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27주년 특별인터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유병권 원장
[창사27주년 특별인터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유병권 원장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1.03.22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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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씽크 탱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유 병 권 원장에게 듣는다  

“전문건설업 질적·양적 성장 모색
수주 확대 지원 모델 지속 발굴 총력”

올 ‘RICON 15플러스’ 비전 수립… 건설산업 대표 전문 연구기관 위상 제고
저가제한 낙찰제․하도급 정책 분석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 근절 앞장

생산체계 개편 전문건설업체 새질서 신속 적응․시장 확대 등 현안 해소 노력
“미래 변화 능동대응 건설업 역할 재정립… 첨단산업으로 전환 가속화해야”

“그 어떠한 조직이든 전 구성원이 현안과제 해결을 위해 집중한다면 그 방법과 능력이 생깁니다. 이것이 곧 집단적 자각능력을 창출하는 원동력이지요.”
30년 공직 경험으로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유병권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
그는 건설산업의 기술력 확보는 곧 전문건설이라는 기본적 논리를 강조하며 전문건설업의 건전한 발전은 건설부국의 초석이라고 피력한다.
다음은 올 RICON(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주요 업무내용이다.

인터뷰=김 광 년 本報 편집국장  

- 건설정책연구원 올해 중점 추진 업무는 무엇입니까.

▲ 2021년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산업구조·인력·기술의 근본적 혁신이 요구되는 건설산업 변곡점이자 건설정책연구원 개원 1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올해 연구원은 ‘환경변화를 기회로 삼아 전문건설업 질적·양적 성장을 모색하는 연구’와 ‘15주년 기념사업’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우선, ‘전문건설업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환경변화를 기회로 삼아 질적·양적 성장을 함께 모색하는 연구’라는 목표 하에 총 35건의 연구과제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영세업체 보호방안 연구, 발주자-전문건설업체 직거래 플랫폼 구축 등 생산체계 개편의 후속조치 선제 대응과 새로운 질서 하에서 전문업체 수주 확대를 위한 지원 모델에 관한 연구에 나섰습니다.

또한 저가제한 낙찰제 효과분석 및 확산방안 연구, 하도급 정책의 성과분석 제언 연구 등을 통해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 개선(안) 제시에 힘을 모으겠습니다.

아울러 1기 신도시 리모델링 활성화 및 전문업체 참여방안, 전문건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제조업 연계·협력방안 연구 등을 통해 디지털·그린뉴딜과 연계한 도시·인프라 新수요 창출과 업체 新생산방식·기술 활용촉진을 통한 부가가치 향상 방안과 정책을 제언하고자 합니다.

이와함께 전문관련 시장, 자재·장비 등 생산요소 동향에 관한 종합정보 제공과 하도급 등 관련제도 효과·해외사례 DB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 건설정책연구원이 올해 15주년을 맞았습니다. 연구원의 더 큰 도약이 기대됩니다.

▲ 올 건설정책연구원이 15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에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기념사업은 연구원이 도약하기 위한 방향성 설정 및 역량 확보와 공감대 형성의 기회로 활용하고 전문건설업의 지속가능발전 모색 및 이미지 개선에 기여하고자 도서출판, 세미나·이벤트, 홍보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선 도서출판과 관련 연구원 대외 이미지 각인 및 전문건설업 이해 촉진을 위해 5권으로 구성된 15주년 기념총서(전문가용)와 단행본(일반대중용)으로 구분된 기념도서가 발간됩니다.

또한 연구원 역량 제고 및 홍보, 외연 확장을 위해 전문건설업 질적·양적 성장을 모색하는 연중 총 7회의 연속 세미나·간담회를 단독 또는 유관기관과 공동 개최하고, 전문건설 이미지 개선 및 발전 관련 동영상·웹툰·학생연구 공모전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와함께 ‘전문건설은 생활건설’이라는 전문건설업 이미지와 ‘내일을 연구하는 혁신 플랫폼’이라는 연구원 브랜드에 맞는 동영상, 웹툰, 브로셔를 제작하고 홈페이지·온라인 채널을 통해 보급·확산할 계획입니다.

- 건설정책연구원의 미래비전은.

