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재완 회장에게 듣는다
[인터뷰]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재완 회장에게 듣는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8.04.0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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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글로벌 스탠다드화 시급하다”

“엔지니어링, 글로벌 스탠다드화 시급하다”

가격·운에 의한 낙찰자 선정은 기술경쟁력 저하 ‘문제’
엔지니어링 학경력 기술자 인정·대가현실화 등 제도 개선 전력
고부가가치 핵심역량 강화 통한 해외시장 진출 힘모아야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국내 건설시장 한계로 해외시장 진출 확대가 강조되는 작금 엔지니어링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해법입니다. 그러나 PQ제도로 불필요한 잉여인력을 안고 가야하는 현실에서는 젊은 우수인재 양성이 어려울 뿐만아니라 가격과 운에 의한 낙찰자 선정 역시 기술경쟁력 제고에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어 제도의 글로벌화가 시급합니다.”

대한민국 건설엔지니어링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하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재완 회장.

국제컨설팅엔지니어링연맹(FIDIC) 부회장과 아시아 최초 FIDIC 회장을 역임한 이재완 회장은 누구보다도 이분야 전문가다. 국내 변화와 혁신으로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이 회장을 만나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이 미래 발전방향을 들어봤다.

- 국내 엔지니어링시장을 진단한다면.

▲ 올 SOC 예산이 전년대비 16.9% 감소한 15조8,000억원으로 SOC 예산 축소 기조는 지속될 전망으로 기업 양극화 및 경쟁심화,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신규 건설 위주의 SOC 투자에서 벗어나 노후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 및 유지보수, 재해예방, 4차 산업혁명 대응 등 핵심 사업에 중점 투자할 예정에 있어 엔지니어링 국내시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경기 어려움이 지속되는 엔지니어링시장에서 돌파구는 무엇인가.

▲ 업계는 정부 기조에 발맞춰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BIM, 스마트 시티, 스마트 하이웨이 등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혁신을 꾀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 협회의 역할이 강조되는데, 올 협회 운영 중점 경영전략은.

▲ 엔지니어링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화가 시급하다. 협회는 올 불합리고 불공정한 각종 규제개선과 제도의 선진화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매진하겠다.

이를위해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령(이하 엔산법)’ 개정(안) 마련 및 입법 추진, 엔지니어링 학·경력자 기술자 인정 추진, 공사비 요율표 세분화 및 실비정액가산방식 개선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링 학·경력 기술자 인정이 중요한데, 학·경력 기술자의 승급가능성 확대 및 기술자 통합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엔지니어링기술자 등급체계 개선 연구’(’17.12∼’18.4)를 바탕으로 엔산법 시행령 개정 추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학·경력 기술자 인정은 우수인력이 현장에서 대우받게 하는 것으로 특히 젊은 인재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 엔지니어링산업의 역피라미드 구조의 인적구성을 타파하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공사비 요율표 세분화 및 실비정액가산방식 개선 추진은 현행 공사비요율표 세분화 등 사업대가 현실화를 위한 것으로 그동안 연구를 바탕으로 올 ‘엔지니어링사업대가의 기준’ 개정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건설기술진흥법령(이하 건진법)’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개선 추진 역시 협회 중점 추진사업이다. 불합리한 징벌 등 규제·관리 위주의 현행 법령을 산업진흥 중심으로 개선하고 건설 엔지니어 위상 확보, 계약변경절차 개선 등 적정대가 확보와 사업자 권익보호를 위해 건진법과 국가계약법의 개정을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도 국가계약법 개정이 시급하다. FIDIC 계약조건을 기준으로 해 현행 발주청 위주의 불공정한 계약내용에 대한 개선을 중심으로 과업내용 변경절차 강화, 장기간 과업 중지시 계약상대자의 권리보장 및 계약금액 조정규정 보완 등 계약관련 법령에 따른 용역계약일반조건 개선 등을 기획재정부에 건의, 이의 관철에 적극 나서겠다.

아울러 협회는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표준품셈 관리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체계적인 품셈관리방안 마련과 품셈 제·개정 인가, 품셈 관리·보급 등을 통해 실비정액가산방식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등 건설산업 글로벌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 중국보다도 한발 뒤처져 있는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고부가가치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해외진출에 주력해야 한다. 엔지니어링 선진국은 고부가가치 영역인 기본설계(FEED), 사업관리, 유지보수 등의 분야를 선점해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중·저부가가치 영역인 시공분야 진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16년 국내 엔지니어링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8%이나 시공분야는 7.3%(ENR 기준)이다.

공기업 등 발주기관이 프로젝트 발주 시 사업관리를 직접 수행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사업관리 실적, 경험 및 Track Record 등의 부족이 해외시장에서 결정적인 장애요인으로 작용되는 바, PMC 시범사업 추진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촉구된다.

무엇보다도 국내엔지니어링 계약제도의 글로벌화가 시급하다. 현재 국내 발주제도는 기술력이 아닌 가격과 운(運)에 의해 낙찰자가 결정, 업계의 기술경쟁 유도에 한계가 있다. 사업자 선정 방식을 가격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변경해야 한다.

우수인재 육성 또한 현안과제로 엔지니어링 역량과 외국어 역량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엔지니어링산업은 모든 산업분야에 과학기술과 지식을 접목, 고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지식기반 두뇌산업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성장 동력이다.

엔지니어링산업이 세계 시장에 당당히 맞서 또 다른 도약과 기회의 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핵심 기술력 강화를 위한 업계의 노력과 한국만의 낡은 제도의 선진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장으로써 엔지니어링산업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