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가치' 실현
[기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가치' 실현
  • 국토일보
  • 승인 2020.11.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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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호 한국국토정보공사(LX) 강원지역본부장

바야흐로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의 사회적 가치 실현은 경영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공공기관의 성과관리 범주는 크게 ‘경영관리’와 ‘주요사업’으로 나뉘는데, 사회적 가치 구현은 경영관리 부문에서 배점이 가장 높다.

기관의 경영전략·리더십이나 재무적 성과, 조직·인사관리, 보수·복리후생보다, 심지어 혁신과 소통보다 비중이 훨씬 크다.

이에 더해 성희롱·성폭력, 음주운전, 채용비리, 고용차별, 반부패 등 사회적 책무를 위반하면 최하등급까지 조정이 가능할 정도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평가는 매우 강하다.

사회적 가치가 비단 공공부문에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민간부문에서도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 54%가 글로벌 기업납품시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대한 평가를 받았고, 기준에 미달되면 협력사 선정에서 배제된다고 한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수출은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또 미국의 500대 글로벌 기업 대다수는 독립적 부서를 만들어 사회적 책임경영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가치가 뭐기에 공공, 민간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일까. 사회적 가치의 뿌리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정부 출범 후 발의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에 따르면 사회적 가치는 “사회·경제·환경·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로 정의된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윤, 소비자와 생산자 잉여, 일자리창출, 고용복지, 환경보존, 취약계층복지, 지역공동체기여 등 기관 또는 기업의 활동이 창출하는 공공의 이익을 포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적 가치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 포함된 것은 문재인 정부에 와서다. 그 이전에 유사한 지표로 ‘사회적 책임’이 있었는데 그 배점이 지금의 사회적 가치 지표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기관마다 하는 일이 달라 평가방식에서 개선해야 할 점들이 없진 않으나 매우 의미 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이제는 기관이 사회적 가치를 담지 않으면 살아남지도 지속가능하지도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과 지속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인명피해, 생산차질, 매출감소 등과 같은 직접적인 영향이 커졌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낯선 환경과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외부활동 자제 등 일상도 크게 바뀌었다. 사회활동도 비대면(언택트) 중심으로 세상 돌아가는 판(板)이 바뀌고 있다. 마치 5년 후 10년 후 미래에서나 가능할 듯한 풍경이 작금의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례 없는 비대면 시대에는 새로운 관점에서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한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가 소속된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민간기업 동반 해외진출 지원사업과 동반성장 사업, 지역발전 상생사업, 일자리 창출 등을 수행하고 있다.

강원본부도 관내 대학생 지적자격취득 지원, 유관기관 오픈데이터파트너(ODP)십 구축, 풍수해 피해지역 측량지원 등 고유업무와 연계된 사업과 더불어 사회복지관 배식봉사, 취약계층 연탄배달봉사, 자연재해·재난 복구지원과 같은 지역실정에 맞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의 대면 방식으로는 할 수 없는 게 많다.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깊은 성찰과 집단지성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필자는 언택트가 아닌 ‘온택트’에 답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