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 공급방식, 중앙→지방정부 주도 변해야"
"공공임대주택 공급방식, 중앙→지방정부 주도 변해야"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9.01.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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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성 및 다양성 등 수요층 눈높이 부합한 혁신 필요···지역과 민간 협렵체계 구축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저출산·고령화, 저성장 등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정부 주도의 기존 공공임대주택 공급체계에서 지방정부와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는 새로운 공급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20일 기존 공공임대주택 공급체계의 한계를 살펴보고 새로운 공급체계의 방향과 전략을 제안한 ‘새로운 길을 찾는 공공임대주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63년 ‘공영주택법’ 제정 이후 국내 공공임대주택은 꾸준히 증가해 2016년 기준 135만 8,000가구에 달했다. 양적 수준만 본다면 주요국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공공시행자가 지배적인 역할을 맡아 왔다. 반면 다른 시행자의 역할은 미미했다.

공급된 공공임대주택은 중앙정부가 94만 6,000가구를 공급해 전체의 69.6%를 차지했다. 지자체는 17.9% 수준인 24만 2,000가구를 공급, 공공이 전체 물량의 87.5%를 공급했다.

민간이 주도한 공공임대주택은 5년 임대 이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주택이 대부분으로 공공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공공임대주택에 실제 입주한 계층의 72.2%는 소득 4분위 이하 저소득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소득 1~2분위가 41.1%로 가장 많았으며, 3~4분위(31.1%), 5~6분위(19.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 주도의 공급정책으로 인해 단기간에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성과는 거뒀지만, 공공임대주택의 지역적, 사회적 수급의 불균형은 심화됐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경기도에는 전체 공공임대주택의 35.6%인 40만 8,000 가구가 건설된 반면, 주거지원 수요가 집중된 서울에는 15만 8,000가구(13.7%) 공급에 그쳤다.

무엇보다 공공임대주택의 1인 청년가구, 신혼부부, 고령 및 장애인 가구, 아동가구 등이 공공임대주택의 새로운 주거지원 수요층으로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봉인식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보급이 양적으로는 안정화에 도달한 현재는 주거공간의 지역성과 다양성이 보다 중요하다"며 "향후 주택정책의 변수는 물량과 시간이 아닌 지역 특성, 다양성 등으로 변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중앙집권적 공급체계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거나 중소규모의 다양한 주택을 공급하기 어려운 구조다. 기존 공급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재구조화 전략으로는 ▲중앙정부 주도 공급에서 지방정부 중심의 공급체계로 전환 ▲비영리 등 민간 공급주체 육성과 민간재원을 활용할 수 있는 공급체계로 전환 ▲수요가 있는 도심 내 공급을 확대하려는 노력 증대 ▲민간이 공급하는 저렴한 임대주택과 기존 공공임대주택을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으로 ‘공익임대주택’ 도입 등을 제안했다.

봉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공공임대주택의 안정적인 공급과 재고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주택정책의 지방화와 민간의 참여 확대를 전제한 공급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서민층의 주거문제 해소뿐 아니라 중소규모의 다양한 시행자, 설계자, 시공자들이 새로운 골목 생태계를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다양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