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
[특별인터뷰]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4.03.2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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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창립 50주년-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 해 경 회장에게 듣는다 

“‘대한민국 넘어 글로벌 시장 선도하는 
엔지니어링 종합 플랫폼 기관 우뚝선다”

엔지니어 존중받는 엔지니어링산업 진정한 가치 제고 총력
창립 50주년, 미래 100년 힘찬 출발… 국민 인식제고 행사 ‘풍성’

낮은 사업대가·불공정 관행·인력 수급불균형·해외진출 애로 등 현안 해결 시급
고부가가치 위해 PMC 정착돼야… 국내 기술경쟁력 글로벌화 매진해야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지식집약 서비스산업인 엔지니어링산업은 현재 국내는 질적 경쟁력보다 양적 외형성장 위주로 집중해 노동집약형산업으로 저평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고부가가치영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발굴, 기획, 타당성조사, 개념·기본설계와 발주부터 시공, 시운전, 유지관리 등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cy)으로의 정착이 시급합니다.”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의 더 큰 도약을 위해 PMC 영역 확보를 강조하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이해경 회장.
이 회장은 AI, 빅데이터, 로봇 및 드론 등 4차 산업 기반 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엔지니어링산업도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엔지니어링 토탈 솔루션 공급자로의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20대 회장에 연임한 이 회장은 올해 협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국민들에게 엔지니어링산업의 가치가 제대로 인식되는 것은 물론 엔지니어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그 어느때보다 거침없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국민과 함께 미래를 선도하는 엔지니어링 만들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해경 회장을 만났다.

대담=本報 김 광 년 편집국장  

-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미래 100년 단체로의 비전은.

▲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협회는 창립 당시 57개사에 불과했던 회원사 수가 6,400여개까지 늘어났다. 현재 사업자 신고와 기술자경력관리 등 정부수탁업무는 물론 임금실태조사 등 통계청 임금통계작성기관, 표준품셈관리기관 및 방위사업청 원가검정기관 지정 등 산업계와 정부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많은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 왔다.

또한 회원사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엔지니어링산업을 대표하는 구심점 역할로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협회는 미래 100년으로의 도약을 위해 크게 ‘창조적 혁신, 가치 창출, 새로운 미래’라는 핵심 가치를 품고,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 산업 변화와 혁신을 리딩하면서 엔지니어링산업의 가치를 드높이고, 엔지니어가 존중받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로 도약하는 대표 엔지니어링 종합 플랫폼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한 협회 추진 노력 성과는.

▲ 협회도 급변하는 기술의 변화와 혁신에 엔지니어링산업이 적절히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 ▲엔지니어링산업연구원의 출범 ▲산업의 대외 위상제고에 주안점을 두고 중점 추진하고 있다.

우선 ‘디지털 전환’을 위해 협회는 엔지니어링산업의 디지털전환 촉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2020년 6월부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클라우드 기반 엔지니어링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 설계지원 서비스, 엔지니어링 AI 분석지원 플랫폼 등 9가지를 서비스하고 있다.

AI시대 엔지니어링산업의 설계 효율화를 위해 또한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BIM 성과품 제출 전면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권역별 설명회는 물론 개별기업 대상 엔지니어링 빅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적극 알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엔지니어링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작년에는 한국생산기술원과 여러 BIM SW기업들과 상호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3D설계에 필요한 설계 효율화 도구를 개발하고 업계에 여러 설계지원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협회는 ‘엔지니어링산업연구원’을 출범한다. 앞으로 연구원을 통해 표준품셈 제·개정 및 기준노무량 산정사업 뿐만아니라 산업 진흥정책과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해 산업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제시하는 창조적인 ‘씽크 탱크’ 역할을 수행하는데 힘을 모으겠다.

협회는 포럼 확대, 이미지 개선 등 대외위상 제고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 5월 건설엔지니어링 관련 3개 협회와 공동으로 ‘E&E(Engineering&Engineers)포럼’을 발족 했는데, 올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합동으로 ‘K-엔지니어링 100년 포럼’을 구성해 산업의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산업부와 함께 실행력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

- 국내 엔지니어링산업 현안과제는.

▲ 그동안 엔지니어링 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처우가 열악하며 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 떨어져서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많은 엔지니어링사들이 기업하기 어려운 과도한 규제와 징벌조항이 많고, 국내 시장 또한 포화상태다 보니 치열한 경쟁 속에 경영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특히 현재 ▲낮은 사업대가와 불공정한 관행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의 수급불균형 ▲해외진출 애로라는 현안이 시급히 개선돼야 하는 과제다.

우선 ‘낮은 사업대가와 불공정한 관행’ 개선이 시급하다. 미국과 같은 주요 선진국들은 실적에 근거한 실비정액가산 방식을 적용해 민간기업이 실제 수행한 내역과 인건비에 따라 적정한 대가를 지급받고 있다. 반면 국내는 발주시 예산편성단계에서는 설계비 예산을 정부의 예산편성지침에 따른 공사비요율에 따라 편성하고, 발주시에는 산업부 고시 엔지니어링사업대가에 따라 실비정액가산방식을 우선해 적용해야 한다. 이에따라 협회는 매년 정부 예산편성지침상의 설계비 요율을 산업부 고시와 일치시켜 줄 것을 건의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우리도 소프트웨어사업처럼 관련법령에 따른 대가기준을 준용하는 방안으로 개선을 요청하고 있다.