▲ 지난 2019년 7월 연구원장으로 부임한 이래 건설정책연구원이 작지만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연구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유관기관 및 국내·외 연구자와의 협업과 연대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서울기술연구원 등 유관 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공동 연구·행사 추진, 정보교류와 함께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스트코로나 시대, 건설산업 대응과 과제 세미나, 디지털뉴딜·그린뉴딜 추진과제 세미나 등 세미나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활발한 대내·외 소통과 홍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문건설업을 비롯한 건설산업은 물론 건설정책의 중요한 한 축인 부동산·주택까지 연구주제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노력 뿐만아니라 개원 15주년을 기념, 건설정책연구원이 도약하기 위한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RICON 15플러스’ 비전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여기에는 건설산업 대표적 전문 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고, ‘내일을 연구하는 건설산업 혁신 플랫폼’이라는 연구원 브랜드를 형성하기 위한 비전과 미션 및 역할이 담길 예정입니다.

- 전문건설업 현안과제는 무엇입니까.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면.

▲ 현재 전문건설업의 최대 현안은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시장혼란을 최소화하고 전문건설업체가 새로운 질서에 신속히 적응해 수주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공공 발주자들이 1건 공사에 최대 14개의 건설업종 등록을 요구하거나, 기존 전문공사로 발주하던 연간단가 공사를 종합공사로 발주하는 등의 오발주 사례가 빈번해 시장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정한 상호시장 진출을 위해 발주 세부지침을 개정·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전문건설업체도 종합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하며, 무자격 시공시장이나 등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상호시장 진출에 따른 발주요령 연구, 전문건설업 지속가능발전방안 연구, 발주자-전문건설업체 직거래 플랫폼 구축 연구 등을 실시해 전문건설업의 현안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전문건설업 현안은 건설현장의 내국인 부족현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2021년에는 건설근로자 적정임금제, 기능인력 등급제, 전자카드제 시행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러한 3가지 제도가 시행될 경우 그동안 건설현장의 인력 부족을 대체한 외국인력의 고용은 힘들어집니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인력을 통해 해소한 내국 기능인력 고령화와 부족 현상을 당장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숙련도 부족, 고령화, 건설업으로의 유입 부족을 기능인력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 등의 지키기 형의 변혁만으로는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생산방식과 프로세스의 다양한 혁신을 통해 기능인력 수요 자체를 줄이는 동시에 다기능화하는 전략 채택을 적극 고민해야 합니다.

- 4차 산업시대, 건설산업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대한민국 건설산업이 명실상부한 국가기간산업으로서의 위상을 갖기 위해서는 부가가치와 新시장 창출이 용이한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이때의 산업구조 개편이라 함은 엔지니어링(건축설계 포함)과 시공의 분절, 전기·소방·통신과 건설의 분리 등 건설업 가치사슬의 통합을 저해하는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고, 모듈러 건축 등 새로운 건설방식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생산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그간 정부가 주력한 종합·전문의 업역과 업종 개편은 건설시공 분야의 수직적 생산체계에 국한된 산업구조 개편의 서막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여기에 머물지 말고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명실상부한 ‘융합과 통합’의 산업구조가 되도록 개편의 범위를 확대해야 합니다.

아울러 건설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기술혁신을 모색해야 합니다.

현행 생산 프로세스와 가치사슬에서 기술혁신은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 생산성 향상이 기대치보다 낮습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기술혁신의 눈높이가 중소기업의 현실상 엄두로 내지 못할 수준의 첨단기술의 개발과 적용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소 건설기업으로 하여금 작은 것부터 고쳐서 생산성 향상과 이윤 확보에 나설 수 있도록 중소기업 지원사업 및 R&D 체계의 전면 개선이 요구됩니다. 이와함께 대·중소기업·연구기관·스타트업간 기술혁신 협력모델 및 플랫폼 구축 등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가속화하기 위한 생태계의 조속한 구축도 필요합니다.

- 건설산업 발전방안 등 제언이 있다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 코로나19 팬데믹은 산업혁명에 비견할 정도로 사회·경제·문화의 변화를 가져왔고, 우리의 일상마저 바꿔 놓았습니다. 건설산업 역시 언택트, 디지털화에 따라 교육·주거·근무방식이 변화되고 있고, 재난의 상시화 우려로 인해 새로운 상품과 시장이 등장하는 등 변화의 물결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미래 변화의 큰 물결을 읽지 못해 사양의 길로 들어선 산업과 기업이 늘 존재했다는 점에서 건설업의 2021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건설업은 국가경제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토건족’이라는 불명예와 후진적 산업 이미지를 안고 있습니다. 이는 건설업이 여러 변곡점의 시기에 현실에 안주하는 愚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찾아온 변곡점의 시기에 우리의 건설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미래 변화에 맞게 건설업의 역할을 재정립해 첨단산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2021년이 건설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변곡점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며, 변화하는 상황보다 먼저 변화해야만 하는 냉혹한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정리=하종숙 기자 hjs@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