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백사마을 정비사업 12년 만에 본궤도
서울시 백사마을 정비사업 12년 만에 본궤도
  • 이경옥 기자
  • 승인 2021.03.0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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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형 주거지 재생 첫 발…전국 최초 ‘주거지보전사업’
백사마을 현황.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서울시 백사마을 정비사업이 12년 만에 본격화된다.

백사마을 정비사업은 전국 최초 주거지보전사업으로, 상생형 주거지 재생의 첫 발을 내딛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백사마을은 총면적 18만6,965㎡ 규모로 개발제한구역 해제 후 2009년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으로 지정됐다. 4일 사업시행계획인가가 고시됐다.

오는 2025년까지 개발과 보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총 2,437가구 규모의 상생형 주거단지로 변신한다.

기존 주민의 둥지 내몰림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도심 내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한 새로운 재생 모델이다.

시는 전국 최초로 ‘주거지보전사업’ 유형을 도입, 재개발 사업과 연계해 백사마을 고유의 정취와 주거‧문화생활사를 간직한 지형, 골목길, 계단길 등의 일부 원형을 보전하기로 했다. 사라져가는 주거지 생활사의 보전이 필요하다는 각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주거지보전사업’은 재개발구역에서 기존 마을의 지형, 터, 생활상 등 해당 주거지 특성 보전 및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건축물의 개량 및 건설 등의 사항을 포함,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을 말한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3월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해 ‘주거지보전사업’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주거지보전사업’은 백사마을 전체 부지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건설이 예정된 40,832㎡에 추진된다. 484가구의 주택과 함께 전시관, 마을식당, 마을공방 같은 다양한 주민공동이용시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수십 년 간 이어온 마을 공동체가 정비사업 후에도 깨지지 않도록 하고자 했다.

나머지 부지(14만6,133㎡)에는 노후한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최고 20층의 아파트 단지 및 기반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시는 백사마을 만의 차별화된 창의적 건축 디자인이 나올 수 있도록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부지를 총 28개 영역(공동주택용지 5개, 주거지보전용지 23개)으로 나누고, 총 15명의 건축가를 배치해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건축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특별건축구역’은 주변과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을 이끌어내기 위해 특별히 지정하는 구역이다. 지형과 어우러지고 주요 경관 축을 확보하는 배치로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열린 커뮤니티를 계획해 공공성을 확보하는 설계가 핵심이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 건축 시 건축법에 의거한 일조권 등 일부 규정을 배제·완화 적용할 수 있다.

백사마을의 경우 단지 간 분리 방지 및 소셜믹스(social mix) 정책 실현을 위해 주민공동이용시설의 개방과 단지 경계부 차단 시설물 설치를 금지하는 조건도 부여됐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재 주민 이주가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백사마을 내 건축물이 50여 년 이상이 지나 안전사고 위험이 큰 만큼, 2019년 8월부터 위험건축물 거주자 중 이주희망자를 대상으로 임시이주를 추진 중이다. 현재 전체 597가구 중 394가구(약 66%)가 이주를 완료했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은 “중계본동 재개발정비사업 지역 주민들의 오래된 숙원을 해소하고 서울 시민의 주택안정을 위한 공사의 역할이 다시 한 번 강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백사마을은 재개발로 인한 기존 거주민의 둥지 내몰림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도심 내 대규모 주택공급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상생형 주거지 재생의 새로운 모델”이며 “다양한 유형의 재생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 · 적용해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