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토지주택공사의 출범과 기대
[사설] 토지주택공사의 출범과 기대
  • 국토일보
  • 승인 2009.10.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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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05조원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일자로 공식 출범했다. 자산 규모만으로도 삼성그룹 175조원, 한국전력 117조원에 이어 국내 3위를 차지하는 거대 공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지난 13년간 논의만 무성한 채 오히려 갈등만 키워왔던 통합문제가 마침내 매듭을 짓고 그야말로 슈퍼 공기업을 새로 탄생시킨 셈이다.

 그만큼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해 출범하는 토지주택공사는 자산규모에 걸맞게 사업규모가 크고 업무범위도 넓다는 점에서 이에 상응하는 경영의 효율성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지난 7일 개최된 공식 출범식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것도 이런 비중의 맥락을 시사하는 것이며 이미 주지돼 온 바처럼 통합공사는 이명박 정부 공기업 선진화의 상징적인 위상까지 띠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통합공사의 경영은 역시 비효율과 중복투자 등의 폐해를 없애고 경쟁력을 갖춘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산적한 난제를  극복하는 게 시급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첫 행보는 조직의 융합을 통해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투영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본사 조직을 12개 본부에서 6개 본부로 줄이고 현재 정원의 24%를 2012년까지 감축한다는 개편안을 제시한 바 있지만 서민주택의 안정적 공급, 토지은행 확대시행 등 핵심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도 서둘러야 할 일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예컨대 민간 부문과 경쟁 또는 경합되는 부문을 말끔히 정리하고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공적 기능을 중심으로 조속히 재편되어야 한다는 주문인 셈이다. 특히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그동안 분리돼 있던 택지개발 업무와 주택건설 업무를 통합해 서민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업무에 큰 비중을 둠으로써 서민주거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사실 통합공사의 탄생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토지 개발? 공급과 주택 건설은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통합으로 인한 이득이 적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과거 두 회사가 따로따로 존재할 때 둘 사이에 자주 벌어졌던 개발 경쟁과 그에 따른 비효율성, 중복 투자 등의 폐해는 이제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다시 말해 토지? 주택 정책이 일원화됨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통합공사는 이제 과거의 소속의식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새로운 각오로 형식적 통합을 뛰어넘어 진정한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더구나 토지주택공사의 출범은 공공기관 선진화의 신호탄이란 의미를 지닌 만큼 통합공사의 구조조정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는 그야말로 막중한 비중을 지닐 수밖에 없다.

 특히 토지주택공사는 총부채가 88조원에 달하고 이 중 금융부채가 55조원에 이르러 연 이자만 2조원이 넘는 형편이다. 게다가 2014년에는 금융부채가 15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재무구조로는 솔직히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새로운 수익모델의 창출이 시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임 사장도 밝혔듯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대책을 수립해 강력히 실행하지 않으면 부실 확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통합공사의 개편과 경영이 이를 해소하는 방향에 맞춰져 강도 높게 실천돼야 하는 당위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보너스 잔치, 입찰 비리 등으로 얼룩진 그간의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당면 과제다. 과거의 방만경영 이미지를 씻어내고 신뢰 경영을 구축하는 일도 화급하다.

 본사 이전지 결정도 난제에 속한다. 당초 토공은 전북, 주공은 경남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토지주택공사로 통합됨에 따라 한 곳은 포기해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한 지혜로운 결정이 필요한 셈이다.

 결국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이뤄져야 물리적 통합이 아닌 화학적 융합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거대 공기업으로 새 출발하는 토지주택공사의 성공적 개혁을 기대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