. 주자의 첫 번째 교훈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것이다.


두 번째는 일본어를 배우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 독립운동을 하신 집안 어른이 계셨기에 일본을 미워해 안 배웠으나 오히려 일본을 이기려면 일본어를 했어야했다. 이따금씩 신문 한 귀퉁이에 나오는 짤막한 일본어 대화문장을 보면 너무 후회스럽다. 이것은 여섯 번째 교훈을 이행치 못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자의 교훈은 아니지만 어린시절 민물고기를 많이 잡은 기억인데 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살아오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작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지난시절이 후회스럽다. 지금은 작은 생명들에 애착을 갖고 있다. 위에 열거한 내용 말고도 많은 후회가득한 일들이 있겠지만 세 가지가 유독 후회로 떠오른다.


이제 며칠 있으면 한식(寒食)을 맞게 된다. 한식(寒食)은 冬至가 지난 후 105일이 되는 날이다. 양력으로 4월 4일 또는 5일에 해당한다.


옛 어른들은 조상의 묘를 돌보고, 불을 쓰지 않고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서 조상의 음덕을 기려왔다. 요즈음 본 받기 어려운 풍습이기는 하나 그 근본 정신은 잊지 말고 기억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