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설치 인력난 심화 대책 마련 시급하다
승강기설치 인력난 심화 대책 마련 시급하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5.06.11 12:5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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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응구 위원장, “승강기안전은 완벽 설치가 관건”

전문인력 고령화․기피현상 ‘이중고’ 산업 위기
승강기 증가세 대비 설치인력 절반 그쳐 ‘문제’

     박응구 기술위원장
   한국엘리베이터협회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승강기 설치산업 인력난이 심화, 승강기 안전 제고는 물론 건축물 품질 강화를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엘리베이터협회 박응구 기술위원장은 최근 “승강기는 자동차나 TV, 에어컨처럼 완제품이 아닌 부품형태로 만들어져 현장에서 조립, 많게는 수천 개의 부품들이 하나의 장치로 만들어져 현장에서 조립된 후 건물이나 아파트 내부에 ‘레고’(조립식 완구)처럼 설치되고 있기에 그 어느 산업보다도 전문인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전문 인력 고령화와 업종 기피현상이 겹치면서 승강기 설치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현재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승강기 설치는 일반적으로 승강기 탑승 장치가 상하로 움직일 수 있도록 레일도 깔아야 하고 로프나 권상기, 승강장, 제어반 등 각각의 부품을 정밀하게 설치해야 비로소 완성체로 정상작동이 가능하다. 때문에 승강기는 현장에서 조립하는 특수성으로 제조만큼이나 설치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3년간(2012~2014년) 승강기 고장으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횟수는 4만 건이 넘어 하루 평균 약 40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산하의 승강기설치공사업협의회는 승강기 신규설치로 매년 2만대 가량이 증가할 때 설치인력은 3,500명이 넘었던 반면 지금은 매년 3만대 이상이 증가할 정도로 승강기 신규물량이 늘었는데도 설치인력은 2,000명 수준에 그치고 있어 현재 늘어난 승강기 설치물량을 감안하면 4,000명 정도는 있어야 원활한 승강기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같은 인력은 전문기술인력 양성이 아닌 업계 영세성 등으로 ‘기술자 빼가기’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박 위원장은 “승강기 설치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경쟁사들 간 설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며 “한 번에 수십 명이 조건을 쫓아 회사를 돌연 떠나거나 아예 몇몇이 모여 개인회사를 차리는 경우도 있어 기술자 빼가기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미 고령으로 현직에서 물러난 숙련공들이 있으나 일하겠다는 젊은 사람들을 찾지 못해 후임 기술자 양성도 어렵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외국인 근로자 수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외국인 근로자 신고절차가 까다롭고 제조 분야처럼 꾸준하게 인건비를 투입, 외국인을 쓸 수 있는 여건도 아닌 것은 물론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동남아시아가 상당수로 언어도 다르고 전문용어를 쓰다 보니 서로 소통이 어렵고 승강기 산업자체가 미약해 동종분야 기술을 가진 인력 수급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장은 “현재 이같은 문제를 보안할 수 있는 컨설팅이나 감리 의무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제도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예상된다”며 “정부와 협·단체, 산업계와 학계가 함께 참여해 설치인력을 늘리는 방안 모색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종숙 기자 hjs@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