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사업관리 제도 도입 바람직하다
종합사업관리 제도 도입 바람직하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0.07.13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설사업관리(Construction Management)라는 단어가 처음 국내에 도입됐을 때가 생각난다.

그러니까 1995년쯤인가! 이제 국내 건설시장에서 주먹구구식 건설행정을 탈피하고 투명성 보장. 안전사고 방지 및 품질 확보 등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 말이다.

그 후 25년이 지났다. 과연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이 시점에서 그야말로 냉철하게 분석해 볼 절대적 필요성이 있다.

대한민국이 일반적으로 세계 6대 건설강국이라고 하는데 속을 들여다 보면 후진국형 그대로다. 변함이 없다. 아직 멀었다.

시공능력만 앞서 가선 국제경쟁력 확보는 요원하다. 관리능력을 갖춰야 하고 엔지니어링 능력이 리딩해야 글로벌 건설선진국으로 자리매김 가능하다.

그런데 작금 국내 현실을 보자. 25년 전 CM이라는 선진관리기법이 국내에 도입되자 마자 찬반 목소리가 팽팽하더니 기어코 시공 측에서는 ‘옥상옥’에 불과하다며 외면하고 먼저 자리잡고 있었던 감리측에서는 그게 그거 아니냐며 무시했다.

그렇게 업역 간 업종 간 갈등만 빚다 지나온 세월, 아무런 득도 없이 건산법에 CM의 정의 정도 법제화 하고, 건진법에서 글로벌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제도가 아닌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묶어주는 심각한 갈라파고스의 늪으로 추락,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에 기자는 최근 모 매체에 게재된 K모 박사의 기고에 전면 공감하며 이 글을 쓴다.

지난 20여년 CM활성화를 위해 취재현장을 뛰어 온 전문기자로서 필자는 국내 CM의 한계를 실감하며 이따금 토로한 적이 있다.

“국내 건설산업은 CM이 싹 틀 수 있는 토양이 아니다. 감리라는 존재가 깊숙이 민간 및 공공건설현장에 진한 맛을 주었기 때문에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 땅에 CM정착은 어렵다.”

요즘은 ‘어렵다’가 아니라 ‘안 된다’는 생각이 더욱 짙다. 제도가 도입된 지 25년인데도 아직도 국토교통부 공무원 조차 “CM과 감리가 뭐가 다른 것입니까?”라고 묻고 있으니 화도 나고 CM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자신이 한심하기까지 하다.

정말 땅을 치고 코를 묻고 싶다. 말인가 막걸리인가! 알면서 한번 슬쩍 떠~보는 것인지 아니면 정녕 몰라서 묻는 것인지 오히려 그 저의를 반문하고 싶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슨 ‘OOO 건설사업관리 용역’ 이니 하며 공공부문에서 엄청나게 선진관리기법 도입 적용하는 것처럼 으시대는가!

겨우 감리하면서 말이다. 그냥 ‘OOO 감리용역’ 이렇게 발주하라.

이제는 가식에서 벗어나 좀 더 솔직해지고 당당해지자. 보여주기식 행정 하지 말고 그냥 하던대로 하자는 얘기다. 그리고 차제에 감리처럼 나뒹구는 CM 접고 시대변화 맞춰 바꾸자.

K 박사의 권고대로 ‘종합사업관리’로 격상 도입할 것을 동의한다. 기존 CM은 이미 정체성과 순수성, 가치성을 모두 잃었다. 뿌리 깊숙이 파고 든 감리의 향수와 제도의 편리성에 힘입어 그 감리가 CM을 흡수, 먹어버린 셈이다.

발주자도, 산업계도 별 다를 바 없이 그들은 감리를 원하고 있다. 겉은 CM으로 포장한 감리를 하고 있으니 그냥 감리는 감리로서 그 기능을 주자.

그들만의 시장을 던져 주고 2020년 이 시대가 요구하는 글로벌 CM제도를 수준높게 도입하자.

그 동안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도 조금은 갖고 있으니 제도적으로 조건을 갖춘다면 충분한 효과와 만족할만한 성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비롯, 인천공항 건설, 새만금 건설 등 토탈 사업관리를 추구하는 제대로 된 종합사업관리(Total Project Management) 도입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