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자리 창출의 동력, 긴요
[사설] 일자리 창출의 동력, 긴요
  • 국토일보
  • 승인 2009.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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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가시권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공식 실업자가 8년 만에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통계청을 비롯해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와 민간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 등으로부터 나왔다.


 지난해 10월 73만6000명이었던 실업자는 지난 1월 84만8000명, 2월 92만4000명으로 급증하면서 외환위기 직후에 근접하고 있다.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2001년 3월의 112만9000명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2월과 3월이 졸업과 취직시즌이어서 계절적으로 실업자가 많게 마련이지만 100만명을 돌파하게 된 것은 역시 경기침체의 탓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갖가지 수단을 동원해 경기를 살리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민간이 소비를 줄이는 등 핵심 경제주체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게 고용지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올해 안에 고용사정이 급격히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연간 마이너스 2.4%로 예상한 사실은 경제규모가 그만큼 축소된다는 뜻이며 일자리 역시 상응하게 줄어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자 100만명 돌파 등 고용지표의 악화는 결국 경기를 악화시키는 연결고리라는 점에서 그냥 둘 수 없는 사안이며 현시점에서는 고용지표의 추가 악화를 차단하는 게 정부나 기업의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그러자면 성장의 불씨를 살리고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북돋우는 일에 총력을 쏟아야 마땅하다. 이것이 곧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며 토양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금의 상황은 기업의 구조조정보다 오히려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가 주어져야 마땅하다는 판단도 하게 된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한국경제의 대외 신인도 확보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일자리를 희생하더라도 오랫동안 누적된 기업 부실의 청소가 급선무였다. 반면 지금의 경제위기는 기업 부실이 아닌 외부 충격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위기탈출의 최우선 과제도 구조조정보다는 고용 증대에 두어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더구나 우리 기업계의 경우 과거 10년 동안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을 갖춘 탓에 다른 나라보다 체질이 훨씬 더 튼튼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실정이다. 일시적인 유동성만 공급해주면 살아날 기업들이 널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형편이다.


 일자리 창출의 볼륨이 가장 큰 건설업종만 하더라도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따라서 기업 구조조정도 평상시처럼 채권단이 중심이 돼 현재의 저금리나 정부지원책에도 버틸 수 없는 한계기업만 솎아내면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 구조조정의 한파가 가장 먼저 몰아치면서 마치 건설기업들이 부실 덩어리인양 비쳐지는 작금의 양상은 그래서 고용 창출 측면에서도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게 실상이다. 미국 등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돈을 쏟아 붓다시피 하면서 자국 기업 지키기에 혈안인 것을 그래서 유념할 필요가 있을 듯싶다.


 이미 그 폐해가 지적됐다시피 고용 대란은 계층 갈등을 비롯해 가정 붕괴, 범죄 증가 등 여러 사회 문제는 물론 소비 감소에 따른 경기침체의 가속화, 금융 건전성 악화, 기업도산 증가 등의 막심한 폐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그만큼 비상한 대책이 요구되는 사안이라는 뜻이다.


 건설기업의 고용 창출 기능을 우리가 또다시 강조하는 것도 건설산업 자체의 일자리 창출 효과 뿐 아니라 제조업 등 연관 산업의 고용 창출 동반 효과까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 전반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업종이라는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재삼 강조하지만 지금의 우리 경제에는 구조조정보다 일자리 마련이 먼저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겪는 경제위기의 원인이 다르다면 처방도 분명 달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