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갑을장유병원] 허리힘 못 쓰면 '요추-척추 불안정증' 의심
[의학칼럼 갑을장유병원] 허리힘 못 쓰면 '요추-척추 불안정증' 의심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1.03.08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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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대 신경외과 전문의
갑을장유병원 과장

노화 인한 척추 퇴행성 변화 가장 큰 원인
수영·걷기·자전거로 허리 근육 강화 운동 예방

아직 좌식생활이 대부분인 한국사회에선 이따금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힘겨워하는 어르신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리가 약해서가 아니라 허리 때문에 더 힘겨워하고, 자리에서 일어설 때마다 주위의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허리힘을 못 쓰는 상태를 보인다면, 원인은 요추 척추 불안정증일 수 있다.

요추가 불안정하면 자세를 변화시킬 때 허리뼈가 움직이면서 허리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자세를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거나 서 있는 것조차 힘들 수 있다. 이렇듯 자세를 바꾸는 것조차 힘들게 만들고 쉬운 동작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 척추불안정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척추불안정증이란 척추뼈가 위아래의 정상적인 위치에 있지 않고 어긋난 상태를 말하며 척추 뼈 사이 연결부위가 분리되고 벌어지면서 요추의 흔들림을 만드는 질환이다. 허리디스크, 척추 협착증 등 대부분의 허리질환이 동반돼 나타날 수 있다.

 

■ 척추불안정증 증상과 원인
척추불안정증의 증상은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의 증상과 비슷하다.

척추불안정증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 증상은 앉았다 일어날 때와 오래 앉아 있을 때 허리가 많이 아픈 것과 통증으로 허리를 잘 펴기 힘들어할 수 있고 간단한 체위 변환, 동작조차 힘겨워 하는 경우도 많다.

그 밖에 오래 걸으면 엉덩이 통증과 함께 다리 힘이 빠지며 다리가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척추불안정증으로 의심할 만한 증상이 나타나면 척추 전문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척추불안정증은 성인 인구의 0.4-8%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는 질환이다. 이 질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노화로 인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들 수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척추 뼈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인대나 디스크가 약해져 척추가 불안정해진다.

척추불안정증 원인은 크게 선천적인 원인과 후천적인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으로는 척추분리증(척추 전방전위증)이 있는 사람은 척추불안정증이 생기기 쉽다. 후천적으로는 평소 자세가 바르지 않고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발생한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의 경우 허리의 운동량이 적어 허리 근육이 약해지면 척추불안정증이 생길 수 있다.

요추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는 만성 디스크 변성 또는 척추 관절 변성, 척추 분리증, 척추 전방 전위증, 혹은 후방 전위증, 척추 측만증, 척추 수술로 인한 합병증, 사고로 인한 외상 등이 있다.

 

■ 척추불안정증 진단과 치료
척추불안정증의 진단:

자세한 문진, 이학적-신경학적 검사를 먼저 시행 후 dynamic X-ray(역동적 방사선 촬영, 척추 불안정증 소견: 요추 4.5mm 이상의 척추체 전위, 22도 이상의 분절각). 척추 불안정증으로 인한 추간판이나 추간공 협착에 의한 신경 압박 여부는 CT, MRI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 하다.

척추불안정증의 치료:

일반적인 치료원칙처럼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보존적 치료로는 안정, 약물, 물리치료, 신경 주사치료, 척추 근력 강화 위한 운동치료 등을 우선적으로 시행할 수 있고, 이에 호전 없을 경우 시술적 치료로 PEN(percutaneous neuroplasty: 경피적 신경 성형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로 신경 감압 및 유합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의 적응증으로는

1) 척추 불안정증으로 야기되는 전위된 뼈, 디스크 탈출, 협착증의 과비후된 인대 및 후관절에 의한 척추 신경압박이 심해 생기는 마미 증후군, 하지 근력 저하의 경우

2) 보존적 치료중, 신경학적 증상(하지마비)의 악화

3) 보존적, 시술적 치료에 호전이 없는 경우

4) 일상생활 영위가 불가할 정도의 통증 및 불편감이 있을 경우 수술적 가료가 필요하다.

 

■ 예방
생활이 점점 현대화 되면서 잘못된 자세 및 생활 습관으로 척추 질환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나이에 무관하게 발병되고 있다.

따라서 평소에 바른 자세와 운동이나 작업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척추 주위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습관을 가지며 아울러 척추 주위 근육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다.

수영, 걷기, 자전거타기 등 허리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척추불안정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체중 증가는 허리 건강의 적이므로 젊을 때부터 식습관을 잘 지켜야 한다. 하루 세 끼 기본 식사를 하되,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실제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척추불안정증 환자가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줄이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척추불안정증을 예방하려면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게 식사 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한다.

척추불안정증은 치료 후 관리도 중요한 질환이다. 간혹 비수술요법을 받고 증상이 나아지면 운동 등 관리를 안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허리는 자세가 안 좋아지면 금세 나빠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척추불안정증 치료를 받은 환자는 병원에서 알려준 허리 근육 강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하며, 허리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삼가야 해야 한다.

척추불안정증은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로도 충분한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 습관과 식습관의 유지, 스트레칭 및 척추 주위 근육 강화 운동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아울러 척추불안정증이 발병했을 경우, 증상, 신경학적 이상 유무, 영상학적 병의 정도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 시술적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의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하면서 척추를 튼튼히 하는 운동을 병행할 때 가장 만족할만한 건강상태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