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일보 한채은 기자] 우주항공청(청장 윤영빈, 이하 ‘우주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이상철, 이하 ‘항우연’)은 27일 독자 기술로 개발 중인 성층권 드론 EAV(Electric Air Vehicle)-4의 저고도 비행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성층권 30일 장기비행 실증과 차세대 성층권 드론 플랫폼 개발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AV-4는 이날 오전 7시에 이륙해 약 25분간 안정적으로 비행하며 기체 제어 특성, 구조 안전성,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작동 여부 등을 점검했다. 이를 통해 비행 영역 확장과 성층권 환경 실증 시험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성층권은 지상의 7%에 불과한 낮은 대기밀도와 영하 70도의 극한 기온으로 인해 활용되지 못했던 미개척 공간이다. 그러나 고효율 태양전지, 초경량 고강도 소재 등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성층권 항공 플랫폼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 주요국이 이를 전략적 기술영역으로 인식하고 개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주청과 항우연도 독자 성층권 플랫폼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행시험에 성공한 EAV-4는 30m의 초대형 날개를 갖추고 있으며, 총중량 150kg 이하, 임무장비 20kg 탑재가 가능하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전기동력으로 최대 30일간 고도 20km 성층권 체공이 가능해 통신 중계, 감시정찰, 재난 감시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우연은 2015년 국내 최초로 고도 14km 성층권 비행에 성공했으며, 2020년에는 고도 22km, 53시간 연속 체공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번 저고도 시험은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성층권 실용화를 향한 또 하나의 성과로 평가된다.
우주청은 이번 선행사업(상시재난감시용 성층권드론 기술개발사업)에서 도출된 제약사항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기술 내재화와 부품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총 480억 원 규모로 ‘임무수요기반 성층권드론 실증 플랫폼 개발사업’을 추진해 임무 맞춤형 실증기 개발, 운용시스템 구축, 글로벌 시장 개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우주청 김현대 항공혁신부문장은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이 성층권 고고도 무인기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하고, 국가 전략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