아울러, 적격심사도 협회 노력으로 낙찰 하한율이 상향됐으나 아직도 추정가격 10억원 이상에서는 공사나 일반용역 대비 낮은 수준이라 조달청과 기재부에 적격심사시 통과점수를 현재 92점에서 시설공사와 동일하게 95점으로 일원화시켜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심각한 인력 수급불균형도 문제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이제 0.6명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협회는 매년 채용과 연계한 엔지니어링산업 설계 공모전과 온라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중소·중견기업들의 채용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금년부터 대학 재학생 대상으로 AI·빅데이터·BIM 등을 반영한 엔지니어링 융복합과정을 무료로 개설할 예정이다.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애로사항 개선이 요구된다. 중소기업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그간 협회는 ‘엔지니어링 수출경쟁력강화 지원사업’을 개최해 해외 프로젝트 F/S(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하기 위해 소요되는 인건비, 외주 용역, 현지 방문, 관계자 초청 등에 소요비용 일부를 지원했으나, 올해부터는 예산의 전액삭감으로 국내기업들의 해외사업 발굴을 적극 지원하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

협회는 제3차 엔지니어링산업진흥계획 후속조치 일환으로 현재 산업부와 함께 엔지니어링 해외진출 우수기업을 선정해 해외시장 개척사업이나 수주교섭을 위한 정부예산 지원시 가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도 정부예산요구에 대비해 타 유관단체와 중복되지 않은 신규 사업을 발굴, 업계의 해외진출을 지원해 나가고자 한다.

아울러,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 또는 최근 발주가 늘고 있는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 및 개도국에 대한 ODA예산 확대기조에 따라 저개발국가에 대한 프로젝트 발굴에 엔지니어링기업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수출입은행, KOTRA, 무역보험공사 등 수출 유관기관 및 해외건설협회, 플랜트산업협회 등 관련 협·단체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업계의 해외진출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은.

▲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뉴스잡지인 ENR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해외매출액 기준 글로벌시장에서 시공은 5위, 설계는 11위이다. 미국(1위), 영국(6위), 캐나다(10위) 등 선진국들은 모두 엔지니어링 글로벌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글로벌기업들을 보유한 엔지니어링 강국이다.

엔지니어링산업은 과학기술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경제적·사회적으로 높은 부가가치와 양질의 고급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식집약 서비스산업이라 엔지니어링 강국은 대부분 선진국 반열에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엔지니어링은 저부가가치의 노동집약형산업으로 저평가되고 있다.

엔지니어링산업에서 고부가가치영역은 프로젝트 앞단 영역인 사업의 발굴, 기획, 타당성조사, 개념·기본설계와 발주부터 시공, 시운전, 유지관리 등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종합사업관리역량인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cy)영역인데, 국내에서는 이를 공기업 등 발주청들이 독점하고 있다.

AI, 빅데이터, 로봇 및 드론 등 4차 산업 기반 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는 상황에서 엔지니어링산업도 앞으로 큰 변화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사업의 발굴단계에서 마케팅, 금융조달, 대외 교섭력을 고루 갖추고, 프로젝트를 초기 발굴단계에서 마지막단계의 준공이후 유지관리단계까지 종합적으로 사업발주자에게 컨설팅해 줄 수 있는 엔지니어링 토탈 솔루션 공급자로 역량을 키워 나가야 10년 후 30년 후를 기약할 수 있다.

국내 엔지니어링 톱 랭킹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처럼 고부가가치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업계도 과감한 체질개선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정부는 하루속히 국내의 입·낙찰 등 발주제도를 글로벌 기준과 일치시켜 국내에서의 경험축적이 그대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주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토양이 마련돼야 한다.

PMC영역에 있어서는 그 동안 국토부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시도가 있으나 공기업들이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엔지니어링협회는 국내 엔지니어링기업이 고부가가치영역으로 체질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또 정부에는 관련 제도가 하루 속히 뒷받침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출범한 ‘KE-100년 포럼’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 시상식 진행 등 국민인식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추진내용은.

▲ 엔지니어링산업은 우리 삶의 질을 담보하는 필수산업이다. 엔지니어링협회는 엔지니어링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 홍보전략 수립에 대한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신뢰받고, 2030세대가 선망하는 엔지니어링산업으로 도약’이라는 홍보비전을 갖고 다양한 홍보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 시상이다. 대상 시상식은 매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시상으로, 엔지니어링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반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2022년에 처음으로 제정, 올해로 3회째다.

무엇보다도 올해는 협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엔지니어링의 가치와 산업의 역사 등을 업계와 일반국민들에게 적극 알리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금년 2월까지 ‘엔지니어링산업 대국민 슬로건 및 콘텐츠 공모전’을 추진, 4월 17일 시상식을 통해 수상작을 발표하고, 6월 12일 ‘협회 창립 50주년 기념 2024 엔지니어링의 날 기념식’에 특별전시도 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50주년을 기점으로 ▲엔지니어링 역사관 ▲협회 50년사 편찬 ▲열린 음악회 ▲국제포럼 등 다양한 50주년 기념사업도 준비 중에 있는데, 이를 통해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 산업이 이뤄낸 성과를 업계와 일반국민들이 함께 공유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외에도 지난해 홍보위원회를 신설해엔지니어링산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엔)기업 탐방기 영상, 유명 유튜버 협업 영상, 방송 제작사 간담회 개최, 대학 재학생 대상 ENG융복합 입문과정 무료 개설, 엔지니어링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활동 지속 추진 등 여러 홍보사업들도 준비 중이다.

하반기부터 엔지니어링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으로 중장기적 사업들을 다양한 매체와 새로운 시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켜봐 달라.

정리=하종숙 기자 hjs@ikld.kr
사진=한동현 부장 hdh@ikld.kr