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욱 철도영업본부장 "현대로템, 고부가가치 산업 견인···해외사업 성공수행 만전"
[인터뷰] 김형욱 철도영업본부장 "현대로템, 고부가가치 산업 견인···해외사업 성공수행 만전"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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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규모 수주 가시화···기술력 앞세워 해외사업 '순항'

 

〃적극적인 사업 수주로 2020년 안에 세계 5대 철도업체로 한 단계 도약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끊임없이 기술과 품질을 개선해야 하며, 동시에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김형욱 현대로템 철도영업본부장은 최근 경기 의왕에 위치한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미래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현대로템은 2015년 철도차량 매출 기준으로 세계 10위를 기록한 뒤 현재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철도 수주 실적인 2조 8,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수주 호조는 지난 1985년 철도산업에 입문해 만 32년간 외길을 걸어온 김형욱 철도영업본부장이 영업사업을 이끌어내며 제 역량을 발휘한 덕분이다.

김 본부장은 “현대로템은 프랑스의 알스톰, 독일의 지멘스 등 철도산업을 선도하는 업체들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철도차량업체 CRRC 등 사이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사업을 ‘고부가가치’화한다는 측면에서 시장 선도업체들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인운전전동차 분야에선 이미 세계 1위”라며 “향후 현대로템의 미래 비전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현대로템은 미국 GE(5위), 독일 지멘스(6위), 스위스 스테들러(7위), 일본 히타치(8위) 등에 이어 세계 10위다.

김 본부장은 "국내 철도차량 시장은 크게 잡아야 5,000억 원규모에 불과할 정도로 작기 때문에 당연히 규모가 큰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며 "해외에서 사업을 수주할 때는 우리만의 강점을 적극 앞세우고, 필요에 따라 국내 협력업체들과 컨소시엄을 맺어 국내 철도산업의 공동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철도차량 최저가 낙찰제 방식 고민 등" 정부 지원 촉구

그럼에도 해외 진출은 결코 녹록지 않다고 호소한다. 근거리 이동수단인 전동차 분야에선 다양한 사업 실적으로 확보했지만, 장거리 수단인 고속열차 분야에서는 해외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 등 경쟁 철도업체들은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등에서 대규모 고속열차를 수주한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김 본부장은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일본도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전면에 나서면서 수주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국은 정세균 의장이 인도네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사업을 위해 해외 순방길에 나선 것이 전부”라며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대규모 고속열차 수주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정책적 지원도 경쟁국과 차이를 보이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는 “중국의 경우, 무담보, 0% 이자율 등을, 인도네시아도 정부 보증 없이 자금을 빌려주는 등 파격적인 금융 지원 등을 동원해 수주전을 물밑 지원하고 있다”며 “최근 국토교통부, 수출입은행, 기획재정부 등의 지원으로 이집트 카이로 3호선 전동열차 사업을 공동수주한 점은 정부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본부장은 국내 시장도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쌓은 사업실적을 토대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도차량산업의 글로벌 흐름은 자국 철도산업을 보호하는 데 주안점이 있다”며 “내수 물량 집중 지원 정책을 펼쳐 철도차량 기술을 보호하는 동시에 해외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해외는 1국가 1기업 체제로 철도산업의 발전방향을 수립한 해와와는 달리 국내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재한 현실을 꼬집은 대목으로 해석된다.

김 본부장은 최저가 낙찰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철도차량 입찰방식에 대해서는 “경제 대동맥으로 경제 성장에 일익한 ‘경부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등의 가치를 단순히 ‘가격 논리’로만 볼 수 없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뗀 후 “‘최저가 낙찰제’나 ‘종합심사낙찰제’ 방식 중 양자택일은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지 여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미래 전망도 밝다. 현대로템은 터키 이즈미르 트램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7,000억 원 규모인 폴란드 바르샤바 트램사업 수주도 목전에 뒀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필요하다”며 “다만 해외에서는 친환경적이고, 도시미관 등에도 어울리는 ‘트램’을 국내에서도 적극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본부장은 “올해도 전년도와 유사한 매출액을 달성하기 위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경주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