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64> 좌절과 포기의 심리학!
[안동유의 세상만사]<64> 좌절과 포기의 심리학!
  • 국토일보
  • 승인 2016.05.0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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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팀장 /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정보지원팀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정보지원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좌절과 포기의 심리학!

우스개 소리로 멘델의 유전 법칙을 우리 조상이 먼저 발견했다고 하며 그 근거로 드는 말이 콩심은 데 콩나고 팥심은 데 팥난다는 말이다.

사실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을 멘델이 학문적으로 체계화한 것일 뿐이다.

비슷한 것으로 조조가 서량을 정벌하러 가면서 건조한 지역이라 병사들이 목말라하자 이 고개만 넘으면 자두밭이 있으니 조금만 참으라고 해서 모두 침이 고여 목마름을 이겼다고하는 삼국지의 고사를 들 수 있다.

조건반사의 전형이다. 파블로프가 개에게 먹이를 주면서 종을 울리자 나중엔 종만 울려도 먹이를 주는 줄 알고 침을 흘리게 된 실험을 조건반사 발견의 시발점으로 본다.

심리학적 실험을 하나 더 보자. 실험대를 두 구역으로 나눈 다음 철판을 깔고 개를 넣어 두고 밖으로 못 나가도록 벽을 세운 뒤 철판에 전기자극을 주는 실험이 있다.

찌릿한 자극에 놀란 개가 날뛰다가 우연히 옆 구역으로 넘어가면 전기가 통하지 않는 걸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자극을 줄 때마다 개가 알아서 옆 구역으로 뛰어 넘어가게 된다.

자극을 줄 때마다 불빛을 비추면 불빛만 보고도 옆 구역으로 넘어가게 되는 건 조건반사 실험의 일종이다.

실험을 조금 바꾸어 보자. 전기 자극을 주어 개가 옆 구역으로 피해갔는데 거기도 철판에 전기 자극을 주면 몇번 피해가다가 더이상 피해가지 않게 된다. 전기자극을 줄 때마다 움찔하고는 제자리에 그냥 엎드려 있게 된다.

이것은 포기란 심리의 실험이다.

노력을 해서 대안이 있으면 어려움을 피해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어떤 방책도 없을 때에는 좌절하고 새로운 대안 찾기를 포기한다.

그것은 비단 개의 경우만 아니라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작은 노력이라도 소모하지 않고 아끼려는 심리에서 불가능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얼마전부터 유행하는 말 중 하나가 헬조선이란 자조 섞인 말이다. 이땅의 삼포세대라는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고 하는 말이다.

대통령은 중동으로 가란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젊은이들을 더 좌절하고 분노하게 했다. 중동이 옆 구역이 된 것은 7,80 년대의 일이다. 지금은 중동이 안전한 피난처가 되지 못한다.

이런 와중에 젊은이들에게 좌절하지 말고 현실참여를 해서 헬조선을 바꾸라고 소리치는 목소리도 있다.

도올이 티비의 어느 강의에서 한 말이다.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내고 도전해 보라고 외치는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과연 젊은이들이 용기가 없고 도전의식이 부족해서 이런 삼포니, 오포니 하는 말이 나올까?

이 땅의 젊은이들은 전기자극을 받고 옆 구역으로 가도 또 전기가 흐르는 출구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누가 말했듯 힘내라고 하지말고 힘을 주라.

기성세대가 뒷세대의 풍요를 끌어다 쓰고 아무런 보상도 해 주지 않으면서 노력 운운한다. 젊은이들이 노력하려 해도 모든 가능성이 봉쇄돼 있다.

자본은 기성 재벌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이 독점하고 있고 정치는 기성 정치인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

취직이 어려우면 새로운 창업을 하면 되지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거나 스타트업의 가능성마저 원천봉쇄돼 있다.

정치를 바꾸면 되지만 기성 정치인이 진입장벽을 형성해서 파고들기가 바늘구멍만도 못하다.
로마의 평민들은 소수라서 일제히 성산으로 몰려가서 귀족의 항복을 받았지만 대한민국의 젊은이는 서로 뜻을 맞추기엔 너무 많고 기득권 세력도 많아서 각개격파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젊은이들을 또한번 좌절시키는 기성세대의 철없는 말들이 젊은이들을 포기란 심리로 몰아넣고 있다. 그야말로 헬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