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비 높은 한국건설, 시공책임형 CM으로 재편해야"
"간접비 높은 한국건설, 시공책임형 CM으로 재편해야"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8.02.04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진국과 간접공사비 격차 최대 5.5% '심각'···개선 없이 고부가가치 해외건설 진출 '어불성설'
공정·원가관리 등 전문가 확보가 수주능력 전제조건"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건설시장이 2016년 대비 4% 성장한 1조 2,287억 달러 규모에 달한 것으로 미 FMI가 집계했다. 올해 역시 3%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럼에도 한국 건설업체가 미국 시장 진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 최근 건설회관에서 ‘시공책임형 CM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산학관 전문가 집중토론에서 등장했다.

조상우 DPR건설 아시아 대표는 “한국 건설업체가 간접공사비 경쟁력을 키우지 않는 이상 미국, 유럽 등 선진 글로벌 건설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논의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방향’”이라고 꼬집었다.

조 대표에 따르면, 한-미 양국 건설업체의 평균 간접공사비는 약 3.0~5.5% 가량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 건설업체는 4.5~7.0% 수준인 반면, 미국 건설업체는 1.5%에 불과한 상황. 직접공사비는 각국 시장 상황에 따라 비슷하게 산출되는 점을 감안할 때 간접공사비가 글로벌 선진시장에서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국 건설업체가 선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자료는 해외건설협회 실적 집계 자료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가 미국에서 수주한 공사 총액은 8,264만 2,000달러로 나타났다. 해외 수주에 성공한 국가 105개 중 미국은 31위에 그친 실적이다. 심지어 영국에서는 3만 달러(101위)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이란에서는 52억3,756만 8,000달러, 인도에서는 29억 1,589만 7,000달러를 수주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건설산업이 아직까지도 저부가가치형 산업에 머물러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다. 

이번 토론회에서 고부가가치화된 미국 건설시장으로 한국 건설업체가 진출하기 위해서는 ‘시공책임형CM’을 필두로 한국건설산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으로는 ▲CM전문가·프로젝트 관리자 양성 ▲글로벌 기준 부합 전문가 경력 관리 제도 수립 ▲적정 공사비 지급 등을 예로 들었다. 미국시장에서는 공사를 발주할 때 프로젝트 관리자의 경력을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 글로벌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한국 건설업체가 충족시킬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상우 DPR건설 아시아 대표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원가 관리 등 사업수행능력을 키우고 선진 건설시장에서의 수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와 건설업계가 생각하고 있는 글로벌 선진시장과, 선진시장이 시공사에 진정으로 요구하는 ‘기대치’가 완전히 불일치돼 있다”고 성토했다.

국내 건설산업 제도를 뜯어 고치는 일에 집중하기보다, 한국 건설업체의 인식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전환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미국 ENR에 따르면, 미국 건설사의 매출 상위 20위 업체의 경영실적 가운데 시공책임형CM으로 거둬들인 매출이 지난해 45%로 직전년도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