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63>
[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63>
  • 국토일보
  • 승인 2013.02.0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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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박사 백종렬 원장의 저서 ‘아파야 오래산다’를 연재합니다.

아파야 오래산다 

지난 82년부터 ‘백내과’ 의원을 개원한 이래 지역주민 건강지킴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백 박사는 연세대 의대 졸업후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 취득, 이화여대 내과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기도 한 백 박사는 이 책에서 총 5개 Chapter로 구성해 각 부문에 대한 ‘증세로 본 질병백태’를 소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심 갖기는 물론 정확한 의학상식을 통해 건강챙기기를 유도하고 있다. [상담전화 02-2677-5677/http:clinic104.co.kr]

 

 

■ 기타 증상 | 항문이 아프다

항문이 아픈 것은 ‘항문 열상’.‘치질’ 때문
‘치질’ 장기방치시 ‘암’ 발전… 심할 때 수술해야

항문 주위가 부어오르고 가렵다면 항문 주위가 염증을 일으켜서 화농하는 ‘항문 주위 농양’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증상은 진행과 함께 통증이 심해지고, 열도 난다. 고름이 터져서 항문 내부나 외부로 나와 버리면 통증이 사라지고 열도 내려가지만 때때로 상처 자국이 남아서 ‘치루’라는 고름관을 만들 수 있다.

치루라도 항문에서 분비물(때로는 고름과 혈액이 섞인 농혈성 분비물)이 나오고 있는 동안에는 통증이 없지만 배출구(누공)가 막혀서 내부에 고름이 괴면 붉게 부어오르며 아프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 고름이 터져서 분비액이 다시 나오게 된다.

방치해 두면 계속 감염이 이루어져 치료가 어려워진다. 보통 치질은 양성 질환이지만 치루를 10년이상 방치해 두면 암이 되는 경우도 있다. 완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을 해야 한다.

배변 때 항문이 몹시 아픈 것은 항문 열상이나 치질(치핵) 때문이라 생각된다. 변비 등으로 변이 단단해지는 것이 치질의 큰 원인이므로 변통이 원활해지도록 신경써야 할 것이다.

또 배변 후에는 항문부를 온수로 씻어서 청결을 유지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치질용 좌약을 삽입하거나 연고를 바르는 것도 좋다. 물론 중증인 경우는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항문 열상은 단단한 변이 통과할 때에 째져서 생긴 항문의 외상이다. 만성화되면 균열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작은 궤양을 형성하게 된다.

치핵은 항문 주위의 정맥이 혈행 불량으로 울혈돼 정맥류(정맥의 일부분이 혹같이 불룩하게 된 것)가 된 상태로, ‘수치질’이라고도 부른다. 혹의 크기는 팥알 정도에서 누에콩 크기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정맥류가 치상선의 바깥으로 탈항한 것을 ‘외치핵’, 직장 쪽으로 나간 것으로 ‘내치핵’이라고 한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어린이가 수면 중 항문에 가려움을 느낀다면, 이는 요충증에 의한 증상이다. 요충증은 요충이 맹장부에 기생해서 생기는 병이다. 취침할 때, 요충의 성숙한 암컷이 산란을 위해 맹장부에서 대장으로 이동해 항문 주위에 알을 낳는데, 그 자극으로 항문부가 가려워지고 피부열이나 습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요충은 1시간에 약 6,000-1만 개의 알을 항문 주위에 낳는다고 한다. 가려움을 참지 못해 항문을 긁고, 손가락에 묻은 알이나 떨어진 알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에 넣거나 그 손으로 다른 아이와 접촉하는 등의 행동으로 경구 감염(입을 통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분비액으로 항문이 불결해져 있을 때나 습진으로 항문 주위가 짓물러 있으면 항문부가 가려워지지만 항문부에는 이렇다 할 이상이 없는데도 자꾸 항문이 가려운 경우가 있다. 이런 증상을 ‘항문 소양증’이라 하며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편이다.

점액, 혈액, 고름이 섞인 설사변은 궤양성 대장염에 의한 것일 수 있다. 또한 이질이나 병원성 대장균 등의 감염증에는 위의 증상에 복통까지 수반된다.

치핵이나 항문 열상이 있으면 배변할 때 출혈하는 경우가 있다. 상태에 따라서 변의 표면에 묻어 있는 정도이거나 배변 후 똑똑 방울져 떨어지는 것, 변기에 새빨갛게 물들 정도로 심하게 출혈하는 것 등이 있다.
또 치루가 있으면 누공에서 분비액과 함께 고름이나 피고름이 배출돼 속옷을 더럽히는 일이 있다. 이런 경우 폴립이나 암이 잠재해 있을 수 있으므로 출혈의 원인을 명확히 조사해 둘 필요가 있다.

극히 드물게 대장의 게실(장관벽의 일부분이 주머니 모양을 이루어 빠져 나온 것)이 터져서 대량의 혈액이 항문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게실이 있어도 거의 증상이 없지만 병이 정체돼 부패, 발효되면서 염증을 일으키면 복통 및 열이 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