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투자자 ‘줄고’ 낙찰가 ‘오르고’
경매시장, 투자자 ‘줄고’ 낙찰가 ‘오르고’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7.12.0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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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전국 평균 낙찰가율 75.6% 전월과 동률

법원 경매 주요 지표가 혼돈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 및 금융 대책 등이 쏟아지고 금리 상승 등의 대외 변수가 늘어나면서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의 심리가 경매 지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전국 법원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75.6%로 전월과 동률을 이뤘다.

평균 낙찰가율 75.6%는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 역대 상위 10위권 기록이며 2017년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5월 78.7% 이후 두 번째 높은 기록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낙찰가율이 하락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 혼란스러운 점은 다른 지표들과 역행한다는 점이다. 특히 경쟁률을 나타내는 전국 법원경매 평균응찰자는 11월 3.6명으로 전월대비 △0.1명 하락했으며 지난 7월 4.2명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중이다.

경매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만 유지되고 있는 기현상이다. 공급도 늘었다. 11월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9,328건으로 전월대비 730여건 증가하며 지난 5월 10,438건을 기록한 이후 올해 두 번째로 많았다.

10월 장기 연휴 여파로 법원에서 진행되지 않았던 누적됐던 물건이 11월에 풀린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 경기 하락 예상으로 인해 진행 이전 매각되던 경매 물건도 줄어든 여파로 보인다.

용도별로도 특이점이 보인다. 대책에 직접 영향을 받는 주거시설의 경우 10월 대비 낙찰가율이 소폭이지만(0.3%p) 상승하며 87.1%로 8월 부동산 대책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주거시설 규제로 인해 풍선효과를 기대했던 업무상업시설(66.1%, 전월대비 △0.3%p감소), 토지(76.2%, 전월대비 △2.5%p감소) 가격지표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고경쟁·고낙찰가 시대가 마무리 되면서, 장의 혼돈이 다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거시설의 경우 올해 중순 시세가 많이 상승하면서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 감정가 물건들이 낙찰되며 가율이 다소 높아지는 경향도 반영된 결과”라며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드는 현상이 명확한 만큼 당분간 가격지표의 혼돈이 올 수는 있겠지만 곧 진정될 것으로 보이며,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외곽, 물건으로 보면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연립·다세대부터 낙찰가율 조정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