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쇼크의 본질을 직시하라
월가쇼크의 본질을 직시하라
  • 국토일보
  • 승인 2008.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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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엎친 데 덮친 격이라더니 9월 위기설이 가까스로 잦아들자 이번엔 미국발 금융 쓰나미가 덮쳤다. 초대형 쓰나미인 월가의 쇼크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난기류의 중첩이다.

 

물론 미국 정부와 연방은행, 월가 금융회사들이 혼신의 힘을 쏟고 있어 금융시장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금융 불안을 근본적으로 잠재우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월가 시스템의 사실상 붕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여서 그 후폭풍에 온 세계가 전전긍긍하는 심리적 공황상태까지 빚어지고 있으며 이미 실물경제의 위축 현상까지 돌출하기 시작했다.

 

우리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음은 물론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경기 위축은 그 자체가 위기이기 때문이다.


 이미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이 연기되는 등 해외에서의 자금조달이 차질을 빚으면서 위기감을 실감시킨다. 뿐만 아니라 미국발 세계금융 시장의 불안은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투자자금의 유출을 가속화해 시중 자금난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개연성까지 짙게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국내 금융상황은 고금리와 부동산 부실, 가계부채 급증으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당장 국내건설사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안 그래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가능성 때문에 금융계가 알게 모르게 대출금 상환 압박을 높이고 있던 상황에서 월가쇼크까지 덮쳐 국내 자금경색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특히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관련 규제를 전향적으로 해제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쳐 규제완화 효과까지 상쇄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한 현안인 미분양 문제 등의 해소를 위해서는 수요기반의 확충이 관건인데 이번 쇼크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증시마저 폭락해 오히려 그나마 매수 여력이 있는 수요층까지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 불안감은 가중되는 양상이다.


 사실 건설사들의 미분양 사태 및 이로 인한 PF의 부실화, 그리고 소비와 수요기반의 핵인 가계의 채무급증 등은 우리 경제의 위기를 현실화시킬 가장 위험한 변수로 작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선제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선 건설· 부동산 부문에서 심각한 위기 국면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짙다.


 따지고 보면 미국발 금융위기의 본질도 1차적으로는 주택 거품 붕괴라는 건설· 부동산 부문의 부실에서 빚어진 것임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부터 폭락하기 시작한 미국의 주택 가격은 부실 모기지의 파산을 낳고 모기지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한 투자 회사의 자산 손실을 초래하면서 일파만파로 파장을 일으켰다.


 우리나라도 만일 주택가격 하락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부채비율이 높은 가계의 경우 꼼짝없이 개인파산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 파장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이렇듯 국내 건설사와 가계에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엄청난 해외 악재까지 밀어닥쳤으니 비상등이 켜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는 무엇보다도 이런 뇌관이 터지지 않도록 위기관리 시스템을 선제적이고도 실효성 있게 가동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한국도 버블이 꺼질 거라는 두려움이 확산되면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완화책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다 세계적인 신용경색으로 국내 금리까지 오를 경우 가계대출의 부실화까지 가세할 우려가 짙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위기의 본질을 직시하고 이들 뇌관의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는 주문이 따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