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의 중국근로자 노무관리
건설업의 중국근로자 노무관리
  • 국토일보
  • 승인 2009.09.2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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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규 한국기업경영연구원장 / 경영학박사

흔히들 인생에 있어서 세 가지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직업의 선택이다.
직업은 사회적 역할의 수행으로 영국의 문호 세익스피어는 "세계는 무대요 인생은 배우다"라는 간결 명쾌하지만 깊은 의미가 담긴 말을 했다. 이 세상은 극장과 같고 무대와 같아서 우리는 사회라는 무대에서 저마다 자기에게 맡겨진 역할을 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직업인은 사회인으로서의 맡은 역할, 직분, 책임, 구실, 도리, 본분 등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직업은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생업이 아니라 사람된 책임과 도리를 다해야 하는 성격을 지닌다. 우리는 자기역할을 잘 수행해야 하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기의 직업을 천직으로 알고 사명감과 충성심을 가지고 자기 일에 정성을 쏟는 사람'일 것이다.

한 사회가 크게 발전하려면 모든 구성원이 천직의식을 가지고 자기가 맡은 일에 열성을 다해야 한다. 직업에 대한 뚜렷한 자각과 올바른 신념과 확고한 철학을 갖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며 올바른 직업관의 확립은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으로 보아 중요한 임무중의 하나이다. 자기가 맡은 역할을 잘하지 못한다면 인간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인간이 인간구실을 하는 것은 자기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지만 반대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않는 경우는 참다운 인간에 속하지 않는다. 직업에 대한 실익은 경제적 소득을 얻기 위한 수단, 사회적 가치를 이루기 위해 참여하는 활동, 자아완성을 위한 필수적 과정 등 다양한 의미로 답할 것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본인들의 직업관은 직업에 대한 로열티(Royalty), 즉 거의 절대적인 충성으로 알려졌다. 입사한 일본인들은 직장의 업무를 더큰 가족사회처럼 여기며 웬만한 가정사보다 더 중시해왔고 또한 회사는 종업원들을 가족들처럼 잘 보살펴 주며 화답했다. 다만, 지금은 상당히 서구화돼 평생고용의 개념이 사라져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뿌리깊은 전통이 쉽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13억 중국인들의 일에 대한 의식과 태도 등은 과연 어떨까? 대학을 졸업한 중국의 젊은 화이트 칼라(white collar)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중국인들은 직업의식에 대해 익숙해지기 전에 자주 이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변호사는 미국으로 유학한 후 귀국한 지 2년만에 무려 6번 직장을 옮긴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니 오히려 자랑스럽듯이 얘기한다. 또 만날 때마다 새로운 명함을 내어주는 직장인도 있다. 중국의 많은 직장인들은 1년 사이에 2번 또 다른 사람은 1년이 막 지났을 무렵에 명함을 바꾼다.

이와같은 현상은 중국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보여지는데 그것은 실제로 중국 베이징에 있는 CRT라는 시장조사기구가 조사한 바로도 입증되고 있다. CRT는 중국 젊은 세대들을 대상으로 직업관, 특히 이직율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적이 있는데 그 결과, 응답자들 가운데 70% 이상이 이직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와같은 잦은 이직의 이유로는 무엇보다도 우선 직업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을 '수입'에 두는 중국인들의 직업관에서 비롯된다.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서슴치 않고 직장을 바꾼다. 현재의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재직하면서 이력서에 또 하나의 경력을 추가시킨 후에 더 나은 대우를 찾아 또 다른 직장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그 때문에 중국내 한국기업을 비롯한 외국기업들은 거의 항상 구인난에 직면한다. 일단 괜찮은 인재를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어렵사리 채용한 인재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일에 익숙할만 해지면 언제 어디로 이직할지 몰라 불안하다.

따라서 회사로서는 인재의 지속적 확보 또한 큰 두통거리가 아닐 수 없는 것인데 인구대국인 중국에서 인재난에 허덕인다는 아이러니는 바로 그와같은 연유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중국인들의 일에 대한 근무태도나 회사에 대한 충성도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덜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고용된 중국근로자도 예외가 아닐 것이므로 근로자를 고용할 경우 신중한 채용과 철저한 노무관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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