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설 내진보강... 구조기술자에게 맡겨라
학교시설 내진보강... 구조기술자에게 맡겨라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7.11.09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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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 “ 건축사는 엔지니어가 아닙니다. 아키텍쳐이자 아티스트예요 ~”

기자를 멀숙하게 만든 이 대화는 언제인가 기자가 인터뷰를 하면서 던진 질문속에서 한 건축사가 당당하게 한 말이다.

즉 이 말은 건축사는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가라는 것인데 ... 오늘 교육부가 주최한 ‘학교시설 내진설계기준 개정안 공청회’ 를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건물을 새로 짓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지진에 불안한 건축물을 내진보강하기 위한 개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관련단체 관계자가 나와 "건축사를 책임구조기술자로 법제화해야 한다" 는 주장을 피력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잠시 혼란이 왔다. 이제 건축사는 완전한 기술자로 변신(?)한 것인가! 건축사를 기술자라고 얘기할 때에는 " 우리는 기술자가 아니라 그보다 차원이 다른 수준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 라고 하더니 ...

이제는 자신들이 최고의 엔지니어고 건축구조기술자라고 하는 것인가.

그때 그때 자신들의 정체성을 바꿔가며 건축시장을 좌지우지하려는 현실이 싫다. 가뜩이나 “건축사가 만능이냐? 며 건축계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한 이 때 내진보강 시장마저 자기들 밥그릇으로 생각하고 있는 저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 건축물의 가치와 미관’

건축사 대부분이 주장하는 키워드다.

도대체 학교건물의 가치를 무엇으로 따지는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의 생명을 담보하는 구조안전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또 있는가.

특히 한심한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을 놓고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우와좌왕하고 있다.

공청회장에서 ‘책임구조기술자의 자격은 구조기술사 혹은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구조전문가로 한다‘ 로 규정된 개정안을 놓고 ...

“ 누가 동등한 자격을 가진 자인가 ? “ 라는 토론자의 질문에 교육부 담당자는 ” 꼭 누구라고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며 궁색한 변명을 하며 얼버무리는 꼴이 참 이상했다.

작금 삼척동자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직도 대한민국은 진행중이다.

적폐, 적폐 하며 청산해야 한다고 여기저기 난리법석인데 이곳 교육시설 당국은 지금 이 시간까지 현실을 주시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기자는 건설전문 30년 취재활동하면서 건축구조 등 안전에 대한 문제는 절대적으로 전문가의 손에 맡겨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동안 가슴 저리는 슬픈 현장을 너무도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바라건데 학교시설 내진보강은 업계의 밥그릇싸움에 휘둘려선 안 된다.

이 문제야말로 국가백년대계를 향한 첩경이다. 더욱이 어린 아이들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시설물을 보강함에 있어 더 이상 기존 기득권에 휩쓸리자 마라.

개정안에 '동등한 자격' 운운하며 아이들을 위험속으로 내 몰지 말고, 객관적이고 냉철한 파단하에 건축구조전문가에게 권한을 주고 그들에게 기술자정신에 의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미래 대한민국 - 안전한 나라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다.

본보 편집국장 김광년 / 2017, 11, 9 / knk @ ikld .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