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땅 거리고 사는 땅 부자
땅땅 거리고 사는 땅 부자
  • 국토일보
  • 승인 2013.03.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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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철 (주)공정인베스트 대표컨설턴트

권우철 공정인베스트 대표컨설턴트.
평소 부동산 경매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독학을 하던 후배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상의할 부동산이 있는데 상세한 분석과 지도를 바란다며 다소 격양된 목소리의 내용은 이러했다. 어느 날 후배의 내자가 부동산 등기필증을 보여주며 자신이 결혼 전에 모았던 6,000만원 정도의 자금으로 인천의 도서지방에 전원 주택지를 매입했는데, 실직 상태의 남편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처분을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 까지는 아주 흐뭇한 내용이다 싶었는데 문득 집히는 바가 있어 지번과 면적을 물어봤다.

660평방미터 정도의 준 보전 산지이고 매입 가격은 평당 30만원이라하는데 매도한 법인 회사의 얘기로는 3년만 보유하고 있으면 3~4배 정도로 가격 상승이 반드시 이뤄진다 하며 주변의 대지와 펜션 부지의 매매 가격을 상세하고 친절하게 자료를 통해 알려줬다는 줄거리. 순간 필자의 뇌리에 다가오는 것은 ‘당했구나’라는 외마디 비명이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어느 날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좋은 땅이 있는데 사서 3년만 묻어두시면 몇 배의 수익을 반드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직접 현장 답사하시고 설명을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전화를 보통은 외면하지만 비자금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던 경우나 ‘강남 복부인’을 흠모하던 주부들은 의외로 쉽게 호기심을 실천으로 옮기게 된다.

‘드디어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라는 순간의 판단과 현장답사를 하는 과정에서 충동구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텔레마케터의 언변과 설득에 혹해 귀한 돈을 무용지에 가까운 땅에 묻어버리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개통 이후에 거제도의 부동산 업소에 몰려오는 ‘예비 복부인’들의 하소연의 내용도 위의 줄거리와 다를 바 없다.

천혜의 섬 거제도의 임야를 마구 칼 분할해 선량한 주부들에게 거짓 대박의 기회를 안겨준 소위 ‘기획부동산’들이 만연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들은 주변지의 개발계획과 자료들을 나열하며 이러한 부동산 투자를 하면 반드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그야말로 땅땅거리며 살 수 있다는 궤변으로 유혹한다.

부동산에 대한 무지와 욕심의 결과로 얻는 것은 ‘수천만원’이 ‘몇백만원’도 되지 못하고 그나마도 아무런 쓸모와 용도가 없는 땅이라는 쓰라린 고통만을 안게 되는 것이다.

기획 부동산은 전환을 하고 있다. 뒤늦게 임야의 분할을 금지하는 법안이 사후 약방문 격으로 만들어 지게 되니 새로운 기획을 해 또 다른 미끼를 던진다. 소위 역세권 개발과 대박 토지 투자의 새로운 먹이를 만들어 마구잡이로 홍보를 하고 있다. 부동산 경매시장을 대박 투자의 지름길, 재테크의 황금기회라고 떠드는 사설 교육단체가 많아진 것도 최근의 빈번한 세태이기도 하다.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 하고 필자에게 안부 인사를 전해오는 이에게 필자는 다소 당혹한 답변을 한다. “부동산 경매를 하면 떼돈 번다며 거짓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 무슨 황당한 답변이냐며 반론하는 수강생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말을 숱하게 하고 있다.

국내에 출간되는 부동산 관련 책자들을 접하며 회의에 젖을 때가 많다. 부동산 투자를 하면 무조건 부자가 되고 왕도, 희망, 대박, 돈이 되는 등등의 현란한 제목으로 무조건적인 주장과 권유를 마치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보는 것처럼 아예 단정지어서 강조하는 사례를 보면서 개탄을 금치 못한다.

대박의 허황된 꿈을 믿고 쉽게 뛰어드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어리석은 선택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공부하라. 그리고 기다려라. 자신이 제대로 된 부동산에 대한 지식과 자신을 얻기 전에는 절대 돈 주머니를 열지 말아야 한다. 매입은 쉽지만 매도는 결코 수월하지 않는 것이 이 시대의 부동산 시장인 까닭이다.

<본보는 부동산 재테크의 꽃 ‘실전 경매 투자’ 칼럼을 격주로 게재합니다. 칼럼니스트 권우철 공정인베스트 대표 컨설턴트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숨은 투자 고수로 지난 2003년 부동산 공경매사 자격을 취득하고, 구미대학교와 부산 경매학당 등에서 부동산 실전 경매 강의를 맡아왔습니다. 현재 다음 카페 부산공경매, 구미공경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