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탐사 성공 가능성 20%를 말했다.
에너지 업계가 자원 탐사 시추 가능성을 대체로 10% 내외로 산정하는 것에 비해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에서 두배가 넘는 확률을 자신있게 밝혔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이 지역에는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 상당의 천연가스와 석유가 매장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치로 잡으면 국내에서 개발한 동해가스전의 300배가 넘고 천연가스는 앞으로 최장 29년, 석유는 4년간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매장 가치를 따지면 삼성전자 현재 시총의 5배 수준에 달한다. 대통령의 발표 이후 가스공사 주가는 30% 이상 급등했고 대성에너지, 에쓰오일 등 석유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등락했다.
동해 영일만 일대는 '대왕고래'라는 프로젝트명(동해8광구와 6-1광구 북부)으로 산업부와 석유공사가 미국 민간업체와 협업을 통해 비밀리에 매장 가능성을 분석했다고 한다.
석유공사 측에 따르면 늦어도 올해 11~12월까지는 시추작업 시작을 목표로 탐사선과 인력 투입을 계획 중이다.
발표대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명실상부한 한국의 산유국 진입의 '꿈' 실현도 불가능하지 않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정부 당국의 언론, 나아가 국민과의 소통문제다.
대통령 발표까지 산업부나 석유공사 고위직을 제외하고 하위직 및 실무진들도 대통령의 당일 브리핑 내용을 잘 몰랐다는 후문이 들린다는 점은 심각한 이슈다.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부족한 자료도 문제가 된다.
이 지역은 정부가 원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지역이다. 1976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과 2014년에도 원유 개발로 거론된 지역이었지만 당시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 전례가 있다.
보다 많은 정보 제공과 공개로 언론 등의 팩트체크가 필요한 이유다. 며칠사이 쏟아지는 산업부 해명자료는 이 과정이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5일 산업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TF'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홍보 TF'를 구성했다고 한다. 산업부 인력과 석유공사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도 참여해 국민적 관심이 높은만큼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목표라고 한다.
자원 탐사 시추 성공 가능성 20%. 5번 탐사 및 타공으로 1번 성공할 확률이다. 개선됐지만 4번은 실패한다는 소리다.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높다. '제로섬 게임'인 자원개발은 실패하면 투입된 시간과 예산은 보전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시작부터 좀 더 면밀한 크로스 체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