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건설노동자 임금 착취 외국인 건설업자 구속
외국인 건설노동자 임금 착취 외국인 건설업자 구속
  • 김준현 기자
  • 승인 2019.01.3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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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건설일용 노동자 14명 임금 3,627만원 체불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공사 현장에서 일꾼을 직접 감독하는 속칭 ‘십장’인 불법체류 조선족 건설업자가 예멘 외국인 건설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하다가 꼬리가 밟혔다.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은 29일 외국인 건설일용노동자 14명의 임금 3,627만 원을 체불한 불법체류 개인건설업자 유모씨(35세,중국인)를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불법체류자인 유씨는 ‘90일 이하로 단기방문만 가능한 동포방문 사증(C-3-8)’으로 2013년 이후 21차례 입·출국을 반복했고, 경기도 시흥시 일대 건설현장에서 비계를 해체하는 개인건설업을 불법으로 행하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했다.

유씨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예멘인 노동자(32세)는 아내가 제왕절개수술로 아들을 출산하였지만 병원비가 없어 퇴원을 하지 못했고, 나이지리아인 노동자(47세)는 집세를 내지 못해 열악한 곳으로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가 휴대전화가 파손돼도 수리하지 못하는 등 큰 불편과 생활고를 겪고 있다.

유씨는 근로감독관의 15회 출석요구에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일정한 거소 없이 찜질방, 모텔 등을 떠돌면서 도주를 하다가 근로감독관의 집요한 추적으로 체포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안산지청 이대령 근로감독관은 유씨에 대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유씨의 동선을 파악하고 1주간 잠복수사 끝에 1월 27일 시흥시에 있는 친구 집에서 유씨를 체포했다.

이 감독관에 따르면 “유씨는 공사대금 수억원을 지인의 통장으로 지급받고도,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이 강제출국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상습적으로 임금을 착취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여 구속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해 국내 외국인 노동자 임금체불액은 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특히 건설업종 임금체불액은 2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나 늘어나는 등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다.

김호현 안산지청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체불은 그들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도 실추시키므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해 고의·상습적으로 체불한 사업주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