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현장 25時] 이태원 압사사고! 기본만 지켰어도 막을수 있었다
[국토일보 현장 25時] 이태원 압사사고! 기본만 지켰어도 막을수 있었다
  • 국토일보
  • 승인 2022.11.01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명기 국토일보 안전전문기자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공학박사 / 안전기술사 / 안전지도사

위험 보는 눈 상실… 위험에 너무 익숙해 이번 사고 발생
“불안전한 상태 점검하고 불안전한 행동하지 않도록 해야”

최 명 기 교수
최 명 기 교수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참사로 인해 현재까지 155명이 사망하고 152명이 부상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는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지역 축제 등에 대하여 긴급 안전점검을 지시한 상태이다.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 한복판에서 10대를 포함해 20, 30대 청춘들의 죽음이기에 그 안타까움은 무어라 형언할 수 조차도 없이 안타깝고 그저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좁고 미끄럽고 경사진 도로에서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 상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번 참사가 발생한 도로는 평소에도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미끄러지기 쉬운 도로였고 항상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불법 증축물을 비롯해 주변 상가들이 도로 밖으로 내놓은 테이블이나 입간판 등으로 인해 도로는 더욱 좁은 상태였다.

좁은 병목구간에서 통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앞쪽의 인파들이 ‘뒤로’ 가라는 말을 뒤쪽의 인파들은 오히려 ‘밀어’라고는 말로 듣고서 밀기 시작하는 바람에 사고가 더 커지지 않았나 하는 의견도 있다.

모 안전단체의 대표는 “전문가들조차 이런 사고를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고 방송에 나와서 버젓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본인의 이야기일 뿐이다.

안전 전문가들은 이미 이런 사고를 예상하고 개선 의견을 관계기관이나 단체들에 수없이 의견을 개진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사고가 발생한 담당 경찰서 정보과에서는 행사가 개최되기 전에 코로나 방역 해제로 인해 수많은 인파가 몰일 것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의사결정권자가 이를 무시했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언론 보도도 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첫째 이유는 우리 사회가 위험을 보는 눈을 상실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유해위험 요소를 도출해야 한다. 자기 고집에 빠진 특정 전문가의 의견만이 아니라 객관적인 생각을 가진 전문가와 일반시민을 포함한 비전문가 등들의 의견을 심도 있게 들어봐야 한다, 위험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기에 안전사고의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로부터 위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정확히 위험을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관련 기관들에서는 소위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일부 특정 집단의 이야기만을 청취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사고 위험요인을 제대로 도출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사고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이용자 측면에서 위험 요소를 도출해야 정확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최근 사고 예방을 위해 인파 사고에 대한 안전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연히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사고 당사자인 이용자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위험요소를 도출하고 사고를 감소시킬 수 있는 다각적인 개선대책을 수립해야 유사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우리 사회가 위험에 대해 너무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사실 위험은 사방팔방 우리들 근처 곳곳에 숨어서 활동하고 있다. 단지 우리들이 하루 24시간 동안 위험과 같이 살다 보니 위험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이번 사고는 그동안 지하철 탑승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공감했을 법한 사고이다. 지하철 안으로 밀고 들어가고 핸드폰을 보고 너무 익숙한 광경이어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익숙한 위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모든 안전사고는 불안전한 행동과 불완전한 상태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안전 관리론의 정설이다. 그동안 발생한 사고 원인을 분석해보면 불안전한 행동은 88%, 불안전한 상태는 10%, 기타 2%의 형태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인 도로 폭이 좁고 경사진 상태에서 미끄러운 상태는 불안전한 상태이다. 인파가 몰리고 설상가상 뒤쪽에서 앞으로 밀어버린 행위들은 불안전한 행동에 해당한다. 사고는 두 개 중 하나만 제거됐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안타까운 희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없도록 이제부터라도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 제도적 측면에서 불안전한 상태가 있는지 위험을 점검하고 국민들은 불안전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 위해 또는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기초질서 준수부터 불법 주정차, 걸으면서 핸드폰 하지 않기 등 기본부터 지켜야 안전해 질 수 있다. 기본만 지켜도 대부분의 사고는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