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현장 25時] 스마트 안전기술, 5억이상 현장 확대 적용하자
[국토일보 현장 25時] 스마트 안전기술, 5억이상 현장 확대 적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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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0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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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국토일보 안전전문기자 / 공학박사 / 안전기술사 / 안전지도사
최 명 기 기술사
최 명 기 기술사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감소를 위해 스마트 안전기술 도입이 한창이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고용노동부는 IoT를 활용한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스마트 안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가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건설현장은 스마트 안전 기술 도입에 대하여 거부감이 강한 것 또한 사실이다. 스마트 안전기술의 도입을 가로막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적극적인 도입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안전기술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요소들을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센서와 무선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한다. 이렇게 분석된 정보를 작업자와 현장관리자가 즉시 인지할 수 있도록 모바일 장비와 통합안전관제시스템을 통하여 사전에 안전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첨단 안전기술이다.

스마트 안전기술은 첨단 융·복합 기술로서 다양한 안전장비와 안전통합시스템들이 있다. 근로자 안전관리를 위한 스마트 안전장비에는 스마트 안전모, 스마트 안전벨트, 스마트 안전조끼, 스마트 안전테그, 스마트 모바일 앱 등이 있다. 스마트 안전모는 최근 일반적인 안전모에 인공지능인 AI를 더한 스마트 IoT 헬멧으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 안전조끼는 일반 안전조끼와 마찬가지로 작업복 위에 착용하는 형태이지만 가속도 감지 센서와 에어백이 내장돼 있는 첨단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또한 최근 건설기계 사용 증가에 따라 장비와 작업자의 협착 사고나 장비의 전도를 예방하기 위한 장비 및 위험구역관리 스마트 안전장비도 현장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장비접근 경보시스템, 위험구역 접근제한 시스템, 개구부 개폐여부 확인 시스템, 밀폐공간 가스측정 시스템, 가시설 모니터링 시스템, 드론 현장관리 시스템, 이동형 CCTV, 웨어러블 CCTV 등이 있이 대표적이다.

초기단계의 스마트 안전 관련 기술은 개인보호구와 같은 안전장비에 IoT 센서를 부착하는 수준이었다. 그 이후 사용자의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해 안전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제하는 기술로 발전하였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CCTV와 인공지능(AI)를 활용하여 위험을 감시하는 기술들이 개발되었고 향후에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적용을 통해 현장의 리스크(Risk)를 사전에 예측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스마트 안전기술을 도입하여 시범 적용한 현장들의 경우 적잖은 애로사항들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와 스마트 안전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건설회사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적용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장에서는 스마트 안전기술 도입에 대하여 정부의 노력에 불구하고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편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역시 스마트 안전장비 구매 및 임대비용을 꼽았다. 다행히 고용노동부가 올해 6월 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및 사용기준 고시를 개정하여 스마트 안전기술 사용에 대한 비용의 숨통을 풀어준 것은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서울시나 경기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는 300억 이상 건설공사에 대한 의무화 대상이 아닌 건설공사 현장에 대해서까지 스마트 안전 기술 도입을 의무화 하고 있지만 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스마트 안전기술의 도입확대를 위해서는 법과 제도마련을 통해 일정규모 이상의 건설공사에 대해서는 도입을 의무화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규모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300억 원 이상에서 5억 원 이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스마트 안전기술 유지관리 운영 주체를 명확히 하고 필요 인력에 대한 인건비등을 공사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안전 장비 등은 특성상 공사 진행에 따라 설치와 해체를 계속해서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설치와 반복에 따른 관리를 중단 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IT와 건설 그리고 안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유지관리 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이러한 업무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선임된 안전관리자에게 전담을 시키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IT에 대한 개념이 벌로 없는 안전관리자들은 업무과중과 더불어 스트레스로 인해 회사를 퇴직한다든지 스마트 안전장비만 구매해 놓고 활용을 거의 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셋째는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지 못한 보여 주기식 전시차원의 스마트 안전기술의 단순 적용은 오히려 생산성의 저하를 초래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스마트 안전기술을 적용 시에는 건설현장의 특성을 고려하여 업무의 세밀한 분석과 적용방안이 필요하다.

사고발생이 많은 위험지역에서 작업자 위치추적이나 안전을 위한 스캔닝 등의 기술도입에 대하여 작업자들과 협력업체들은 본인들을 감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 스마트 안전 기술 도입에 부정적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작업자 개인정보, 현장소장들의 노조 눈치보기 등이 이유로 적용을 기피하는 경우도 많았다.

스마트 안전기술을 도입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 안전장비를 설치하면 안전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스마트 안전 기술은 유해ㆍ위험요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기보다는 관리적 통제기법 중의 하나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 안전장비나 시스템을 구축하여 설치만 해놓고 처벌회피나 보여주기식 쇼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활용하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고철덩어리에 불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