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220>동해안 산책
[詩가 있는 풍경]<220>동해안 산책
  • 국토일보
  • 승인 2016.10.1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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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송봉현님의 시집 ‘봄 오는 소리’를 연재합니다

 
■ 詩가 있는 풍경
송봉현 시인은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펜클럽 이사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부 국장, 한국기술사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건설엔지니어링 발전에 일익을 담당한 인물입니다.
 

동해안 산책

신년 연휴에
나는 동해안으로 간다
낙산사 아니라도
온통 염불소리 가득 메운
동해에 간다.

아가미 벌렸다
오무렸다
도미 생선회에 소주잔 즐기다
성난 해신(海神)에 곤장 맞는
동해안으로 간다.

몸이 못가면
마음이라도 간다
탁 트인 시퍼런 물 위로
내 어미는 둥그런 햇님
환한 웃음 안으러 간다.

바다는 서둘러 주홍색깔
수채화 펼치고
비린내 후각을 간지럽히는
해안선 따라 걸으며
한해의 설계를 담는다.

오죽헌에
긴긴세월 봄 기다려 서 있는
사임당 두루미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