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오리무중’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오리무중’
  • 이경운 기자, 문성아 인턴기자
  • 승인 2010.08.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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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지급보증… 현대, 대우 등 참여논란 일축

 

용산 랜드마크빌딩 조감도.
 

랜드마크빌딩 매입, 업계반응 ‘달라진 것 없다’ 

코레일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서 삼성물산을 배제하고 본격적인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코레일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광화문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같은날 열린 드림허브(PFV) 이사회에서 용산역세권개발(주)(AMC)에 대한 삼성물산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사업을 전면 개편하는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또한 코레일은 사업성을 보강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영입하기 위해 4조5,000억원에 용산 랜드마크빌딩 매입을 검토하는 등 강력한 사업추진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그동안 문제시 돼 왔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자금조달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랜드마크빌딩 매입계약금 9,000억원이 투입되면 PFV가 약 1조8,000억원대 채권을 선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코레일의 랜드마크빌딩 매입이 이뤄지려면 삼성물산이 AMC 지분을 양도한 후 경영에서 손을 떼고, 새로운 시공사의 9,500억원 지급보증, 출자사의 3,000억원 증자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

용산사업이 재개되면 코레일은 10조5,400억의 토지대금을 회수해 그 자금을 랜드마크빌딩에 투자하게 된다. 향후 랜드마크빌딩이 완공되면 매년 2,000억원의 임대료와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반면 코레일의 투자금은 초기 예상인 1조2,000억원에서 3조원 가량 늘어나게돼, 땅값을 받아 부채를 탕감하려던 목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PFV는 이달 31일까지 삼성물산측에 AMC지분을 양도하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로, 삼성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내달 8일 열리는 PFV 임시주주총회에서 AMC 계약해지를 위한 결의요건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개정은 삼성측이 PFV 이사회의 총 10명중 3명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존 이사회 5분의 4동의를 3분의 2로 낮추는 것이다.

이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삼성물산 배제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느냐와 새로운 시공사 선정이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

하지만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수주가 가능한 대형건설사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을 대신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A건설사 관계자는 “랜드마크빌딩 매입을 검토해도 사업구조는 바뀐게 없다”며 “1조원대 지급보증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기 어렵고, 기성불이 아닌 분양불 공사대금 지급은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공사비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과거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수주전에 참가했던 B건설사 담당자도 “땅값 상승으로 사업규모가 비대해진 이 사업에 존폐위기를 각오하고 지급보증에 나설 시공사는 단 한곳도 없다”며 “삼성그룹을 배경에 둔 삼성물산마저 포기할 정도로 사업성이 악화된 곳”이라며 사업참여 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