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건설 문화를 위하여
투명한 건설 문화를 위하여
  • 국토일보
  • 승인 2008.08.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논단] 정 영 수 중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한국콘크리트학회 회장

  2008년에 우리는 실용정부라 일컫는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면서 기업 친화적 환경 정책을 추진하리라는 기대 속에 우리 건설 분야도 선진화를 위한 희망찬 꿈을 갖은 바 있다.

 

그러나 다소 진정기미에 있기는 하지만 치솟았던 국제 유가,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아직도 빈번한 촛불시위, 금강산 피격 사건, 일본의 독도 침탈 저의 등 많은 악재들이 한꺼번에 돌출되면서 MB 정부는 매우 어려운 국내외 환경 여건으로 시련에 봉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건설 분야도 고유가에 따른 각종 파업이 촉발되어 최근 많은 곤경을 겪고 있다. 더욱이 새로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선진화 과정에서 건설관련 거대 공기업이 뇌물수수는 물론이고 인사청탁과 전관예우, 수주비리, 개발정보 빼돌리기 등 거대 공기업의 각종 비리가 최근 일간 신문에 연이어 보도되면서 모든 건설 산업이 비리의 대명사로 비추어지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매우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다시금 건설 산업이 우리 국민들에게 비리의 온상으로 인식되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 건설 산업에 대한 자성과 이 지면을 통하여 미래 지향적 투명 산업으로의 탈바꿈을 위한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속칭 국가의 선진화란 물질적인 선진화와 정신적인 선진화의 양면이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지난 2007년 11월 30일 무역의 날에 우리나라는 년 7000억불 규모의 무역실적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11위권으로 발돋움하였음은 물론 우리의 GNP가 년 2만달러 시대에 진입했음을 자축하였으나 불행이도 우리의 국가 브랜드는 세계 31위에서 32위로 추락한 바 있다.

 

왜 우리도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면서 국가 브랜드는 세계 32위로 밖에 인정받지 못하는가 ? 우리는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는 비록 물질적인 선진화는 이루었지만 상생 문화의 결여와 곳곳에 부패가 만연되어 있는 등 정신적인 선진화는 아직도 답보 상태로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인 것이다.

 

국제적 반부패 NGO 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의 2007년도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고성장과 민주화의 고귀한 역사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 180개국 중 43위에 기록되는 부패한 국가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설명하고 있다. 

 

이제 우리 건설 산업의 선진화를 생각해 보자 ! 건설 산업의 선진화도 기술적인 선진화와 문화적인 선진화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철강재 생산 기술, 시멘트 생산 기술, 초고층 건축물 건설 기술, 초장대 교량 건설 기술 등 우리의 일부의 건설 기술은 이미 선진국을 추월하는 기술 수준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일부 건설사들은 세계적으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산학관연 구성원들의 각종 건설 산업에 관련된 문화에 우리의 고개를 돌려 보면 어떠한가?

 

과연 일간 신문에 보도된  건설관련 각종 비리가 공기업에만 있는 것인가 ? 

 

건설사 및 용역사 간의 담합 비리, 하청에 재하청 등으로 얽혀 있는 각종 건설 산업 선진화에 역행하는 일련의 사건들, 또한 각종 건설공사 심사 때마다 산학연의 심사자들이 발주제도를 악용하는 부도덕한 행위 등등... 건설 분야의 정신적인 즉 문화적인 관점에서는 선진화는커녕 아직도 후진국의 행태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도 우리나라의 부패 문제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건설 산업임을 지적하고 있다.

 

건설 기술은 인간 생활환경의 향상과 사회기반 시설의 구축 등, 삶의 질을 더욱 윤택하게 하는 실용학문으로서 인류 문명사회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여 왔으며 특히 우리의 건설 산업은 우리의 경제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결탁한 비리, 후진국 형태의 건설 산업 문화로 인하여 아직도 우리의 건설 산업이 비리로 점철되고 있음은 물론 환경파괴 산업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인 것이다.

 

우리의 건설 산업이 1960년에서 1980년 후반까지 국가의 기본 인프라 개발 및 정비, 많은 해외 공사를 수주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하여 왔음은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건설 산업은 현재 우리나라 GDP의 약 15% 내외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국가의 전략적 기간산업임은 자명하다.

 

우리나라 보다 인구에서는 각각 26배 및 2.5배, 국토면적에서는 100배 및 4배, GDP에서는 3배 및 6배인 중국과 일본에 의해 샌드위치된 우리나라는 그 미래가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하루 속히 물질적인 선진화는 물론 정신적인 선진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건설 산업도 기술적인 선진화는 물론 문화적인 선진화도 이룸으로써 명실상부한 선진화를 갖추어 수출 지향적인 산업으로 더 한층의 체질 개선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이는 꾸준한 선진 기술 교육을 통하여 우리의 기술력을 그들보다 3배 이상으로 키움은 물론 맑은 물의 건설 산업 문화를 이룩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선진국형 건설 산업 문화로 체질 개선하기 위해서는 건설 산업 구성원들 각자의 자성과 사고 및 행동의 변환을 통한 다음과 같은 혁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첫 째, 우리 정부 기관의 매우 우수한 기술 공무원들은 동안 국토종합개발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하여 국가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여 왔음은 자명한 사실이고 또한 나라에 대한 자긍심이 지대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종전의 하향식(top-down) 형태의 국가사업으로 인한 귄위주의적이고 획일적인 사고 방식에서 탈피하여 전관예우, 수주비리 등 각종 비리를 없애고자하는 투명한 법규 및 제도 개선에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술력보다 퇴직 공무원들의 로비력에 좌우되는 작금의 현실을 직시하여 투명한 건설 문화 조성에 앞장 서야 한다.


둘 째, 학교.연구소의 건설 관련 구성원들은 본연의 임무인 교육과 연구에 몰두하여 대외 경쟁력을 갖춘 젊은 기술자의 양성 및 미래지향적인 건설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시는 공사 발주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는 시공사.용역사의 노리개가 되어서는 나라의 미래가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또한 산학 공동 연구 사업을 활성화하는 법과 제도 개선에 방향 설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세 째, 정부투자기관 구성원들 또한 시장 원리에 부응하는 사업과 연구에 몰두해야 한다. 나라의 미래보다 일신의 안위만을 위하는 비리 생산에 탐닉해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건설 산업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왜 최근의 대학 출신자들이 사기업보다 공기업을 선호하는 추세가 만연하는 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인 것이다.


네 째, 건설 관련 사기업 구성원들은 예전의 1960-1970년대의 밀어붙이기 식의 공사에서 건설 산업의 본연의 임무인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상생과 지속가능개발(sustainable development)형 공사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로비력보다는 기술력 우위에 입각한 경형 혁신 전략이 우리 건설 산업의 미래를 가름할 것이다.

 

우리의 건설 산업이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력의 선진화도 중요하지만 건설 문화의 선진화가 우리의 현실에서는 더더욱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불확실성이 지배하여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작금의 세계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설 관련 구성원 모두 스스로의 의식 개혁과 미래 지향적인 법과 제도를 갖추어 투명한 건설 문화가 조성되도록 하루 속히 서둘러야 한다. 우리에게 시간이 많은 것이 아니다.

 

최근 공전하는 국회 건설교통위원회가 어서 빨리 본연의 모습을 갖추어 제반 법규 및 제도 정착에 심혈을 기울이기를 부탁드리며 위원들께서도 건설 산업의 제반 현실을 명확히 직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