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열병합 발전, 녹색채권 포함 논란
LNG·열병합 발전, 녹색채권 포함 논란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4.07.0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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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서부발전' 금감원에 신고
-녹색채권 신재생E 설비 투자 기재 누락 및 LNG 열병합발전 투자 혐의
서부발전, "기후솔루션 자료 악의적 편집...내용 적시했다"
"LNG 및 열병합발전,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포함된다"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발전공기업이 LNG발전과 열병합발전을 녹색채권에 포함해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후솔루션은 4일 한국서부발전을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혐의는 서부발전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3천여 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 조달한 자금을 가스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투입했다는 것이다.

기후솔루션측은 서부발전이 녹색채권 발행으로 얻은 투자금을 태양광 같은 녹색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투자설명서에 기재했지만, 조달한 자금을 실제 화석연료발전에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또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에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 사항’으로써 자금의 사용 목적을 ‘신재생 발전설비 건설 등’이라고 명시했고 투자자에게 녹색채권으로 조성된 자금이 친환경 에너지 투자(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연료전지발전)에 쓰일 것으로 믿게 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서부발전 측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LNG 및 혼합가스 기반 발전설비도 녹색채권 투자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솔루션 제공 보도자료 원본.
기후솔루션 제공 보도자료 원본.
서부발전이 제시한 투자명세서. 서부발전은 하단 노란부분을 기후솔루션이 악의적을 편집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자료 제공-한국서부발전)
서부발전이 제시한 투자명세서. 서부발전은 하단 노란부분을 기후솔루션이 악의적을 편집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설명했다.(자료 제공-한국서부발전)

또 서부발전은 기후솔루션이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투자설명서를 악의적으로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기후솔루션이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는 ‘(서부발전) 제49회, 51회, 52회 회사채는 녹색채권(ESG)으로 친환경 사업인 신재생 발전 설비 투자 사업을 위해 발행됐으며, 당초 계획대로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설비 투자 사업 목적으로 사용됐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하지만 서부발전의 실제 집행 내역 서류에는 해당 문구 뒤에는 ‘본 ESG 채권의 구체적인 자금 사용 내역은 당사의 홈페이지 및 한국거래소의 사회적책임투자(SRI) 채권 전용 세그먼트에 게시예정인 ESG 채권 사후보고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부발전 측은 “당시 자금집행이 미확정인 만큼 추후 최종보고서를 확인해달라는 내용을 적시했지만 기후솔루션이 이를 제외하고 일부만 잘라 악의적으로 배포했다”고 주장했다. 최종보고서에 LNG(김포열병합) 건설사업을 명시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와 서부발전 홈페이지 사후보고서에는 김포열병합 건설사업에 투자한 것이 공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사안과는 별개로 LNG 발전과 열병합발전 등 가스발전이 ‘그린워싱’이 아니냐는 의견은 환경업계에서 지속 제기되고 있다.

일명 그린워싱은 ‘무늬만 친환경 탄소중립이며 실제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나 제품’을 말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과정을 고려하면 LNG발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석탄발전의 70% 수준으로,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가 상당히 낮다고 평가한다.

열병합발전도 LNG복합발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긴 하지만, 여전히 온실가스를 328g/kWh를 배출하는 발전원으로 재생에너지와 같은 수준의 녹색 경제활동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한국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LNG발전 등도 투자대상에 해당하는 녹색분류체계에 속한다.

지난 2021년 발표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판단기준 가이드라인에서는 발전·에너지 항목의 LNG 및 혼합가스 기반 에너지 생산을 두고 온실가스를 340gCO₂eq/kWh 이내 배출할 경우 그린프로젝트로 인정하고 있다.

서부발전 측도 “김포열병합발전의 경우 설계기준 328gCO₂eq/kWh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만큼 충분히 그린프로젝트의 조건을 만족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