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35>외제차 교통사고
[안동유의 세상만사]<35>외제차 교통사고
  • 국토일보
  • 승인 2015.04.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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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부지점장 / 대한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지점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설비건설공제조합 광주부지점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부지점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부지점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외제차 교통사고

주위에 내 과실이 얼마없이 외제차와 받았는데도 많은 금액을 물어 주게 됐다는 둥, 그래서 외제차만 보면 피해 간다는 둥 이야기가 나돈다.

외제차가 비싸서 과실 비율이 낮아도 물어 주는 금액이 절대적으로 높아서 찔끔 받고 많이 물어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간간이 뉴스에 외제차를 이용해 거액의 보험사기를 저질러 형사 처벌되는 경우가 보도되기도 한다.

최근에도 국내서 보기 힘든 세계적으로 비싼 외제차의 교통사고가 입에 오르내리면서 보험사기의 의혹을 받고 있다. 그것도 아무래도 서울보다 외제차가 많지 않은 섬지방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욱 의혹이 짙다.

외제차라 부품 구하기도 쉽지 않아 보수비용을 미리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라 하니 보험금 사기의 유혹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며칠 전 출근길에 좁은 골목길을 걸어 지나고 있었다. 우리나라 교통문화의 수준을 알 수 있는 노상 주차가 한쪽으로 돼 있었고 정말 좁은 골목이라 차 한 대가 겨우 나머지 공간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폭이었다.

무심코 손전화를 보고 있는데 빵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급정거하며 팔꿈치를 치게 됐다. 전화기를 보느라 팔이 약간 벌어져 차 옆거울에 툭하고 부딪힌 거다.

창문을 내리는 운전자는 아이를 학교로 데려다 주는 엄마였다. 뒷좌석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이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

이면도로보다 좁은 그야말로 ‘골목길;에서 그리 급하게 운전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에 애가 늦어 그랬다고 당당함을 넘어서 뻔뻔스럽게 큰소리치는 그 여자의 태도에 살짝 화가 났다.

하지만 팔에 통증은 가벼워 별것 아닌 것 같고 공부에 힘들고 바쁜 아이를 위한 우리나라 엄마들의 사랑과 열정이라 생각하며 조심해서 운전하고 빨리 가라고 했더니 가다가 다시 선다.

부딪힌 팔을 주무르니 그걸 보고 선 것이다. 다시 걱정스런 얼굴로 쳐다보는 그 속내가 보여 진짜 괜찮고 나중에 딴소리하는 치사한 짓 안 하니 걱정 말고 가라고 했다.

오후에 친구들과 문자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아침의 해프닝을 이야기했더니 괜찮냐고 묻고는 병원에 가서 편히 진료 받아보고 돈도 좀 받아내지 그랬냐고 농 섞인 소리를 한다.(우리 사회엔 이런 농섞인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자주 한다.)

진짜 괜찮고 그깟 일로 피차 피곤하게 하기 싫고 몇푼 받으면 그게 뭐 좋냐고 얘기하고 끝냈다.

그 외제차 사건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며 나쁜 외부효과란 얘기를 한다.

어려운 말을 풀면 그런 보험사기(가 맞다면)가 우리 사회 전체의 보험 비용을 높인다는 것이다.

공동책임은 무책임이란 말처럼 주체가 불분명한 일에 죄의식이 둔해진다.

내가 괜한 일로 보험금을 타서 불로소득 같은 이득을 취하면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것 같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다른 모두에게 조금씩 부담을 분담해서 전가하는 것이다.

외제차 사고의 진실이 보험사기인지 단순한 사고인지는 당사자들 사이에 날카롭게 대립돼 있지만 모쪼록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적 비용이란 이름으로 선량한 사람의 호주머니를 좀도둑질하는 일이 근절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