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201> 탯 줄
[詩가 있는 풍경]<201> 탯 줄
  • 국토일보
  • 승인 2015.09.1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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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송봉현님의 시집 ‘아랑-그대 의연한 혼령’을 연재합니다

 
■ 詩가 있는 풍경
송봉현 시인은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 이사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부 국장, 한국기술사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건설엔지니어링 발전에 일익을 담당한 인물입니다.

탯줄

남들 강요에 눌려 이혼 당한 우리
만나면 연정으로 뜨거워지는 남북 흩어진 가족
놓쳐서는 안 될 통일의 탯줄 개성공단
사랑하는 가슴 열어 붙잡아요

철쭉꽃 화사한 봄날 오면
고샅마다 깊은 정 찍힌 발자국 그립지 않은가
한 울 안에 모여 살아야할 우리는
외세에 휘둘려 몹쓸 세상 헤매다
만나본 형제자매 따슨 피 통하지 않나요

북쪽 한 줌 못된 권력 쥔 자들 놀음판
보위는 백성 아닌 몇몇 실세들 지키자는 것
남쪽 뚜렷한 우월 속에 하나로 가는 길 훤한데
탕자들도 손잡아 돌아오게 하세요

주변 돌아보면
동엔 다시 발악하는 섬의 거친 바람
북엔 잘 뵈지 않는 의뭉스런 대륙의 황사 먼지
살려야 해요 개성공단
힘겨루기 놓은 목청 거두고
가만가만 손잡아 키워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