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거주와 투자목적에 따라 선호지역 갈려
한남동, 거주와 투자목적에 따라 선호지역 갈려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7.10.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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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재정비촉진구역 투자처로 각광

▲ 한남더힐 야경.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한남동이 거주와 투자목적에 따라 선호지역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그룹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대한민국 4대 그룹 재벌총수를 비롯 많은 재계·정계·문화계 명사들이 모여 사는 곳이 한남동이다.

한남동은 풍수지리적으로 남산에서 뻗은 용맥이 한강을 만나 지기를 응집해 재물이 쌓이는 ‘영구음수(靈龜飮水)’의 명당이라고 여겨져 많은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 교통 좋은 한남대로변… 슈퍼리치들은 비선호

하지만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같은 한남동도 투자와 거주목적에 따라 선호지역이 갈린다. 투자목적이라면 ‘한남동 재정비촉진구역’을 들여다보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지난 달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의 경우 현재 3.3㎡ 당 평균 1억원에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도심 업무지구와 강남 접근성이 편리해 선호도가 높다.

반면에 고액자산가일수록 지하철역이나 대로변과 떨어진 곳을 선호한다.

지난 달 국토교통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남IC~한남대교 구간 교통량이 하루 평균 16만 1741대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한남대로와 가까울수록 소음과 분진의 피해가 심할 수 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투자자문가 김모씨는 “슈퍼리치에게 있어서 집은 재산증식의 수단이라기보다 사생활을 보호 받고 개인의 욕구를 집안에서 해소할 수 있는 해방구에 가깝다”며 “차량 소음이 심하고 유동인구로 늘 북적이는 지역은 기본적으로 고액자산가들의 거주지로서 배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올해 실거래가 최고 금액을 기록 중인 한남더힐이나 땅값만 20~50억대에 달하는 서판교 단독주택용지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한남더힐은 경의중앙선 ‘한남역’을 도보로 이용하기에 불편하더라도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이 단지의 9월 한 달 간 거래량은 32건에 달한다.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연이어 나오고 평균 40억~90억에 달하는 고가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기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전국에서 30억 이상 고가주택 매매건수는 229건으로 2013년 30건과 비교해 7배나 증가했다”며 “고액 자산가들은 정부의 규제나 시장 영향을 덜 받아 가격도 ‘그들만의 리그’에서 책정되기 때문에 거래는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한남대로 옆 외인아파트 부지에서는 ‘나인원 한남’이 분양을 시작한다. 분양승인을 받지 않아 분양가는 미정이지만 한남더힐과 비슷한 수준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보관은 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남산 하얏트 호텔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