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 “불합리한 관행․제도 개선 총력”
[인터뷰]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 “불합리한 관행․제도 개선 총력”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0.03.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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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에게 듣는다  

“불합리한 관행․제도 개선 총력
엔지니어링 글로벌 진출… 선진 역량 결집”


낮은 사업대가․고급 기술인력 이탈․과도한 규제 등 현안해결 시급
엔지니어링산업 혁신 앞장… 엔지니어링 강국 만들기 초석 마련
4차 산업 대비 엔지니어링 시장 확대․고부가가치 산업 재도약 전력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대한민국 엔지니어링산업은 현재 낮은 사업대가, 고급 기술인력 이탈, 과도한 규제 등 현안해결이 시급합니다. 4차 산업시대, 엔지니어링의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작금 업계 현안해결과 산업 지속발전을 위해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국내 엔지니어링을 대표하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제19대 회장에 취임, 본격 행보에 나선 이해경 회장의 일성이다.

“제값 받기는 공정거래 질서 확립이 최우선 조건으로 제값주고 제값받는 풍토조성이 정착돼야 한다”는 이 회장은 “특히 관행개선, 즉 적폐청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으로 한국 엔지니어링산업이 세계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초석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44년 건설 외길인생을 걸어온 이 회장은 국내 최초의 침매터널이자 세계 최대의 수심,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거가대교 민자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인물로 건설엔지니어링업계 실력자이자, 거목으로 통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 일답이다.

- 협회 중점 운영방침은.

▲ 지금 엔지니어링산업은 과도기에 서 있다. 엔지니어링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낮은 사업대가, 고급 기술 인력의 이탈, 과도한 규제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 주어진 시간동안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우선 살아 움직이는 협회를 만들겠다. 업계 권익 제고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 특히 업계와의 소통 강화에 만전, 도출된 문제들은 협회 內 Task Force를 구성하거나 협회내 운영되고 있는 11개 운영위원회를 활용, 해결방안 모색은 물론 지속적인 연구 활동으로 해법 제시에 나서겠다.

또한 관련 협회, 학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의거하면 엔지니어링은 15개 기술부문으로 나누어지는데 각 기술부문별로 별도의 협단체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엔지니어링협회가 중심이 돼 건설, 정보통신, 설비 등 개별 협회나 학회 등과 폭넓게 힘을 합친다면 업계의 현안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엔지니어링산업에도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접목시킨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과거 설계한 내역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4차 산업화를 위한 정부지원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

- 협회 2020년 주요 업무계획은.

▲ 각종 규제 완화 및 시장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령 개정 추진에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적정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사업대가 산출 및 지급 근거를 마련하고 엔지니어링산업에 공통적인 사항은 산재된 개별 법령이 아닌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서 총괄적으로 규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PQ서류를 전자문서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해 서류 간소화 기반 마련은 물론 업무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적정대가 산출을 위한 엔지니어링 표준품셈 개발은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협회는 2018년 국토계획 등 6건, 2019년 수도정비기본계획 등 7건의 표준품셈을 제․개정한 바 있다. 올해는 해양공간, 방사성폐기물 처리 등 신규품셈 마련 4건 및 지반조사, 수도정비 등 기존품셈 전부개정 4건 등 총 8건의 표준품셈을 제․개정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편리한 표준품셈 적용 및 활용을 위해 국토계획과 정보통신감리를 시작으로 대가 산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해외진출 활성화와 국내 발주 방식 선진화를 위한 연구도 추진한다. 국내 기업의 실질적인 해외시장 점유율을 파악함으로써 한국 엔지니어링산업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글로벌 인프라 시장의 변화를 지역, 국가, 사업공종 등의 측면에서 다양하게 분석해 변화하는 해외시장에 대처할 수 있는 진출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 주요국의 발주방식을 조사해 대한민국 발주방식의 개선방안을 제시하겠다.

아울러 국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 엔지니어링업계가 수행해야 할 많은 일이 사장되고 있어 공공 및 민간부문에서 놓친 모든 업무를 찾아 업계 시장 확대를 견인한데 주력하겠다.

- 4차 산업시대, 건설엔지니어링 진흥을 위한 당면과제는.

▲ 4차 산업시대, 엔지니어링산업은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엔지니어링을 시공의 하청으로 취급하는 풍조가 계속되고 있으며 공기업이나 시공사와 비교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은 우수한 청년층의 취업기피로 이어져 산업의 경쟁력이 정체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적정한 사업대가를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는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정부의 계약제도에 그 원인이 있다.

대가가 제대로 주어지려면 먼저 적정한 예산이 편성돼야 하고, 낙찰율의 적정수준과 함께, 사후정산체계가 확립돼야 한다. 그동안 협회와 업계의 노력 끝에 엔지니어링요율 상향, 적격통과점수 조정·변경을 통한 낙찰하한율 인상, 투명한 대가 산출을 위한 표준품셈 관리기관 지정 등 일부 성과가 있었으나 여전히 제 값 받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 엔지니어링업계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나가겠다.

협회 정책연구실에서 최근 5년간(2014~2018) 수주실적을 모두 신고한 엔지니어링 기업 1,068개사의 수주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규모 10억원 미만의 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28.8%를 차지하고 있으나 수주 금액 비중은 2.9%에 불과해 소기업과 중대형 기업 간의 수주 양극화가 심각하고 서울과 지방간의 수주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엔지니어링업계가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협회도 지회, 협의회 등을 활용해 업계와 계속해서 고민하고 협의함으로써 균형발전 촉진에 앞장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