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의 자존심
국토해양부의 자존심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1.06.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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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광 년 본보 편집국장



최근 무분별한 향응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초긴장 상태다.

자리에 앉아 근무하는 직원들은 물론 업무 차 방문한 사람들도 뭔가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가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즉 아무렇지도 않은 사안이 왠지 자연스럽지 못한 행동인 양 치부되고 편안하지 못한 마음을 자아내게 한다는 뜻이다.

물론 공직자가 공공사업을 추진하면서 상식선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했다면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 까지 국토해양 산업 선진화를 위해 충직하는 공무원들이 거의 대다수인데 현재 처해 있는 국토부 입장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이 글을 쓴다.

이번에 국토부 일부 공무원들이 룸 싸롱을 출입하고 수 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엄벌에 처해 공직자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토해양부에 근무한다는 자체가 부끄러울 정도로 명함 내밀기가 민망합니다. 이렇게 의기소침한 분위기가 계속되면 국정업무의 효율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겁니다.”

과연 국토해양부 공직자들이 그렇게 부패로 물들어 있나 현실을 짚어봤으면 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전체 물을 흐리게 한다’ 라는 말이 있듯이 국토부에 남아 있는 미꾸라지를 색출해 내는데 전 직원들이 일손을 놓은 채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돼선 곤란하다.

대다수 공직자들은 그야말로 투철한 국가관을 갖고 공무원이라는 자긍심과 책임을 직시하고 무거운 사명감으로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필자가 오랫동안 과천 정부청사를 출입하면서 보고 느낀 점은 ‘역시 공무원은 기본과 원칙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자 ’ 로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그들의 구겨진 자존심을 세워줘야 한다는데 힘을 실어주고 싶다. 그 어느 누구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특히 공무원은 명예를 먹고 산다.

公人으로서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주어진 업무와 관련된 정보 등을 개인적 사리사욕에 연계하지 않는 철저한 원칙을 그들은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더욱이 4대강 사업을 직접 관장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주야는 물론 휴일도 없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 정부의 최대 핵심사업으로 그야말로 이명박 정권의 명운이 달린 프로젝트다. 이들에겐 예정 기한 내 준공을 해서 천국같은 자연을 연출해야 한다는 지상 최고의 미션이 있다.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 각종 이권을 둘러 싼 옳지 못한 유혹이 매우 거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어느 조직에서든 발생하게 마련인 것이 사회에 악을 조장하는 경우가 꼭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수 천명이 모인 집단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돌출행동을 잠재울 순 없을 것이다.
때로는 이러한 것들이 조용한 사회를 일깨우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사실은 정부와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과 갈등을 하지 않고선 생산적 정책을 수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가서야 되겠는가!

연찬회, 세미나 등은 해당 이슈에 대해 향후 관련산업의 발전방향을 제안하는 발전적인 시간이다. 이를 두고 마치 정부와 업계 간 비리의 온상인 양 매도하며 앞으로는 가능한 한 이런 유사한 행사는 참가하지 말라는 지침은 바람직하지 않다.

바라건데 이번 사태를 가능한 한 빨리 봉합하기 바란다. 이미 엎질러진 물 다시 퍼 담을 순 없다.

엎질러져 더럽혀진 부분을 도려내고 또 다시 엎어져도 쏟아지지 않는 그릇을 개발해야지 물을 담지 않을 수 없잖은가!

신속하고도 철저한 규명과 아울러 6,000여명이 넘는 국토해양부 공무원들이 제2의 정신적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사회적 배려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knk@cdail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