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안전문제에 걸린 '전문건설 대업종화'
기술과 안전문제에 걸린 '전문건설 대업종화'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7.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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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건설업계 "7~10년 이상 이론과 경험 쌓아야"
덩치 큰 업체 재하도급 우려… 부실시공 이어질 수 있어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전문건설 대업종화를 앞두고 최근 도장공사업과 지붕판금·건축물조립공사업 등 6개종 전문건설업이 대통합 저지 집회를 열었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방안 로드맵’에 따라 건설업종을 개편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반대하기 위한 업종의 생존권 사수 궐기대회다.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방안은 직접시공 활성화 및 다단계 구조개선, 업역·업종 개편 등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이 가운데 업역·업종 개편은 종합과 전문건설업간 업역을 폐지하고 유사한 건설업종을 통폐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정부와 업계가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이 업종개편이고, 전문건설업계가 주장하는 부분은 시공 고유의 전문성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업종 통폐합에 가장 크게 목소리를 높인 도장공사업계에서는 기술과 경험 없이는 부실시공과 재하도급 악습만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장공사업계 한 관계자는 “도장공사업은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전기화학적 등을 바탕으로 한 이론과 지식, 경험 등을 갖춘 종합기술분야”라며 “도장공사의 기술과 시공의 특성은 그 성질상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최소 7~10년 이상의 이론과 경험을 쌓아야 할 수 있는 공사”라고 설명했다.

또한 “40층 내외의 아파트 외벽 로프 이용 작업이나 철구조물 고공작업 등 특수기능과 정밀 시공관리가 요구되는 현장에서 재해와 직결되는 시공인 만큼 안전을 위해 도장공사 전문 업종에게만 작업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전문건설업 6개업종 대업종화 반대 집회서 우진도장건설 신승섭 회장은 “이미 전문건설업은 요단강을 건넜다. 모두가 죽어가고 있다”며 “전문건설이 전문건설다워야 전문건설이다. 오히려 세분화해도 모자를 판국에 통폐합은 말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전문성과 안전시공 문제는 지붕·판금건축물조립공사업,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 보링·그라우팅공사업, 습식·방수공사업, 조경식재공사업, 포장공사업 등에서도 주장하는 대목이다.

주로 업계에서 주장하는 부분은 전문건설의 원도급 공사 비중이다. 전문건설이더라도 하도급을 받는 대형업체들은 고유 전문성을 갖는 원도급 공사를 수행하기 어려워 재하도급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곧 부실시공과 안전재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그간 침묵을 고수했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는 최근 연이은 집회로 인해 이슈가 점차 커지자 개편작업의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해명작업에 착수했다.

전건협은 전문업체가 종합공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대업종화가 이뤄져야 하며, 종합건설사가 전문걸설업에 진입할 경우 오히려 기능인등급제 부분이나 직접시공 의무 부분에서 제한될 요인이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건설산업생산체계 개편 방안은 국토부와 국토연구원, 학계, 각 업계 등이 대대적으로 체계에 맞게 추진 중이기에 특정업계를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밀어붙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