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주요 생산거점 '신주시' 주택가격 2.6배 급등
광역 교통망·대단지 브랜드 효과… 미래가치 급상승
반도체 산업이 대한민국 수출액의 약 20%를 차지하면서, 기간산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가별로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승기를 거머쥐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국내도 반도체 산업에 투자 열기가 지속될 전망이라 용인을 비롯한 반도체 거점 도시의 가치를 선점하기 위한 수요자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도체 수출은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11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면서 기존 최대실적(2022년 1,292억 달러)을 단숨에 넘어섰다. 국내 전체 수출액 6,838억 달러의 20.7%에 달한다.
앞으로도 AI·클라우드·전기차 등 신산업이 더욱 성장하고, 반도체 기술 고도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한국 반도체 수출의 중요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 작년 5월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오는 2032년 한국의 반도체 생산 비중이 전 세계 시장의 약 20%에 육박해 세계 2위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수출입은행도 관세정책 등 대외 변수가 있긴 하지만, 올해 한국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반도체 기업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에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반도체 초격차'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에 120조원 투자를 예정하고 있으며, 올해 2월에는 팹 1기를 착공했다.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은 삼성전자가 총 360조원의 투자를 예고했다. 용인플랫폼시티도 지난 11일 착공식을 진행했고, 이곳에 산업시설용지를 조성해 반도체 연구개발(R&D) 기업 등 첨단산업을 집중 유치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연결하는 'L자형 반도체 벨트'의 핵심 축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정부도 반도체를 국가 핵심 사업으로 인식하고, 반도체 육성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세액공제 확대, 투자 등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 2월, 국토부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단지를 관통하는 45번 국도의 이설·확장 사업 또한 상반기 중 턴키 방식으로 발주될 예정이다.
앞서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기간 연장과 공제율 상향을 골자로 하는 'K칩스법'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통과해 기업 투자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반도체를 포함해 등 첨단전략산업을 폭넓게 지원하기 위해 50조 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도 신설됐다.
개발이 본격화되면 구매력을 갖춘 고소득자도 용인에 대거 유입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반도체업이 포함된 전자부품 등 제조업은 월 평균 임금은 약 690만원으로, 전체 임금(397만원)의 1.7배가 넘는다.
업계에서는 TSMC가 자리한 대만 첨단산업의 구심점 신주 과학단지처럼 반도체 개발의 '심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주 과학단지에는 약 13.7㎢ 규모에, 종사자 약 17만명, TSMC 반도체 팹 6기 등이 운용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에 투자 규모(총 11.5㎢, 팹 10기)와 유사하다.
대만 부동산 업체인 신의부동산 주요지역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신주시 주택가격 지수는 2017년 4분기보다 무려 2.6배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 상승률인 1.4배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부동산 관계자는 "반도체는 기술·자본·인력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정밀 산업인 만큼, 정부와 민간의 합심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용인시 처인구를 비롯해 주요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지역은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의 최전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인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에는 처인구 남동에 들어서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 총 1,681가구 대단지가 100% 계약을 마쳤다. 앞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와 '역북 서희스타일스 프라임시티'가 전 세대 계약을 마무리했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도 완판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용인 일대의 주택 시장도 탄탄하다.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 현황(2025년 1월 말 기준)에 따르면, 도시형 생활주택을 제외한 용인시 처인구의 미분양 물량은 불과 43가구에 그쳤다.

호재가 이어지는 만큼 신규 분양 아파트에도 이목이 쏠린다. 대우건설은 앞서 완판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에 이어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3단지'를 4월에 분양한다. 전용면적 59·84㎡ 총 2,043가구 규모로, 앞서 공급된 1단지와 합쳐 총 3,724가구의 대규모 브랜드 타운을 이룬다.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로 이어지는 45번 국도 옆에 자리를 잡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로 이어지는 국지도 57호선과도 연결되어 있어 양대 반도체 클러스터 접근성이 빼어나다. 동탄2신도시를 잇는 국지도 84호선은 현재 공정률 70%로 2026년 12월 개통을 앞두고 있어 동탄 내 학원가와 인프라 이용도 편리해진다.
또한 도서관과 체육시설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시설 및 우수한 조경도 마련될 계획이다. 특히, 은화삼지구를 관통하는 45번 국도 상부공원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상부공원 조성을 맡아 차별화된 조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부공원화가 진행되면 1~3단지를 분절 없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누릴 수 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반도체 프로젝트로 인한 고소득 인구 유입과 광역 교통망 확충이 맞물리면서 용인 일대의 미래가치가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며 "특히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연이어 공급되고 있는 만큼, 주거 인프라와 시세 안정 효과를 모두 기대할 수 있어 수요자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