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한잔의 여유] 백파(百破)
[茶 한잔의 여유] 백파(百破)
  • 국토일보
  • 승인 2012.08.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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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 태 혜원까치종합건축 대표이사 / 한국건설감리협회 회장


백파百破

펜싱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런던올림픽에서 10번째 금메달을 따게 되면서 또한 우리나라가 역대 올림픽 경기에서 그동안 따낸 금메달의 총 숫자가 백개가 됐단다.

이번 올림픽엔 10개의 금메달을 따서 10등 이내의 성적을 거둔다는 목표였는데, 목표보다 세개를 초과해 총 13개의 메달을 따면서 올림픽 전체에서 딴 총 숫자는 103개나 됐다고 한다.

우리가 딴 메달종목을 보면 사격, 양궁, 펜싱, 유도, 태권도 등이며 특별하게도 체조에서 금메달이 나왔다. 이를 잘 보면 모두 싸우는 종목이다. 직접 마주해 싸우는 유도와 태권도 및 펜싱, 그리고 쏘아서 공격하는 양궁과 사격 등이다.

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겠지만 어쨌든 대단한 숫자의 메달을 거두고 있다.

이번에 목표한 금메달의 숫자인 10이라는 숫자는 ‘열십(十) 자, 많을 십(十)자’로 불리운다. 한자에서 가로(一)는 ‘하나로 모으다, 수평, 하늘’ 등을 의미하며, 세로(ㅣ)는 ‘세우다, 수직, 높음’을 의미해, 가로와 세로를 합쳐 열십자가 됐고, 주먹을 모아(一) 쥐고 있다가 손가락을 세우고(ㅣ) 펴 보니 손가락이 열 개임을 알 수 있다는 뜻도 되며 ‘시방(十方) 세계는 많은 것이 있다’ 해 ‘많을 십’이 된다.

그 ‘많을 십’이 열번이나 겹쳐야 이루어지는 백(百)이라는 숫자는 ‘일백 백과, 많을 백’ 이라는 뜻이 된다. 백(百)은 ‘해(日)가 뻗히는(ノ) 낮엔 밝고, 밝은 색은 흰색이라서 만들어진 흰백, 밝을 백(白)’에서 만들어진다.

‘백(百)’은 ‘白 + 一’이 합쳐져 ‘하늘(一)은 하얗다’와 ‘흰 머리카락을 모으니(一) 백(百)이 된다’는 뜻도 된다. 인간수명 백수(白壽)는 99세를 의미한다. 백세에서 한일 (一) 자를 뺀 나이를 ‘백수’라고 부르니 99세와 100세와의 그 한 살 차이를 마저 채우기가 얼마나 어려웠으면 한 살을 빼고 ‘백수’라고 부르겠나…

‘백문이 불여일견, 독서백편 의자통, 사위는 백년손님, 백년대계, 백년하청, 백발백중, 백약무효, 백전백승, 일당백, 백척간두, 백리지재, 제자백가…’ 등 백이라는 숫자가 큼을 표현하는 말은 백(百) 개도 넘을 것이다.

‘百’은 초등시절 국어 책에 소개된 고시(古詩)에 ‘대천바다 한 가운데 중침 세침 빠지었다 / 여나믄 사공놈이 끝 무딘 노대로 바늘귀를 꿰어 냈다고 / 온 놈이 온 말을 하더라도 님이 헤아리소서’에 ‘온'’으로 등장한다.

‘온’은 관형사로 ‘전부의, 모두의…’ 라는 뜻과, 수사로 ‘百’ 이라는 뜻을 갖는다. 百 이라는 뜻의 ‘온’이 들어가는 ‘온갖’ 이란 말 또한 ‘모두의, 모든 종류의’ 란 뜻을 내포하고 있어 이래저래 ‘무지 많다’는 의미를 갖는다.

유사이래 처음으로 체조에서도 금메달을 따게 돼 총 금메달의 숫자가 백개를 돌파하여 백파(百破)가 됐다는걸 보면서, 헌드레드클럽에서 헤매다 100개를 깨고 백파를 했다고 으스대던 골프 초보시절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