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소음진동기술사회,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 정식 이의 제기
(사)한국소음진동기술사회,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 정식 이의 제기
  • 선병규 기자
  • 승인 2022.05.09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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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소음측정망 운영관리 용역 입찰조건 변경 요청’ 공문 전달
입찰 공고내용 중 크게 4가지 법적 문제 조목조목 지적
한국소음진동기술사회, 한국환경공단 부실용역 초래하는 최저가 입찰유도 꼼수 큰 문제

[국토일보 선병규 기자] 본보가 5월 3일 인터넷판에 단독 보도한 ‘한국환경공단, 가격후려치기 최저가 입찰 부추긴다’ 제하 기사와 관련 (사)한국소음진동기술사회(회장 조만희)가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에 정식으로 문제 제기와 함께 입찰조건 변경을 요청하고 나섰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등 정부측이 업계와의 소통의 모습을 보일지, 먹통의 복지부동 스탠스를 유지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달 6일 (사)한국소음진동기술사회는 최근 인천지방조달청에 공고된 ‘2022년도 소음측정망 운영관리 용역 입찰건에 대한 입찰조건 변경 요청문’을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사장 안병옥)에 각각 제출했다.

소음진동기술사회가 이번 입찰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크게 4가지다.

첫째로, 기술사사무소(소음‧진동) 배제다.

입찰 공고 내용에는 투찰할 수 있는 업종사항 제한에 ‘엔지니어링사업(소음, 진동)’을 등록한 업체로 국한돼 있다.

그러나 현행 기술사법에는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에 따른 ‘엔지니어링사업’을 수행할 때 기술사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사사무소 또는 엔지니어링활동주체를 등록한 업체로 자격조건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는 환경소음측정업무를 위해 추가로 측정대행업(소음‧진동)면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 공고된 사업들을 보면 기술사사무소 또는 엔지니어링활동주체를 등록한 업체로서 측정대행업(소음진동) 면허를 보유한 업체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환경공단의 용역 입찰에는 측정대행업 면허 자격제한이 빠져 있다는 것.

셋째로 표준 단가 산정 문제다. 

통상 엔지니어링사업을 발주하는 경우 표준 품셈을 적용하고 있다. 

2022년 1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소음·진동엔지니어링 표준품셈’을 공표했으며, ‘측정망 측정 엔지니어링’에 대한 표준 품셈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환경공단이 인천조달청을 통해 공고한 입찰에는 표준품셈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부칙에 2022년에 공표된 표준품셈은 2023년 신규사업부터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설계단계에서 이미 공표된 엔지니어링 대가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기술사회는 표준 품셈을 적용해 입찰가격을 결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문제되는 기술 변별력 없는 최저가 입찰 방식이다. 

 규격(기술)ㆍ가격 동시 입찰인데 기술평가가 변별력이 없는 방식으로 진행돼  결국 최저가 업체가 낙찰되는 구조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기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업체별 출혈 경쟁만 부추기는 상황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기술사회는 입찰 참가업체의 기술력을 충분히 평가해 우수한 업체가 낙찰될 수 있게 제안서 평가 등의 입찰 방식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국소음진동기술사회 조만희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과학기술부국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번에 진행하는 한국환경공단의 입찰은 결국 부실용역을 초래하는 최저가 입찰 유도를 위한 꼼수로 해석된다”면서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개선해 최선의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환경공단 담당사업부서는 이번 입찰과 관련해 언론과 기술사회에서 지적한 부분에 대한 개선의 노력도 없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해명으로 일관하며,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해되지 않는 변명을 내세우며 내년도 사업에 반영하겠다는 구태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기술 배점을 늘리고, 적정 가격을 유지하라’는 정부 방침에 역주행하고, 전형적인 후진국형 업무로 일관하는 이번 한국환경공단의 입찰 진행에 환경계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 소음진동기술사는 250여 명으로, 이 가운데 150여 명이 한국소음진동기술사회 소속 회원이자 최고 전문가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