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일보 한채은 기자]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장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소방당국과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발생한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를 기록하는 수신기에서 물 공급 밸브가 잠겨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반얀트리 리조트는 지난해 준공 승인을 받으며 스프링클러가 설치됐으나, 사고 당시 스프링클러가 불에 녹아 정확한 작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미작동이 대형 인명 피해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수신기 기록상 밸브가 잠겨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화재 현장을 조사한 전문가들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
만약 시공사가 특별한 사유 없이 밸브를 잠갔다면 소방시설법 위반에 해당한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가 밸브를 조작했는지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14일 발생한 이 화재로 6명이 숨지고 36명이 부상을 입었다. 불은 1층 수영장 단열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반얀트리 화재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22일 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 △공식 사과 △추모비 건립 △유가족 지원 및 보상 등 6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다.
또한, 유족들은 경찰과의 마찰 끝에 사고 현장 내부를 둘러봤으며, 현장 접근이 제한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편, 시공사인 삼정기업은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사과문을 발표하며 “책임을 통감하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